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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소나무' 중증 지체 장애 오른쪽 편마비 아들과 버팀목 노모의 안타까운 사연

[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MBN '소나무'(사진제공=MBN)
▲MBN '소나무'(사진제공=MBN)
MBN '소나무'에 '중증 지체 장애' 오른쪽 편마비로 하루도 편히 잠을 잘 수 없는 아들, 그런 아들의 반쪽짜리 삶에 따뜻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은 노모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17일 방송되는 MBN '소나무'에서는 연탄 한 장 마련할 돈이 없어 다가올 겨울이 막막한 모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된다.

수십 년 동안 가슴 속에 꾹꾹 눌러왔던 엄마 순옥 씨의 설움이 터져 나옵니다. 자식들을 홀로 키우기 위해 발버둥 쳤던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엄마라는 이름의 무게는 참 많이도 버거웠습니다.

중증 지체 장애를 가진 일권(51) 씨를 키우기 위해 엄마 순옥(73) 씨는 늘 가슴을 졸이며 살아왔는데요. 심각하게 꺾인 오른손과 발, 편마비가 찾아온 아들의 반쪽짜리 인생에는 늘 엄마 순옥 씨가 동행했습니다. 행여나 불편한 몸으로 걸어 다니면 손가락질을 받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늘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가시 돋친 시선들이 무서워 외딴곳으로 꽁꽁 숨어 살게 되었는데요. 항상 그늘진 곳에서 남모르게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었던 순옥 씨의 지난날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홉 살 무렵, 어느 날 갑자기 구토를 하며 어지럼증을 호소한 일권 씨. 엄마 순옥 씨가 그런 일권 씨를 업자 몸이 축 늘어졌고 곧장 동네병원을 달려갔으나 증세가 심각해 대학병원으로 가게 됐습니다. 팔과 다리에 있는 힘줄에 좋지 않은 피가 고여 진행하게 된 대수술을 무사히 마쳤으나 식물인간이 된 일권 씨. 두 달 만에 기적처럼 깨어났으나, 몸의 오른쪽에 마비가 찾아와 중증 지체 장애 진단을 받게 됐습니다.

몸의 절반만 사용할 수 있게 된 아들을 간호하느라 눈 붙일 새 없이 1년을 보낸 순옥 씨. 그러나 밤낮으로 아들을 돌보느라 정신없는 아내를 두고 남편은 다른 여자를 만나 자식까지 낳았고 순옥 씨는 홀로 아이들을 키우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시련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 거라 굳게 믿었던 순옥 씨의 인생은 순탄치 않았는데요. 흔히 청춘은 아름답다고 일컫는 말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며 낭떠러지에 있는 듯한 고통에 시달려 마음의 병까지 얻었습니다.

한때는 무도회장에 가는 공주를 꿈꿨지만, 현실은 장벽은 까마득하게 높았는데요. 아들 일권 씨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먼지투성이에 일거리가 잔뜩 있는 공장과 식당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출근해야 했습니다.

화장품 하나 사보지 못하고 늘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먹이기 위해 전전긍긍했던 순옥 씨의 애달픈 삶. 그렇게 자식들을 위해 모든 걸 내어줬지만, 시린 가을이 오면 무척이나 생각나는 존재가 있습니다. 아픈 아들 일권 씨를 돌보느라 비교적 무심하게 대했던 딸에 대한 미안함인데요. 지금은 장애를 가진 남편을 만나 타지에서 생활하며 소식이 끊겼지만, 엄마 순옥 씨의 가슴 한편에 그 존재가 그리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기초수급비만으로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궂은 날씨에도 폐지를 주우러 길을 나서는 순옥 씨.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책임져야 할 아들이 있기에 일을 쉴 순 없습니다. 아들 일권 씨는 작년에 발작을 일으키며 응급실에 다녀오기도 했는데요. 다행히 뇌전증약을 복용하여 증세가 호전되었지만, 몇 달 전에는 결핵에 걸려 수술도 했습니다. 이렇듯 일권 씨에게 발생하는 응급상황이 많기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는 순옥 씨. 모자가 살고 있는 집은 비닐하우스 위에 석고보드를 덧대어 만든 가건물입니다. 혹시 강풍이 불면 날아갈까 봐 지붕 위에 타이어를 올려 고정해 놨는데요. 올여름, 폭우가 쏟아졌을 때는 허리가 아픈 줄도 모르고 집안에 가득 찬 물을 퍼냈습니다.

한때는 심각한 저장강박증으로 집에 잡다한 물건을 쌓아놓으며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기도 했는데요. 그저 아픈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주워온 물건들인데, 그것들이 오히려 해가 되어 아들의 건강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지금은 물건들을 비우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바퀴벌레와 쥐가 들끓는 집에서 추위를 견디는 모자. 모두가 떠나간 순간에도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준 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희망이 하루빨리 빛을 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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