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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소나무' 중증 지체장애인 상규씨의 위태로운 날들

[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MBN '소나무'(사진제공=MBN)
▲MBN '소나무'(사진제공=MBN)
MBN '소나무' 뜻하지 않은 사고로 인해 반쪽짜리 삶을 살아가는 상규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된다.

28일 방송되는 MBN '소나무'에서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흙집에서 위태로운 날들을 보내는 중년 남성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소개된다.

질서 없이 쌓여있는 나무판자들과 주저앉은 지붕, 제 역할을 잃어버린 지 오래인 부엌 등 집안 날카로운 흔적들이 위태로웠던 그 날의 흔적을 보여준다. 올여름 유례없이 길어진 장마철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무너져 내리는 흙집을 상규 (61) 씨는 그저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의지할 가족 한 명 남지 않은 그에게는 세상 전부였던 집. 간신히 휴대폰과 돈만 챙겨 집을 빠져나온 상규 씨는 더 이상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존재가 없다는 사실에 참담하기만 하다.

결혼한 지 2년 만에 아내가 집을 나간 후 소식이 끊긴 아내. 이후로 상규 씨는 건설 현장 일용직을 하며 생계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찰나의 순간에 일어난 사고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졌다. 2002년 어느 날, 터널 공사 현장에서 기계에 오른손이 빨려 들어가는 참사가 일어났다. 곧바로 대학병원으로 향했으나 뼈가 으스러지고 살만 남아 수술로 절단해야 했다. 그렇게 뜻하지 않게 반쪽짜리 삶을 살게 된 상규 씨는 하루아침에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중증 지체장애인이 되어 마주한 현실은 그를 더욱 깊은 어둠 속으로 내몰았다. 절단된 오른손을 보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 숨어 살게 된 오래된 흙집. 무성하게 넝쿨이 뒤덮은 재래식 화장실만 대문 밖에 있으며 겨우 몸만 눕힐 수 있는 협소한 공간이었지만, 오갈 곳 없던 상규 씨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고 소중한 공간이었다.

무성하게 자란 풀들과 뜯어진 벽지, 수해 피해로 인해 지붕이 무너져 내려 제 역할을 잃어버린 지 오래인 부엌 등 집안 곳곳이 상규 씨의 몸만큼이나 병들어 있다. 100만 원도 채 되지 않은 기초수급비만으로 주거환경을 바꾸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일. 의지할 피붙이 하나 없이 갖은 고생 다 하며 버텨왔는데 행복은 늘 더뎠고, 불행은 한순간에 찾아와 그의 삶을 잔인하게 짓밟았다. 세수할 물조차 나오지 않아 도랑물을 호스로 연결해 모터로 끌어다 사용해야 하는 상황. 식수를 떠 오기 위해서는 왕복 30분 거리의 약수터까지 물통을 들고 걸어가야 한다. 늘 남들보다 두 배로 힘을 써야 하다 보니 느껴지는 왼쪽 어깨의 극심한 통증에 얼굴이 찌푸려진다.

명절이면 저마다 손을 잡고 웃으며 고향 집을 찾는 사람들. 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찾아오는 가족들도, 사람을 맞이할 손도 없는 상규 씨의 마음은 더욱 울적해진다. 구멍 뚫린 벽에 비닐을 끼워 넣어 바람을 막아야 하는 오래된 흙집에서 휴대용 버너에 찬밥을 끓여 끼니를 해결하는 상규 씨. 마음 편히 두 다리 쭉 뻗을 수 있는 보금자리가 절실한 상규 씨에게 올해는 따뜻한 겨울이 찾아오기를 바란다.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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