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8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늘 함께 상에 오르는 멍게와 해삼, 황복과 미나리, 돼지고기와 초벌부추고 영양까지 더해져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음식처럼 봄날, 단짝을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다.
임진강에 봄과 함께 찾아온 황복.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나갔다가 봄이면 산란을 위해 돌아오는 회귀성 어종인 황복은 강을 거슬러 올라와 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는 봄날의 별미다. ‘죽음과도 맞바꿀 맛’이라는 극찬을 받았다고 전해지는데, 치명적인 맛과 함께 ‘테트로도톡신’ 독성을 가지고 있어 복어 조리 전문가가 손질하지 않으면, 함부로 먹을 수 없다.
복어 조리 자격증이 있는 이선호 씨가 실력 발휘를 시작한다. 단단한 육질을 자랑하는 황복은 종이보다 얇게 회를 뜨고, 껍질은 살짝 데쳐 미나리와 함께 무쳐낸다. 두 사람의 어린 시절 음식들도 하나, 둘 떠오른다. 황복이 너무 많아 거름 삼던 그 시절, 말려두었다가 만들었다는 말린황복찜과 할머니의 참게젓까지, 밥상이 풍성해진다. 황복과 미나리처럼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두 남자의 진한 우정 가득 담긴 밥상을 만나본다.
그해 처음 수확한 초벌 부추는 사위 안 주고 남편만 챙겨준다고 전해질만큼 귀한 대접을 받는다. 의령 산자락에서 부추 농사지으며 살아가는 김석규, 박명덕 부부는 초벌 부추 작업에 한창이다. 신명 나는 트로트 틀어 놓고 부추 작업을 시작하는 남편, 대화가 필요한 아내는 목이 터져라 남편을 불러보지만 남편은 대답이 없다. 오랜 직장 생활 끝에 병을 얻은 남편을 위해 부추 농사를 시작한 아내. 서로 성격도 입맛도 다르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부추밭에서의 서운함도 잠시, 금세 남편 바라기가 되어 버린다.
꼭 함께 부르게 되는 멍게와 해삼, 소라처럼 함께 거제 바다를 누비는 해녀 삼총사가 있다. 해녀 학교에서 인연을 맺은 최영희, 윤수연, 이소영 씨. 세 사람은 선생님과 제자로 만나 단짝이 되었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뒤늦게 해녀의 길에 선 세 사람은 늘 서로에게 의지가 되었고, 거센 물결에 위험한 순간이 있을 때면 언제나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사이다.
깊은 산골, 청주 문의면 마동리에 특별한 인연이 있다. 아흔한 살의 신해인 어르신과 서른 살의 초보 농사꾼 안재은 씨의 이야기다. 첫 만남에 떡국을 끓여드려, 마을에서 ‘떡국이’라고 불리는 재은 씨는 3년 차 초보 농사꾼이다. 평생 농사짓고 살아온 신해인 어르신은 재은 씨에게는 항상 좋은 스승이 되어준다. 밭에는 언제 거름을 내야 하는지, 어떤 나물을 먹을 수 있는지, 밭 주변에 해야 하는 작업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 배울 것이 끝이 없다. 젊은 재은 씨에겐 모든 것이 낯설 텐데,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서인지 하하 호호 웃기 바쁘다. 봄 농사가 시작되니, 백발의 신해인 어르신과 서른 살 청년의 합동작전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