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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정구선수 꿈꾸는 열다섯 살 영준이의 바람

[비즈엔터 맹선미 기자]

▲'동행'(사진제공=KBS 1TV)
▲'동행'(사진제공=KBS 1TV)
정구선수를 꿈꾸는 열다섯 살 영준이의 바람을 전한다.

17일 방송되는 KBS1 '동행'에서는 할머니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영준이의 따뜻한 마음을 만나본다.

◆장터를 향해 달리는 소년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15살 영준이의 마음이 급해진다. 노인 일자리를 간 할머니 대신 장터에 가서 좋은 자리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여든을 넘긴 할머니가 굽은 허리로 남의 땅에서 일군 완두콩. 두 사람의 소중한 생계수단이 되어주는 완두콩이 서로 부딪혀 흠집을 낼까 소중하게 들고 뛰는 영준이는 2년 전부터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다. 10년 전 집을 나간 엄마 대신 할머니와 아빠를 의지하며 살았던 영준이.

하지만 2년 전 아버지마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면서 아버지가 책임졌던 가장의 무게는 고스란히 할머니에게 돌아갔고 그런 할머니를 보며 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 할머니를 위한 일이면 무엇이든 아낌없이 한다는 영준이. 이웃 주민이 쓰지 않는 돌밭을 경작해서 무언가 심을 수 있는 밭으로 만들고, 들쥐가 병아리를 물어가지 못하게 닭장을 정비하고, 바람이 다른 날엔 할머니의 무딘 손에 쑥뜸을 놓는다.

▲'동행'(사진제공=KBS 1TV)
▲'동행'(사진제공=KBS 1TV)
◆완두콩과 미역국

자식을 잃는다는 건 가슴 한쪽에 구멍이 뚫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마음 추스를 시간도 없이 손자 영준이를 챙겨야 했던 할머니. 부모 대신 울타리가 되어주겠노라 다짐하고 영준이를 위해 살아왔다. 주인이 일구지 않는 돌밭을 개간해 모종을 심고 장에 내다 팔고, 노인 일자리까지 찾아 나섰던 건 조금이나마 영준이를 잘 키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빠듯한 살림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영준이의 왕복 버스비를 주는 것도 힘겨운 상황이다.

부족함 많은 상황 속에서도 바르고 착한 아이로 성장하고 있는 영준이를 보면 늘 고맙고 기특한 마음. 하지만 못마땅한 부분도 있다. 또래 아이들보다 마르고 키도 작은 영준이를 위해 텃밭에서 일군 작물로 영양 가득한 밥상을 차려내지만, 입이 짧은 영준이는 할머니의 미역국만 고집한다. 한 봉지 사다 놓으면 한 달 열흘을 먹을 수 있어 주머니 부담은 덜하지만, 미역국만 먹는 영준이를 볼 때마다 할머니는 애가 탄다.

◆정구공에 실린 희망

처음엔 단순히 돈이 들지 않아 시작했던 운동 정구. 영준이가 운동에 매달리기 시작했던 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부터였다. 운동에 집중하다 보면 상처 가득한 마음도 조금은 털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한 덕분에 전국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학교 정구선수로 활동하게 된 영준이. 다른 아이들보다 마르고 힘이 덜하지만, 근성 하나로 버티며 운동을 해왔는데 요즘 영준이에겐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죽기 살기로 열심히 운동해서 실업팀에 들어가고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꿈. 운동선수로 성공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 살아온 할머니에 대한 보상이고, 쥐가 들락거리는 허름한 집에서 할머니와 영준이를 나올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다.

맹선미 기자 msm@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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