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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필의 이거 어때?] '브로커' 아이유와 함께, 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웨이브, 티빙, 넷플릭스, 왓챠,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시즌(seezn)… 지상파 채널 개수보다 OTT 서비스가 많아졌다. OTT 오리지널 시리즈에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는 콘텐츠, 극장 개봉작까지 더하면 볼거리가 많아도 너무 많다.

'윤준필의 이거 어때?'는 윤준필 기자가 직접 끝까지 다 본 콘텐츠를 리뷰하는 시리즈다. 콘텐츠 선택 장애를 겪고 있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편집자 주]

▲영화 '브로커' 포스터(사진제공=CJ ENM)
▲영화 '브로커' 포스터(사진제공=CJ ENM)

어김없이 내 앞에 선 그 아이는

고개 숙여도 기어이 울지 않아

안쓰러워 손을 뻗으면 달아나

텅 빈 허공을 나 혼자 껴안아

가수 아이유가 2017년 발매한 정규 4집의 10번 트랙 '이름에게'의 가사 일부분이다. 영화 '브로커'를 보고 이 노래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소영'(이지은)이 바로 노랫말 속 '그 아이'가 아니었을까.

▲영화 '브로커' 스틸컷(사진제공=CJ ENM)
▲영화 '브로커' 스틸컷(사진제공=CJ ENM)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폭우가 내리던 어느날, 소영이 아기를 베이비 박스 앞에 두고 사라지면서 시작한다. 그런데 소영은 다음날 아기를 다시 찾으러 돌아오지만 아기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아기는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가 가져갔다. 이들은 베이비 박스에서 아기를 꺼내와 아기를 키우고 싶지만 입양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넘기려 한다. 그런 두 사람을 형사 수진(배두나)과 후배 이 형사(이주영)가 뒤쫓는다. 이들이 아기를 판매하는 현장을 덮치기 위해서다.

▲영화 '브로커' 스틸컷(사진제공=CJ ENM)
▲영화 '브로커' 스틸컷(사진제공=CJ ENM)

'브로커'는 아기와 아기를 팔려는 '브로커', 브로커와 동행하는 아기 엄마, 이들을 뒤쫓는 경찰의 기묘한 여정을 그렸다. 그 기묘한 여정은 관객들에게 계속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태어나지 말아야 할 생명이 있을까? 아이를 버리는 부모는 무책임한 걸까? 97%의 확률로 그저 그런 삶을 살지도 모르는 버려진 아이에게 좋은 양부모를 찾아주는 대신 돈을 받는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일까?

감독은 이러한 '화두'를 반복해서 던진다. 반복된 행위인데, 이상하게 지루하지 않다. 비슷한 이야기, 같은 질문도 듣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 관계에 따라 다르게 들린다. 매 작품 이야기의 힘만으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고, 관객들의 가슴에 '선함의 여운'을 남겼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연출력이 '브로커'에서도 돋보인다.

▲영화 '브로커' 스틸컷(사진제공=CJ ENM)
▲영화 '브로커' 스틸컷(사진제공=CJ ENM)

힘 있는 이야기, 감독의 연출력이 차마 채우지 못한 부분들은 배우들이 채운다. 이 영화를 통해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는 감정의 단차를 만드는 지휘자 역할을 한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착한 사람인 듯 나쁜 사람인 듯 속을 알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 같으나 그의 행동엔 다 이유가 있고, 묵직한 한방이 있다.

▲영화 '브로커' 스틸컷(사진제공=CJ ENM)
▲영화 '브로커' 스틸컷(사진제공=CJ ENM)

'믿고 듣는 가수' 아이유는 '믿고 볼 수 있는 배우' 이지은이 됐다. 소영이 처한 특수한 상황과 그 상황에서 발현된 '모성'은 이 영화의 시발점이다. 송강호가 연기한 상현 만큼이나 소영은 '브로커'에서 중요한 역할이다.

이지은은 완벽한 '소영'이었다. 만 29세 미혼 여성이 소화하기에 쉽지 않은 역할이었을 텐데, 그저 놀랍기만 하다. 특히 "태어나줘서 고맙다"라는 '소영'의 대사는 돌멩이 탑처럼 관객의 마음에 쌓이고 쌓인 '화두'를 와르르 무너트리고, 함께 고민해줘서 고맙다며 관객들을 위로한다.

▲영화 '브로커' 스틸컷(사진제공=CJ ENM)
▲영화 '브로커' 스틸컷(사진제공=CJ ENM)

수없이 잃었던 춥고 모진 날 사이로

조용히 잊혀진 네 이름을 알아

멈추지 않을게 몇 번 이라도 외칠게

믿을 수 없도록 멀어도

가자 이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아이유의 '이름에게' 마지막 가사다. 조용히 잊혔던 누군가의 이름을 몇 번이라도 외치고, 새벽이 끝나는 곳에 함께 가려는 사람들이 '브로커'에 있다.

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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