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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 바퀴' 이만기, 경남 창녕 화왕산 송이 닭국ㆍ낙동강 민물회 한 상ㆍ우포늪ㆍ남지개비리 찾는다

[비즈엔터 이성미 기자]

▲'동네 한 바퀴' 경남 창녕 (사진제공=KBS 1TV)
▲'동네 한 바퀴' 경남 창녕 (사진제공=KBS 1TV)
'동네 한 바퀴' 이만기가 경상남도 창녕군에서 화왕산 송이 닭국, 낙동강 민물회 한 상, 우포늪, 남지개비리를 찾는다.

12일 방송되는 KBS 1TV '동네한바퀴'에서는 창녕에서 나고 자란 것을 사랑해 이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반짝이는 삶의 궤적을 따라 걸어본다.

◆살아 숨 쉬는 국내 최대 자연 습지 우포늪

새벽 물안개가 아름답게 피어나는 우포늪은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 습지다. 800여 종의 식물, 209여 종의 조류, 28종의 어류 등 1,200여 종의 수많은 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1998년 람사르 국제협약 습지로 등록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1억 4천만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태고의 신비로움을 오롯이 간직한 우포늪. 그곳에서 자연이 주는 선물을 지키기 위해 매일 같이 고군분투하는 환경 지킴이 주영학(77) 씨를 만났다.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우포늪을 묵묵히 지켜 온 주영학 씨의 이야기와 함께 우포늪의 정취에 흠뻑 취해본다.

▲'동네 한 바퀴' 경남 창녕 (사진제공=KBS 1TV)
▲'동네 한 바퀴' 경남 창녕 (사진제공=KBS 1TV)
◆99세 어머니의 사랑으로 그려내는 아주 특별한 작품

과거 우포늪이 ‘소벌’이라 불리던 시절, 그곳에서 물장구치고 둑에서 자전거를 탔던 유년의 기억을 가슴에 안고 사는 이가 있다. 어머니의 품에서 어린 날 예술가의 꿈을 키웠던 유진수(61) 씨. 17년 전, 그녀는 소중한 고향과 어머니의 곁으로 돌아왔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금품을 팔아 물심양면 진수 씨의 꿈을 뒷바라지해 주었다는 어머니 허병인(99) 씨는 여전히 딸의 든든한 버팀목. 아흔을 넘긴 나이에도 작품의 재료가 되는 황토를 직접 채취하고, 빻아 곱게 갈아주었다는 어머니는 당신 자신이 없을 때도 혹여 딸이 고생할까, 평생 써도 넉넉한 황토를 미리 준비해 두었다.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유진수 씨는 작품으로나마 헤아려 본다.

▲'동네 한 바퀴' 경남 창녕 (사진제공=KBS 1TV)
▲'동네 한 바퀴' 경남 창녕 (사진제공=KBS 1TV)
◆여전히 뜨거운 추억, 부곡 온천의 산증인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1980년대, 신혼부부와 학생들에게 주목받았던 곳, 바로 전국 최고 온도인 78도의 온천수가 흐르는 부곡이다. ‘이번 휴가 때 하와이 다녀왔어~’ 라는 유행어를 만들 만큼 서민들의 대표 휴양지였던 부곡하와이는 38년 만에 막을 내렸지만, 뜨거운 온천수는 여전히 땅 아래 흐르며 온천 동네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곳을 걸으며 추억 여행하던 동네지기가 만난 이는 다름 아닌 김순조(88) 어르신. 60년 세월, 부곡면에서 오가는 이들에게 땅콩을 내어주며 청춘을 바쳤고, 자식을 키워낸 부곡의 산증인이다. 한창때는 부곡에 드나드는 관광버스를 전부 꿰고 있을 만큼 바삐 살았다는 그. 지금도 이곳의 물이 좋아 찾는 사람이 많다며 함박웃음 짓는 어르신의 얼굴이 아름답다. 온천수만큼 뜨겁고, 치열했던 그의 삶에 귀 기울여 본다.

◆‘마음의 눈’으로 가꾸는 무궁화 정원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 논을 지나 마주한 곳은 아름다운 꽃의 향연! 어쩐지 정이 가고, 왠지 익숙한 꽃들의 정체는 바로 무궁화?! 약 천 평의 대지에서 무궁화를 가꾸는 박정이(56) 씨를 만났다. 잘 나가는 영어 선생님이었던 그녀가 창녕으로 오게 된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시력을 잃으면서였다. 사물을 눈앞에 대야만 겨우 볼 수 있는 현실에 원망도 하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는 그녀. 그러나 우연히 선물 받은 무궁화 묘목을 들여다보다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는 정이 씨. 그 길로 한 그루, 한 그루 소중히 심은 무궁화는 정이 씨의 마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만개해 지금의 정원이 만들어졌다. 좋지 않은 시력 탓에 꽃을 가꾸는 데도 남들보다 시간이 배로 들지만, 그만큼 정성스레 우려낸 무궁화 꽃차의 향이 무궁히 퍼져 나간다.

▲'동네 한 바퀴' 경남 창녕 (사진제공=KBS 1TV)
▲'동네 한 바퀴' 경남 창녕 (사진제공=KBS 1TV)
◆가을 첫 화왕산 송이버섯을 만나다

높아진 가을 하늘 가까이 올라간 동네지기. 화왕산 인근의 작은 마을을 걷다 빨간 단풍색으로 대문을 칠하던 안종진(78) 씨와 만났다. 직접 만들었다는 대문에 놀라기도 잠시, 이끌려 들어간 집 곳곳에 그의 손길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진정할 틈도 없이 이왕 온 김에 식사도 하고 가라는 아내 김진수(76) 씨의 인심에 두 번 놀란다. 예부터 가을이면 직접 캔 송이로 음식을 해 먹었다는 노단이마을 사람들. 그중 송이 닭국은 창녕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중 별미다. 기나긴 폭염과 가뭄을 뚫고 빼꼼히 고개 내민 가을 첫 송이를 맛본다.

◆창녕의 1호 명승, 남지개비리

낙동강 1,300리 중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며 낙동강을 발아래 둔 남지개비리를 걸어본다. 과거 도로가 발달하기 전, 소금과 젓갈을 등에 진 등짐장수나 지역민들의 생활 길로 이용되었으나 낙동강의 경관과 소나무 등으로 이루어진 남다른 풍경 덕분에 지금은 소문난 트레킹 명소가 되었다. 발을 감싸는 부드러운 흙길을 따라 걸으며 동네지기도 오솔길이 품은 역사와 이야기를 가슴에 새긴다.

◆남편의 유산, 비법 소스와 함께 즐기는 낙동강 옆 민물회 한 상

민물고기를 인심 좋게 내어주던 낙동강덕에 과거 강변을 따라 횟집이 즐비했던 창녕군 남지읍을 찾았다. 드문드문 거리를 지키고 있는 횟집들의 끝자락, 그곳에 겉보기엔 생선과는 전혀 인연이 없어 보이는 조명숙(64) 씨가 있다. 남편의 실직으로 서울을 떠나 내려온 창녕에서 장사를 시작했다는 명숙 씨. 회칼을 잡기는커녕 생선 맛도 모르고 시작한 탓에 처음에는 도망치고 싶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남편과 함께일 때는 못 할 게 없었다는 그녀. 남편이 개발한 특제 초장 소스가 대회에서 상을 받은 뒤, 겨우 한숨 돌렸을까. 든든한 울타리였던 남편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며 가게를 혼자 떠안게 되었다. 이제는 거침없는 손길로 명숙 씨가 직접 뜨는 민물회와 함께 남편의 보물이자 유산인 특제 초장을 맛본다.

이성미 기자 smlee@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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