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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마켓②] “오! 마드모와젤”…韓영화 원더풀 세일즈

[비즈엔터 정시우 기자]

▲CJ엔터테인먼트 마켓 부스
▲CJ엔터테인먼트 마켓 부스

전 세계 가장 많은 영화인들이 결집하는 칸은 ‘예술’과 ‘돈’이 활발하게 오고가는 두 얼굴의 도시다. 한쪽에서 ‘영화라는 예술’을 고고하게 논할 때, 다른 한쪽에서는 ‘영화라는 상품’을 사고팔기 위한 물밑경쟁을 펼친다. 영화를 비싼 가격에 팔려는 셀러(seller)와, 한 푼이라도 절약하려는 바이어(buyer)들 간의 총성 없는 전쟁은 종종 영화보다 더 영화적인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올해 칸 마켓에는 CJ엔터테인먼트, NEW,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화인컷, 엠라인 등이 부스를 만들어 해외세일즈에 나섰다.

CJ엔터테인먼트, 콩그레츄레이션(congratulation)!

“마켓 부스에 앉아 있으면 해외 바이어들이 ‘콩그레츄레이션!’ 하면서 들어와요. 인사치레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만 보기엔 빈도수가 굉장히 높습니다” CJ엔터테인먼트 윤인호 홍보팀장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아가씨’가 CJ 창사 이래 최고의 판매수익을 기록 중이니, 밀려드는 일정쯤이야. 올해 칸 세일즈 부스의 주인공은 단언컨대 CJ엔터테인먼트다.

‘아가씨’는 여러모로 ‘깐느박’ 박찬욱의 명성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물이다. ‘아가씨’는 7분짜리 영상 하나로 칸 영화제 이전에 이미 120개국에 선판매 됐던 상황. 선판매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게 몇 가지 있다. 감독이 좋거나, 스타배우가 출연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시나리오가 죽인다는 소문이 돌거나. 대부분의 경우 감독과 배우 이름에서 결판이 난다. 그러니까, 한국 영화가 제작에 들어갈 때 감독-배우 이름에 따라 투자가 결정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120개국 선판매에는 박찬욱이라는 이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가씨’의 해외 판매는 칸에서 완성품이 공개된 후 탄력을 받았다. 영화는 55개국에 추가로 팔려나갔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지니고 있던 167개국 판매 기록보다 많았다. 한국영화 역대 최다 국가 판매 기록 경신의 순간. ‘아가씨’ 마켓 실적이 의미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영화가 싼 가격에 팔려나간 게 아니라는 점이다. 중소 규모급의 배급사들이 ‘아가씨’를 데려갔다. ‘아가씨’의 해외 성적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프랑스 제작사 고몽, NEW ‘부산행’ 리메이크에 관심

올해 칸에는 ‘곡성’ ‘아가씨’ ‘부산행’ 등의 한국영화가 초청됐다. 상영 현장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것은 연상호의 ‘부산행’이다. 관객들의 호응이 비교적 높은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현장 반응이 뜨거웠던 게 사실이다. 예상대로 영화 상영 후 NEW 부스에는 해외 바이어들이 많이 몰렸다. 애스킹 프라이스(Asking Price, 제작자나 배급사가 팔길 원하는 가격)에 근접했거나 이를 넘길 조짐도 보인다는 소문이 칸 기간 내내 돌았다.

▲NEW의 콘텐츠 판다
▲NEW의 콘텐츠 판다

하지만 사전판매는 최종적으로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NEW 측은 “아직 협의 중”이라는 입장과 함께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내부적으로 그리고 있는 밑그림이 있는 눈치였는데, 각 국가의 가격 경쟁을 조금 더 기다려보는 의미가 아닐까란 추측도 든다.

‘레옹’, ‘제5원소’를 만든 프랑스 최대 영화 제작사 고몽(Gaumont)이 ‘부산행’ 리메이크에 관심을 보인 것도 나름의 성과다. 한국과 고몽사는 류승룡 주연의 영화 ‘표적’으로 인연이 깊다. ‘표적’은 고몽이 제작한 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를 리메이크했던 작품. 이번에는 거꾸로, 고몽사가 한국의 영화를 리메이크 하는 광경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안다.

‘곡성’ 향한 기이한 관심

올해 ‘곡성’을 들고 칸마켓을 찾은 화인컷은 CJ엔터테인먼트 부스만큼이나 해외 바이어들로 붐볐다. ‘곡성’외에도 김지운 감독의 ‘밀정’, 김태용 감독의 ‘여교사’, 리암 니슨을 내세운 ‘인천상륙작전’, 산다라 박 주연은 ‘원스텝’ 포스터가 화인컷 부스를 채웠다. 해외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홍상수와 김기덕 감독의 신작들도 화인컷을 통해 해외 바이어들을 만났다. “테러 위험으로 바이어들이 줄었다고들 하는데, 내부적으로 체감하는 인원은 오히려 많았다”는 게, 김윤정 화인컷 해외배급팀 이사의 말이다.

▲화인컷 마켓 부스
▲화인컷 마켓 부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은 역시나 비경쟁부분에서 상영된 ‘곡성’이다. ‘추격자’를 시작으로 ‘황해’ ‘곡성’까지 세 작품 연속 칸 영화제에 진출한 나홍진 감독에 대한 관심이 제법 뜨거웠다. ‘인천상륙작전’은 할리우드 톱배우 리암 니슨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여타의 한국 영화들 달랐다. 김윤정 이사는 “기존 한국 영화를 구매하지 않았던 바이어들의 미팅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쇼박스-롯데, 출품작 없어도

올해 쇼박스는 칸에 출품한 작품이 없었다. 그래도 마켓에서는 나름의 내실을 챙겼다.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의 차기작 ‘터널’이 아시아뿐 아니라 북미, 유럽 등 다양한 지역의 바이어들로부터 기대를 받았다. 영화 산업 전문지 Screen International은 올해 하반기 한국영화 기대작으로 ‘터널’을 선정하기도 했다.

곽경택 감독의 신작 ‘부활’은 해외에서 선호하는 한국 장르영화 특성 때문에 많은 지역 바이어들로부터 문의를 받은 경우다. 쇼박스 측은 “이전에 작품들에서 볼 수 없었던 희생부활자(resurrected victims)라는 설정에 바이어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혜수 주연의 ‘굿바이 싱글’, 강동원의 판타지 드라마 ‘가려진 시간’, 원신연 감독의 ‘살인자의 기억법’ 등도 해외 바이어들을 만났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사냥’ ‘덕혜옹주’를 들고 칸을 찾았다. 이 중 ‘사냥’을 4개국에 사전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작년부터 할리우드 대표 스튜디오인 파라마운트픽처스의 국내 배급을 대행하고 있는 롯데엔터테인먼트다. 국내 영화 세일즈 뿐 아니라, 외화 마케팅으로 분주한 칸 일정을 소화했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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