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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에릭남의 판타지 활용법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가수 에릭남(사진=CJ E&M)
▲가수 에릭남(사진=CJ E&M)
‘1가정 1에릭남’이라는 말이 있다. 멋지고, 젠틀하고, 센스 있고, 로맨틱한, 심지어 노래까지 잘 부르는 에릭남을 모든 가정에 보급(?)해 달라는, 팬들의 안타깝고도 귀여운 바람이 빚어낸 신조어다.

에릭남은 미디어가 탄생시킨 가장 이상적인 남성상이다. 각종 인터뷰에서 보여준 배려 넘치는 행동,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된 매너 있는 태도에 많은 여성 팬들은 탄성을 내뱉었다. 화룡점정을 찍은 것은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다. 그동안의 에릭남이 좋은 ‘사람’으로 인기를 끌었다면 ‘우결’은 좋은 ‘남자’로서 에릭남의 매력에 눈을 뜨게 했다.

지난 15일 발매된 에릭남의 신곡 ‘못 참겠어’는 에릭남의 소구점을 놓치지 않는다. 프로모션 단계서부터 ‘여름 남친’, ‘3분 남친의 귀환’ 등의 문구를 적극 활용했다. 방송이 만든 이미지가 마케팅 전략으로도 주효한 역할을 한 것이다.

타블로가 가사 영감을 얻은 것도 에릭남의 이미지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최근 진행된 V앱 방송에서 “에릭남에게는 올바른 모범생 같은 느낌, 딸과 결혼시키고 싶은 남자의 이미지가 있었다. 그러다 ‘SNL코리아’에서 에릭남이 나온 모습을 보고 지금의 가사를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요컨대 ‘못참겠어’는 에릭남에 대한 ‘남친’ 판타지가 고스란히 반영된 노래인 것이다.

▲가수 에릭남(사진=CJ E&M)
▲가수 에릭남(사진=CJ E&M)

하지만 다르게 말하자면 ‘못참겠어’는 에릭남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쾌한 리듬과 기타리프, 중독성 있는 후크 등이 어우러져 준수한 만듦새를 자랑하지만, 이 곡이 에릭남이라는 가창자를 떠나는 순간 얼마만큼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다소 의문스럽다. 에릭남 자신의 이야기로 소비될 공산의 크다는 뜻인데, 이는 청자의 상상력에 제동을 거는 일이기도 하다.

물론 에릭남에 대한 소비 방식을 본격적으로 걱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오히려 에릭남의 판타지 활용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못참겠어’는 발매 당일 엠넷닷컴, 지니, 벅스, 네이버, 올레뮤직 등 5개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3일이 지난 18일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실시간 및 일간 차트에서 10위 안쪽에 머무르고 있다. 전작 ‘굿 포 유(Good for you)’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

에릭남은 그동안 여러 차례 “인터뷰어가 아닌 가수로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재밌는 것은 에릭남에게 인터뷰어 이미지가 강했던 이유가 그의 인터뷰 실력이 빼어났기 때문이라는 점. 어쩌면 언젠간 ‘이상적인 남성’의 이미지가 그에게 숙제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무 낙심 말길. 그건 누구든 좋아하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그가 매력적이라는 뜻이니까.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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