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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녀 공심이’로 찾아낸 배우 민아의 재발견

[비즈엔터 김예슬 기자]

▲걸스데이 민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걸스데이 민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민아에게는 몇 가지의 편견이 덧입혀있다. 섹시 걸그룹이라는 편견과 걸그룹 출신 연기돌이라는 꼬리표. 이는 곧 연기에 임하는 민아에게 ‘잘해봤자 본전치기’인 상황을 만들었다. 민아가 택한 건 바로 정공법이다. ‘예쁨’이라는 무기를 버리고 뚱한 표정의 N포 세대 취준생 공심 역으로 분한 그는 “아이돌이 연기를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라는 가장 일반적인 편견을 깼다.

민아가 공심이고 공심이가 곧 민아였던 지난 두 달, 걸스데이 민아가 아닌 배우 민아로 얻은 건 무엇일까. 할머니가 되어서도 연예인을 할 거라고 말하는 민아는 연기도, 가수도 놓을 수 없는 ‘귀여운 욕심쟁이’였다.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극본 이희명, 연출 백수찬)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드러낸 가수 겸 배우 민아를 만났다.

Q. ‘미녀 공심이’가 끝났어요. 어떤 마음인가요?
민아:
선배들이 “끝나면 마음이 섭섭할 거야”라고 했었어요. 처음엔 몰랐는데 그 말씀이 뭔지 이제 많이 와 닿아요. 시원섭섭하지만 ‘미녀 공심이’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으며 마쳐서 감사하고 또 행복했어요.

Q. 걸그룹 출신이라는 핸디캡도 있었고, 작은 배역도 아닌 타이틀 롤을 이끄는 큰 역할이었어요.
민아:
맞아요. 제가 연기를 논하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하지만, 공심이 캐릭터에 대해 많이 고민하며 진지하게 임했었어요. 백수찬 감독님과 남궁민 오빠가 옆에서 많이 도와준 덕이 크죠. 그분들이 안계셨다면 이 정도로 사랑받을 수 없었을 거예요. 그분들이 든든한 기반이 돼주신 덕에 내가 그 위에서 공심이로서 잘 꾸며낼 수 있던 것 같아요.

Q. 공심이 캐릭터를 위해 본인이 더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민아:
아무래도 외모가 아닐까 싶어요. 외모적으로 봐도 정말 말도 안 되는 외모 아닌가요?(웃음) 말도 안 되는 가발을 쓰고, 남자들 피부 톤에 맞는 베이스도 쓰고… 아이라인도 안 그리고 속눈썹도 안 그렸어요. 저로서는 많은 걸 포기한 건데, 사람이 외모적으로 자신이 없으면 심적으로도 자신감이 많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도 갖게 됐죠. 그래서 ‘미녀 공심이’ 초반부에는 웃는 모습보다는 뚱한 표정을 주로 짓고 그랬어요. 그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Q. 노력을 디테일하게 했네요. 부족하다고 평했던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도 생각이 달라졌을까요.
민아:
전혀요. 너무나도 많이 부족하고, 연기를 잘 한다고 해주시는 말씀이 사실 많이 와 닿지 않아요. 와 닿아서도 안 되지 않을까요? 아직은 배울 게 정말 많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하고, 그런 만큼 연기 실력은 아직 논할 단계가 아닌 것 같아요.

Q. 그럼에도 민아 씨 연기는 많은 호평을 받았어요. 이 작품을 통해 배운 것도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민아:
기술적으로는 아무래도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첫 대본리딩 때는 너무 떨려서 ‘안녕하세요’라는 말도 안 나오는 거예요. 하지만 선배들과 함께 하며 소리를 내는 법을 배웠고 현장 분위기도 많이 익혔어요. 좋은 선배님들과 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걸스데이 민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걸스데이 민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항상 상대역인 남궁민 씨에 대해 칭찬을 해왔어요. 제작발표회 때도 그랬고, 기자간담회 때도 그랬죠. 틈날 때마다 칭찬을 했어요.
민아:
정말 (남궁)민 오빠는 배울 점이 많은 분이에요. 제가 마지막 20부 때는 4일 동안 40분을 채 못 잤거든요. 정말 반쯤 시체처럼, 대본을 어떻게 외우는지도 모르게 촬영했어요. 그만큼 힘든 상황이었는데도 남궁민 오빠는 본인이 마음에 안 드는 부분에 대해 자책하고 괴로워하더라고요. 제가 배워야할 점이 저런 거구나 싶었어요. 20년 동안이나 이 일을 하면서, 자신의 일에 고민도 하고 열정 갖고 임하는 자세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죠.

Q. 남궁민 씨가 제작발표회에서 그런 말을 했었어요. “민아를 로코퀸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라고요(웃음). 목표가 좀 이뤄진 것 같나요?
민아:
그래놓고 자기가 로코킹이 돼버린 거 있죠!(웃음) 그런데 그런 생각도 들어요. 상대역과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만큼 인간적인 호감이 있어야 연기하며 애정 표현하는 것도 수월하지 않겠어요? 남궁민 오빠는 워낙 잘 해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셔서, 극 중에서 단태를 사랑할 때 눈빛은 애정 가득하게 잘 산 것 같아요. 저도 모니터하면서 뿌듯하더라고요. 오빠는 정말 재밌고 개구쟁이여서 오빠 때문에 NG도 수십 번이나 냈어요. 오빠가 정말 로코킹이라니까요(웃음).

Q. 민아 씨는 극중에서 꾸미지 않아도 나오는 특유의 사랑스러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본인은 안 꾸미는 캐릭터인 만큼 걱정도 있었겠다 싶어요.
민아:
사실 저는 민아라는 사람이 미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지만 오히려 그런 걱정이 있었어요. ‘제목이 ‘미녀 공심이’인데 미녀가 안 되면 어떡하지?’, ‘가발을 벗었는데도 미녀로 안 보이면 어쩌지?’하는 반응일까봐 걱정되고 난감했죠(웃음). 그래서 후반부 촬영 때는 외모도 많이 신경 쓰게 됐던 것 같아요.

Q. 민아 씨 하면 아이라인이 떠오르는데, 공심 역할을 위해 아이라인도 과감히 포기했잖아요.
민아:
남자 분들은 잘 몰라도, 아이라인은 제게 목숨과도 같아요. 여자 분들은 아실 거예요. 그런데 이번에 ‘미녀 공심이’를 하며 많은 깨달음을 얻었어요. 제가 생각했던 예쁨에 대한 기준이 달라진 거죠. 굳이 예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엔 ‘일반인보다 못생겼다’는 댓글에 상처도 많이 받았었는데요, 이젠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예쁘다고 다 연예인도 아닌데 내가 그 기준에 맞추려고 하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오히려 좀 내려놓으니 더 넓게 생각하게 됐어요. “나 같은 연예인도 있는 거지. 난 민아야. ‘민아연예인’이야!”(웃음)

▲걸스데이 민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걸스데이 민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Q. 확실히, ‘미녀 공심이’ 민아와 걸스데이로서의 민아는 분명하게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민아:
그래서 이번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서 좋았어요. 연기할 땐 그 캐릭터에 임하고, 걸스데이 활동을 통해서는 걸스데이만의 콘셉트를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또 다른 재미더라고요. 제가 종방연 때 저희 노래인 ‘썸씽’을 불렀는데요, 다들 저를 공심이로만 생각하다가 저희 노래를 부르니 그제서야 제가 가수인 걸 다시 자각하시더라고요. 웃긴 건, 심지어 저도 노래 가사를 까먹은 거예요(웃음). 분야를 넘나드는 재미가 이거구나 하는 생각을 더욱 갖게 됐죠.

Q. 연기 욕심도 자연히 생겼을 것 같아요. 맡고 싶은 캐릭터나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요?
민아:
제가 아직은 그런 질문에 답하긴 시기상조 같아요. 제가 갑자기 “김혜수 선배님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라고 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잖아요. 그건 욕심이죠.

Q. 그렇다면 연기자 방민아로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있을까요?
민아:
지금 당장은 부족한 면이 많아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실 연기라는 분야도 제게는 아직 ‘딱 맞는 옷’이라는 느낌은 아니잖아요. 조금 더 실력을 쌓아가며 연기라는 것에 익숙해지는 게 첫 번째 같아요.

Q. 연기 롤 모델이 있다면…
민아:
엄정화 선배님이요. 가수 하시다가 연기자도 병행하시는데 두 분야에서 인정을 받으시잖아요. 심지어 솔로가수세요. 그룹보다 솔로가 갖는 무게감이 더 큰데, 솔로가수로서도 한 획을 그으시고 연기자로서도 큰 사랑을 받고 계세요. 그래서 마음속으로 언제나 응원하고 있어요.

Q. 기자간담회 당시 본인이 표현한 공심이는 몇 점인가 라는 질문에 61점을 줬어요. 지금은 어떨까요?
민아:
고생했으니까 65점. 4점 얹어줄까봐요(웃음).

Q. 에이, 너무 짠 거 아닌가요?
민아:
많은 분들이 제 연기에 대해 좋게 평가해주시는 게 감사한 일이지만 부담스러운 면도 솔직히 말씀드리면 있어요. 아직은 제가 칭찬받을 수준이 아니란 걸 잘 알고 있거든요. 그런 실력이 아니라는 걸 제 자신이 정말 잘 알고 있어요. 딱 저 점수라고 생각해요.

Q. 연기자로서든 가수로서든, 민아 씨는 대중에게 어떤 식으로 기억되고 싶을까요.
민아:
지금도 많이 듣는 이야기가 있어요. ‘잘 한다’는 말보다는 ‘참 열심히 한다’는 말이요. 전 그래서 “네가 할 몫에서 열심히 잘 해냈다”는 말을 꾸준히 듣고 싶어요. 사실 제가 심적으로 힘들 때 지켜서 이 일을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이젠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이 직업을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대단하게 뭘 이루고 싶다는 생각도 없고요. 그래서 굳이 꼽자면, 착한 연예인이랄까요?(웃음). 헤헤. 웃기고 이상하죠?

김예슬 기자 yey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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