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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수 루(ROO) “음악이 나를 가치 있게 만든다”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ROO(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ROO(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생명의 다리’라고 불리는 마포대교의 난간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3년 전 걱정한 거 기억 나? 1년 전 걱정은? 6개월 전 그 걱정은? 지금 그 걱정도 그렇게 될 거야.” 혹자에게는 3년 전의 걱정이 아직까지도 아픔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수 루는 이렇게 말한다. “사소한 뭔가가 당신의 큰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고.

루는 지난 10일 새 싱글 ‘딱 좋은’을 발표했다. 어쿠스틱 기타를 기반으로 달콤한 노래를 주로 불렀던 루는 신시사이저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Mnet ‘언프리티랩스타2’ 우승자 트루디와 호흡하는 등 곳곳에서 변화의 움직임을 보인다. 루는 “‘어느 음반에 들어가도 타이틀곡이 될 수 있을만한 노래를 만들어보자’라는 마음으로 만든 노래라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트루디 언니와 작업은 정말 즐거웠어요. 저보다 언니인데다, ‘언프리티랩스타2’ 우승자이니 알게 모르게 위축돼 있었는데, 분위기도 잘 풀어주시고 메이킹 영상을 촬영할 때는 춤도 잘 춰주시더라고요. 목소리도 잘 어울리지 않나요?”

▲ROO(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ROO(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딱 좋은’은 지난 여름, 앞날을 두고 고민하던 루가 ‘지금이 고생이더라도 알고 보면 딱 좋은 때’라는 생각을 떠올린 뒤 작업하기 시작한 노래다. 루는 “학교 졸업이 다가올 즈음이었다. 지금과 같은 스타일의 노래를 계속 해도 괜찮을지, 앞으로 어떻게 곡을 써야할지 고민이 많았던 때”라고 회상했다.

“노래하는 게 가장 재밌고 노래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하면 할수록 듣는 귀도 커지니까 못하는 게 더 잘 들리더라고요. 게다가 학교 동기가 백아연, 손승연이거든요.(루는 호원대학교 보컬학과에 재학 중이다) 워낙 이름 있는 학교이다 보니까 ‘가창력이 폭발할 것이다’라는 기대가 있는데, 저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라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카페에 앉아 있는데 ‘이렇게 고민해봤자 내년에는 기억도 못할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해서 탄생한 노래가 ‘딱 좋은’입니다.”

기나긴 고민 끝에 루가 얻은 결론은 ‘일단 열심히 곡을 쓰자’이다. 그는 보컬리스트로서 자신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연신 “쑥스럽다”고 말하며 웃더니 “어떤 장르이든 소화를 잘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훗날 윤종신이나 박효신처럼 섬세하면서도 단단한 뭔가를 갖는 게 목표란다.

▲ROO(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ROO(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어쿠스틱 팝을 노래하는 여성 보컬리스트에게 기대되는 스타일, 물론 있죠. 그런데 그게 제가 잘할 수 있고 사람들도 좋아하는 스타일이니까 기대하는 것 아닐까요? 고민도 물론 많았지만, 이 장르에서는 누구나 제 이름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딱 좋은’은 제겐 새로운 장르라서 더욱 기대돼요. 팬들이 다 같은 스타일의 노래를 좋아하는 건 아니거든요. 제가 가고 싶은 길을 가면서도 팬들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어요. 스타일은 달라졌을지언정, 제가 부른 노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까요. 헤헤.”

지난 4월 발매한 ‘봄은 그래’ 음반 작업은 루에게 성장의 계기가 됐다. 작사, 작곡 및 편곡은 물론 세션 섭외와 녹음, 심지어 음반 소개 글 작성까지 루가 직접 했다. 루는 당시를 떠올리면서 “디렉팅을 봐주는 사람이 없으니 보컬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안 서더라. 반대로 얘기하면 내가 원하는 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지금은 그 사이에서 밸런스를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제~일 힘든 건 음반 소개 글을 쓰는 거였어요. 수많은 음반의 소개 글을 읽었는데 더욱 미궁 속에 빠지는 거예요! “내가 짱이다”는 걸 스스로 얘기해야 하니까. 으하하. 그래서 그냥 제가 말하는 듯한 느낌으로 썼어요. 이번 음반도 직접 소개해달라고요? 음……, TO. 청춘들. 맛있는 커피 한 잔에 고민을 날려버리자. 아니, 맛있는 커피 한 잔이면 괜찮다? 어렵네요. 흐흐흐.“

▲ROO(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ROO(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웃음을 멈춘 루는 진지한 얼굴로 돌아와 “작은 것이 의외로 큰 고민을 덜어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은 행복이 지닌 가치. 루는 최근 SNS를 통해 접한 인터뷰를 통해 ‘작음’의 위대함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양로원에 머무는 할머니와 인터뷰였어요. ‘당신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다리를 쭉 펴는 것이 정말 행복합니다’라고 대답을 하시더군요. 다른 사람들은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데 당신은 지팡이만 있으면 되니까 행복하다는 거예요. 사실 정말 작은 일이잖아요! ‘큰 고민을 없애주는 건 어쩌면 소소한 행복이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 음반처럼요. 하하.”

지금 루를 가장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그의 손때가 닿은 신곡 ‘좋은 때’란다. “나중에는 제 이름이 저를 빛나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큰 가수가 되면 더욱 무거운 책임감이 생길 테죠. 그 무게가 저를 만들어 주지 않을까요?”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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