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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다이아의 파격 혹은 기행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걸그룹 다이아(사진=MBK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다이아(사진=MBK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다이아는 데뷔 후 가장 짧은 기간 동안 가장 잦은 변화를 겪은 팀이다. 지난 2015년 9월 7인조로 데뷔했지만 3개월 만에 멤버 정채연과 기희현이 팀에서 잠정 탈퇴와 복귀, 새 멤버 채원 합류 및 리더 승희의 탈퇴…. 지난해 6월 구축한 7인조 체제로 안정기를 맞이하나 싶더니 8개월 만에 새 멤버 두 명을 추가 영입해 9인조 컴백 소식을 알렸다.

뚜렷한 지향점을 설정해 그것을 향해 가는 과정이라면, 멤버 교체는 감수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다이아가 처한 진짜 문제는 지금 그들이 어디를 향해 가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1990년대 후반 유행가에서 촌스러운 부분만 콜라주해 완성한 것 같은 데뷔곡 ‘왠지’나 남는 것이라곤 맥없는 보컬과 어수선한 분위기뿐인 후속곡 ‘내 친구의 남자친구’는, ‘뽕끼’로 인기 맛을 봤던 MBK다운 결과물이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프로듀서 이기용배와 손잡은 ‘그 길에서’에 이르러서야 ‘소녀성’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가 싶더니 소설 ‘해리포터’의 주문을 맥락 없이 나열한 노래 ‘미스터 포터’로 그 나마의 성과마저 무너뜨렸다.

잘나가는 팀들은 다 한다는 유닛 그룹에도 도전했다. 하지만 “곡을 쓰기 위해 모였다가 유닛 그룹이 됐다. 나누기는 했지만 딱히 의미는 없다”는 멤버들의 설명처럼 빈챈현스와 루비는 구분 기준과 결성 당위성 모두 모호하다.

▲다이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다이아(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겨우 이 정도 때문에 다이아의 행보를 기행으로 설명하려는 게 아니다. 방향성을 설정하지 못해 방황하는 걸그룹이 어디 다이아뿐이던가. 하지만 트로트곡 ‘꽃, 달, 술’을 정규 음반의 선공개곡으로 내놓거나 3.1절을 기념해 ‘건곤감리’라는 노래를 발표하는 행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특이한 행보다. 특이함 자체로 화제를 모으겠다는 전략이든지, 아니면 하나만 걸려라 식의 수량 공세든지. 어느 쪽 모두 지향할 만 하지 못하다.

이와 관련해 멤버 유니스는 7일 열린 청음회에서 “1집 때부터 다양한 변화를 거쳤다. 정체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변화를 반갑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채연의 ‘하드캐리’로 팀 이름은 알렸는데 정작 사람들이 팀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정채연이 소속된 그룹이라는 것이 전부다. 그리고 여기엔 인상 깊은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한 혐의가 가장 크다.

정규 2집 ‘욜로(YOLO)’ 발매를 앞두고 MBK엔터테인먼트는 “다이아 자작곡 정규 앨범 새로운 도전, 두려움보단 설렘이 앞선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발송했다. “음악차트 순위 욕심나지만,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는 아이돌’이라는 소리 듣고 싶어 도전”이라는 설명에서는 음악성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결의가 읽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동안 다이아가 보여줬던 모습은 이들의 포부에 대한 믿음을 약하게 만든다. 다이아의 ‘기행’이, 당위성을 찾고 기획력을 갖춰 ‘파격’이라는 말로 다시 쓰이게 되는 날이 올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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