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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욘두해요~ 욘두해요~♪♬

[비즈엔터 정시우 기자]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어쩌다보니 히어로가 넘쳐나는 세상이다. 2년 전 세상에 당도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히어로 무비가 흔해진 할리우드 시장에 찾아온 변종이었다. 이들 차별화의 핵심은 ‘병맛’. 비슷한 DNA를 머금은 작품으로는 마블의 또 다른 히어로 ‘데프풀’을 꼽을 수 있는데, ‘데드풀’과 더불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히어로 장르가 뻗어나갈 수 있는 미개척지가 아직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멋진 안타였다.

2년 만에 다시 찾아 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역시 1편과 마찬가지로 ‘병맛 코드’가 곳곳에서 넘실거린다. 그 특유의 B급 정서를 1편에서 이미 맛본 탓에 임팩트가 낮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캐릭터들이 워낙 개성 넘치고 연출에 찰기가 흐르는 덕에 영화는 내내 유쾌하고 ‘쌔끈’하다.

어쩌다보니 은하계 해결사로 등극한 스타로드(크리스 프랫) 가모라(조 샐다나) 드랙스(데이브 바티스타) 로켓(브래들리 쿠퍼) 베이비 그루트(빈 디젤). 이들은 소버린 행성의 최고 사제 아이샤(엘리자베스 데비키)가 맡긴 임무를 수행하다가 뜻밖의 실수로 쫓기는 신세계 된다. 이 가운데 스타로드의 아버지 에고(커트 러셀)가 ‘짠’하고 나타나며 이들의 관계에 변화를 예고한다.

영화는 오프닝 시퀀스에서부터 자신이 품은 DNA를 과감 없이 투척한다. 동료들이 거대 괴물을 상대하느라 녹초가 되는 상황에서도 베이비 그루트는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의 ‘Mr. Blue Sky’에 맞춰 어깨춤을 추며 지상 최고의 치명적인 귀여움을 뽐낸다. 이는 1편 오프닝에서, 역시 위기의 상황에 아랑곳 하지 않고 ‘Come And Get Your Love’에 맞춰 립싱크를 펼친 스타로드의 모습과 묘한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캐릭터 한 명만 잘 살려도 영화는 풍부해지는데 그런 캐릭터들이 떼로 나오니 내내 입고리가 올라가는 영화가 바로 ‘가오갤’ 시리즈다. 얼렁뚱땅 은하계의 수호자가 된 가오갤 멤버들은 이번에도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스타로드의 허세는 여전히 충만하고, 가모라는 ‘걸크러쉬’ 행보를 이어나간다. 걸쭉한 입담의 보유자 로켓과 나사 하나 빠져 보이는 드랙스의 ‘허허실실’ 웃음은 관객을 ‘킬킬거리게’ 만드는 무기다. 그루트는 또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아, 이토록 앙증맞고 깨물어 주고 싶은 너란, 녀석! 개성이라면 어디에 내놓아도 아깝지 않을 캐릭터들이 상대의 약점을 연신 찌르며 티격태격 하는 모습이 유쾌하고도 유쾌하다.

1편에서 강조한 것이 우정이라면, 이번에는 가족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스타로드-에고의 부자 관계와,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스타로드-욘두(마이클 루커)의 ‘유사 부자’ 관계다. 이들 사이에서 빚어지는 드라마가 예기치 않은 뭉클함을 안기는데, 히어로 무비를 보다가 눈물을 흘리게 된다고 당황하지 말기를. 그루트가 이 시리즈의 얼굴마담이라면, 욘두는 숨은 필살기다. 극장을 빠져나오면 욘두를 연기한 마이클 루커의 필모를 한 번 쯤 찾아보게 될테다. 타노스의 양녀인 자매, 그러니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가모라와 동생 네뷸라(카렌 길런)의 관계도 새롭게 짜인다. 언니를 향한 자격지심과 그런 동생의 마음을 읽지 못했던 가모라의 모습에 자신을 대입하게 될 관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로드의 아빠 에고로 모습을 드러낸 커트 러셀을 잠시 언급하자면,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의 젊은 시절을 복구시킨다. 주름 하나 없이 미끈하게 매만져진 커트 러셀의 모습은 그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관객들에게 어떤 향수를 안길 게 분명하다. 제임스 건이 ‘훗날 마블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 예고한 실베스터 스탤론을 만나는 반가움도 있다.

1편에서 주지했던 바, 이 시리즈 또 하나의 주인공은 바로 음악이다. 제목에 컴필레이션 음반에 붙는 ‘VOL.2’가 자리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스타로드의 허리춤에 찬 워크맨에서 흘러나오는 70-80년대 음악들이 이야기와 뒤엉켜 강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영화팬들 뿐 아니라, 팝송 마니아들에게도 매력 어필이 강력하다 하겠다. 소장해뒀다 기운 없을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영화랄까.

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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