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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무한도전’, 초특급 게스트가 역설하는 ‘위기설’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무한도전'이 가수 이효리를 중심으로 '효리와 함께 춤을' 특집을 방송한다(사진=MBC)
▲'무한도전'이 가수 이효리를 중심으로 '효리와 함께 춤을' 특집을 방송한다(사진=MBC)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지난 3개월 간 수많은 게스트들을 불러들였다. 이 가운데는 배우 박보검과 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신 김연아(‘2018 평창’ 특집)이나 배우 김수현(‘볼링치자 수현아’ 특집)와 같은 톱스타에서부터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 씨(‘무한뉴스’ 특집)까지 게스트의 범위 또한 다양하다. 오는 17일부터는 가수 이효리와 함께 하는 ‘효리와 함께 춤을’ 특집을 방영한다. ‘국민 예능’으로서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무한도전’의 초호화 게스트 군단은 ‘무한도전’의 위기를 방증한다. 계속되는 게스트 섭외는 ‘무한도전’의 자체 콘텐츠 생산 역량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무한도전’은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시초 격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과거의 쇼 오락 프로그램이 게스트의 에피소드와 개인기에 기대 생명을 연장했던 것과 달리 ‘무한도전’은 멤버들에게 독특한 캐릭터를 부여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내러티브를 통해 재미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길, 노홍철, 정형돈의 잇따른 하차와 광희의 합류 및 군 입대 등 숱한 멤버 교체를 겪으면서 각 캐릭턱들이 이루고 있던 균형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멤버들 간 호흡에 재미의 상당부분을 의존했던 프로그램인 만큼 하차 멤버들의 공백은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제작진은 ‘식스맨’ 프로젝트를 통해 광희를 발탁하고 양세형을 ‘조력자’로 합류시키는 등 캐릭터 보완을 위해 공을 들였으나, 이 과정에서 벌어진 골수팬들의 설전은 일반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높이는 악영향을 낳았다.

▲방송인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 씨는 6월 초 방영된 '무한도전'에 깜짝 출연했다(사진=MBC '무한도전')
▲방송인 박명수의 아내 한수민 씨는 6월 초 방영된 '무한도전'에 깜짝 출연했다(사진=MBC '무한도전')

더욱 치명적인 것은 한 때 새로움의 상징과도 같았던 ‘무한도전’의 캐릭터 쇼가 이제는 시대적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청자들의 인권 감수성은 점점 더 예민해지는 것에 반해 ‘무한도전’이 멤버나 게스트를 운용하는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예능감이 떨어져 구박 받는 캐릭터’를 맡아 가스라이팅에 시달려야 하고, 출연자들의 외모는 자주 놀림거리가 된다. 그것이 재미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던 시절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시청자들의 요구가 달라졌다. 변하지 않은 것은 프로그램뿐이다.

그 결과 ‘무한도전’은 이제 게스트의 출연 없이는 새로운 아이템을 진행하거나 화제를 모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수민 씨의 출연은 특히 상징적이다. 한 씨의 출연은 출연자의 가족을 향한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애정을 전제로 깔아두지 않는다면 성사되기 어려운 일이다. 매주 20% 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시절이라면 이 같은 전제가 무리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시청률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시청자들의 충성도는 낮아졌다. 한 씨를 불러다 놓고 ‘사담’에 가까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국민 예능’의 지위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전제하는 제작진의 나태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무한도전’의 초호화 게스트 섭외는 프로그램이 누리는 인기 없이 이뤄지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초호화 게스트 섭외가 프로그램에 대한 계속적인 인기를 담보해주지 않는다. 시청자들이 현재에 열광할 때 제작진은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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