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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듀2, 그 후②] ‘꽃길’ 위한 ‘가시밭길’, 정말 괜찮은가요?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프로듀스101 시즌2' 출연 연습생들(사진=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출연 연습생들(사진=Mnet)

지난 16일 종영한 Mnet ‘프로듀스101 시즌2’는 보이그룹 워너원 데뷔를 확정지은 11인의 멤버 외의 탈락자들에게도 고루 혜택을 나눠줬다. 탈락 연습생들에 대한 소속사의 프로모션은 빠르게 그리고 공격적으로 이뤄졌다. 연습생들은 언론사들을 돌며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네이버 V앱 채널을 개설해 방송을 진행한다. 팬미팅을 통해 소통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프로그램은 연습생들에게 높은 인지도를 안겨다줬고 소속사는 팬덤의 ‘화력’이 사그라지지 않게 각종 ‘떡밥’을 투하한다.

프로그램이 거둔 성과 또한 만만치 않다. 마지막 회 평균 시청률은 5.2%에 달한다.(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 시즌 1과 시즌 2를 통틀어 가장 높은 기록이다. 방송이 전파를 탄 10주 내내 콘텐츠 영향력 지수는 1위를 달렸고, 발표 음원은 각종 차트 1위를 석권했으며, 오는 7월 개최되는 파이널 콘서트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모든 표가 동났다.

약 두 달 간 이어진 게임에서 패자는 극히 소수이거나 아예 없는 것처럼 보인다. ‘결과론적으로’ 생각했을 때 말이다. 하지만 과정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과연 ‘프로듀스101 시즌2’는 성공한 프로젝트인가.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김종현 연습생(사진=Mnet '프로듀스101 시즌2')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김종현 연습생(사진=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어니부기 탈모충이라 파양했긔.(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김종현 연습생이 탈모인 것 같아 투표하지 않기로 했다)” 프로그램 안에서 꽤나 재밌는 농담처럼 소개된 어느 시청자의 발언은 ‘프로듀스101 시즌2’ 연습생들과 그들을 ‘픽(Pick)’할 권한을 가진 시청자들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청자들은 언제든지 자신의 표를 다른 연습생들에게 던질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연습생들의 방출 여부와 직결된다. 투표권은 곧 권력이 된다. 그리고 그 권력은 연습생의 ‘럽스타그램’이나 놀이공원 나들이 등 사적인 영역을 간섭할 수 있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픽’을 담보로 연습생들에게 실력과 매력과 심지어 인성까지 요구한다. 브랜뉴뮤직 소속 이대휘 연습생이 이미 팬덤이 형성된 연습생들을 불러 모아 팀을 꾸린 것은 그룹 배틀 우승을 위한 당연한 전략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팀을 ‘어벤저스’라고 부른 혐의로 인성 논란에 휩싸였다. 연습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비호감’으로 낙인찍힐 것을 두려워한다. 바른 인성의 기준은 이상에 가까울 정도로 높아진다. 오직 ‘노오력’만이 살 길이다. 하지만 ‘노오력’을 통해 당도해야 할 기준점은 이제 ‘완벽’에 가깝다.

순위 발표식마다 연습생들은 피라미드 모양의 세트장을 마주한다. 낮은 순위를 받은 연습생이 아래쪽 자리에 앉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높은 순위의 연습생은 모든 선택에서 우선순위를 점한다. 이 또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지만 ‘프로듀스101 시즌2’에서는 순위의 지배가 자연스럽다.

‘프로듀스101 시즌2’는 연습생들의 ‘꿈’을 중요한 키워드로 내세운다. 그리고 프로그램은 연습생들에게 그들의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을 만큼 높은 유명세를 담보한다. 이것은 달콤한 약속이다. 하지만 약속이 이뤄지는 과정은 매우 잔혹하며 때로 비인간적이다. ‘프로듀스101’이 더욱 큰 성공을 이룰수록, 상식적이고 건강한 방식으로 꿈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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