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동행' 소소한 행복 꿈꾸는 열두살 화연이

[비즈엔터 이성미 기자]

▲'동행'(사진제공=KBS 1TV)
▲'동행'(사진제공=KBS 1TV)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열두살 화연이의 작은 바람을 만나본다.

23일 방송되는 KBS1 '동행'에서는 소소한 행복을 꿈꾸는 화연의 가족 사랑을 전한다.

서울 양천구. 이곳엔 작은 동네를 누비며 직접 만든 전단지를 돌리고, 가게 일을 돕는 열두 살 화연이가 있다. 화연이가 이토록 열심히 일을 돕는 건 사랑하는 엄마와 아빠를 위해서다. 부모님은 지난 10년간 쉬는 날 없이 명태를 판매해왔다. 열심히 일한 만큼 돈을 벌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시작되고 떨어지는 매출 탓에 월세는커녕 많은 빚을 지게 됐다. 부쩍 힘들어 보이는 부모님을 위해 화연인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부모님을 돕는다. 가평에 있는 덕장에 나가 생선을 말리는 일을 돕는 것도 그 때문이다. 추워진 날씨에 손에 찬물 대는 일이 힘겹지만, 부모님의 고생을 생각하면 참을 수 있다. 언제쯤이면 코로나19가 끝나고 거리에 활기가 생기고 부모님 얼굴에 웃음꽃이 필 수 있을까. 그날이 올 때까지 화연이는 가족의 행복을 지킬 것이다.

2년 전, 부모님은 치매 진단을 받은 화연이의 친할머니 황천순 씨(82세)를 서울로 모시고 왔다. 코로나19로 가족 모두가 힘겨운 시기였지만 아픈 부모님을 그냥 둘 수 없었고, 가족이 뭉치면 이 힘든 시기도 잘 헤쳐갈 수 있으리라 믿었다. 하지만 나날이 할머니의 증상은 더해졌다. 동네 쓰레기장을 뒤져서 뭔가를 들고 오기도 하고, 치매약을 숨겨서 애간장을 태울 때도 있다.

지극정성으로 할머니를 모시는 가족들이 가장 속상한 건, 시골에서 자유롭게 지내던 할머니가 가게 아니면 집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좁은 가게에 함께 있으면 일하는 엄마도 불편하고, 할머니도 힘겨울 거로 생각한 화연인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가게에 와 할머니를 모시고 간다. 숙제도 뒤로하고 할머니가 좋아하는 놀이를 하면서 단짝이 되었다는 화연이와 할머니. 화연인 할머니의 시간이 천천히 흐르길 기도한다.

악기면 악기, 노래면 노래. 재주 많고 꿈 많은 열두 살 화연이지만, 동네에선 ‘소연이 동생’으로 더 유명하다. 한 살 터울 언니 소연이(13세)는 전국 소녀체전에서도 웰터급 1위에 빛나는 금메달리스트이다. 꿈나무 국가대표가 된 언니는 가족들에겐 한없이 자랑스러운 딸이지만, 사실 언니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화연이는 잠시 꿈을 미뤘다. 피아노에 재능이 있어 다양한 대회에서 수상했지만, 코로나19로 생계가 어려워지고 자매의 학원비가 부담된다는 걸 안 후로 스스로 그만둔 것이다.

일찌감치 철들고 희생하는 화연이에게 늘 미안해하는 부모님과 언니 소연이. 하지만 화연인 꿈을 포기하거나 언니를 위해 희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족에게 부담을 지우면서 행운을 바라는 대신, 누구보다 뛰어나고 열심히 운동하는 언니를 응원하고 가족을 도우며 소소한 행복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화연이. ‘행운’보다 ‘행복’이,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화연이의 마음속엔 사랑이 가득하다.

이성미 기자 smlee@bizenter.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