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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필의 이거 어때?] 소지섭ㆍ김윤진ㆍ나나 주연…'자백', 원작 영화를 뛰어넘는 리메이크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웨이브, 티빙, 넷플릭스, 왓챠, 쿠팡플레이, 디즈니플러스, 시즌(seezn)… 지상파 채널 개수보다 OTT 서비스가 많아졌다. OTT 오리지널 시리즈에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는 콘텐츠, 극장 개봉작까지 더하면 볼거리가 많아도 너무 많다.

'윤준필의 이거 어때?'는 윤준필 기자가 직접 끝까지 다 본 콘텐츠를 리뷰하는 시리즈다. 콘텐츠 선택 장애를 겪고 있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 [편집자 주]

성공한 콘텐츠의 판권을 사서 리메이크를 한다는 건 양날의 검을 손에 쥔 것과 같다. 대중을 한번 사로잡았던 검증된 원작,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러나 원작이 있다는 건 이미 이야기의 전개 방식과 결말이 알려졌다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자백'(감독 윤종석)은 2017년 개봉한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원제 Contratiempo)'를 리메이크한 스릴러 영화다. 원작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자백'도 영화의 핵심적인 내용이 노출돼 있다. 하지만 그 한계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영리하게 극복했다. 원작을 봤어도 재미있고, 모르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자백'은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유망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김윤진)가 사건의 숨은 조각을 맞춰나가는 이야기다.

밀실 살인 사건의 피해자는 김세희(나나)로 유민호와 내연 관계에 있었다. 양신애는 유민호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선 사건 당일 밀실 사건이 일어난 호텔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하게 말해달라고 한다.

영화는 양신애의 질문과 유민호의 진술로 전개된다. 유민호와 양신애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산속 별장, 살인 사건이 벌어진 호텔 등 영화가 비추는 공간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자백'은 그 최소한의 공간에서 최대한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살인사건과 연관된 또 다른 사고가 있기 때문이다. 김세희 사망 전, 유민호와 김세희가 겪은 의문의 교통사고가 새롭게 추가된다. 교통사고와 살인 사건은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하게 교차되고, 하나의 거대한 사건을 직조한다.

앞서 말했듯이 영화의 뼈대는 양신애와 유민호의 대화다. 양신애는 마치 검사처럼 집요하게 진술의 허점을 찾아내 유민호를 추궁한다. 완벽한 변론을 하기 위해서다. 유민호는 그런 양신애를 신뢰하면서 감춰뒀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기 시작한다.

'자백'의 이야기는 흥미롭지만, 주인공들의 대화가 거듭되고 상황을 번복하는 탓에 유사한 장면이 반복해서 나온다. 최소한의 상황, 비슷한 신의 연속이지만 영화는 지루하지 않다. 배우들의 열연 때문이다. 소지섭, 김윤진, 나나의 연기 앙상블은 스릴러의 기본을 지키면서 각자의 개성을 살렸다.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소지섭은 '자백'에서 처음 스릴러 연기를 했다. 그는 진술이 거듭될 때마다 미세하게 달라지는 디테일한 연기를 보여준다. 여기에 그와 팽팽한 심리전을 이어가는 김윤진의 연기는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특히 내연녀 김세희 역의 나나는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배우다. 유민호의 진술과 양신애의 상상에 따라 김세희는 전혀 다른 인물이 되는데, 사실상 1인 2역을 소화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인물의 온도차는 극과 극이다. '자백'을 보고나면 배우로서 나나의 기본기가 얼마나 탄탄한지 엿볼 수 있다.

'자백'은 원작을 크게 손대지 않았다. 원작의 결말 역시 바꾸지 않았다. 원작을 본 사람들은 캐스팅과 시놉시스만 읽고도 후반부 내용을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원작을 봤어도 '자백'은 충분히 볼 가치가 있다.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자백' 스틸컷(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원작은 마지막 '반전'을 위해 달려가는 영화다. 영화 결말에 이르면 관객들은 곳곳에 뿌려졌던 복선을 알게 되고, '아차!' 하게 된다. 반면 '자백'은 반전보다는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다. 진실을 향해가는 과정 속 인물들의 감정선에 집중했다. '자백'에서는 원작의 종착지였던 반전이 2/3 지점에서 나온다. '자백'은 반전이라는 경유지를 통과한 뒤 훨씬 더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결말에서는 원작보다 훨씬 깊은 여운을 남긴다.

26일 개봉, 러닝타임 105분.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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