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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윤준필] '최강야구' 직관 암표ㆍ티켓 양도 사기 극성…제작진, 방송국에 책임 회피 '강 건너 불구경'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여섯 번의 직관에도 개선된 것 없어…아이유ㆍKBS 지오디 공연 암표 근절 노력과 비교

▲'최강야구' 포스터(사진제공=JTBC)
▲'최강야구' 포스터(사진제공=JTBC)

"야구장을 가고 싶었는데, 경찰서에 갔다."

A씨는 최근 비즈엔터에 자신을 JTBC '최강야구' 애청자라고 밝히며 최근 억울한 일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딸과 함께 27일 열리는 '최강야구' 직관 경기를 보러 가기로 약속했다. 두 사람은 7월 초에 열린 최강몬스터즈와 성균관대학교의 경기도 관람했을 정도로 '최강야구'의 찐 팬이었다.

A씨는 예매를 위해 정시에 티켓 예매 사이트에 접속했지만 이미 티켓은 매진이었다. A씨는 '최강야구'의 뜨거운 인기를 이미 알고 있었기에, 예매 사이트를 통한 티켓 예매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X(옛 트위터)에서 양도 티켓을 찾았다. 아쉬워하는 딸의 얼굴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17만 원인 클럽석 2연석을 23만 원에 양도한다는 글을 발견했다. 판매자에게 약속한 금액을 송금했지만, 입금이 확인된 것을 확인한 판매자는 곧장 X 계정을 비활성화시켰다. 온라인 거래 사기를 당한 것이다.

'최강야구' 티켓 거래 사기 피해는 A씨만 당한 것이 아니다. SNS X에는 A씨와 비슷하게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사기 계좌를 공유하고 있는데, 명의도 계좌번호도 모두 다르다.

은퇴한 선수들의 식지 않은 투혼을 보고 싶었던 것이 잘못이었을까. 금전적 피해를 보는 애청자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제작진은 외면하고 있다.

▲'최강야구' 직관 일정 공개(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최강야구' 직관 일정 공개(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최강야구'는 27일 고척돔에서 최강몬스터즈와 U-18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진행한다. 올해 네 번째 '직관데이'이며, 프로그램 론칭 후 여섯 번째 직관 경기다.

'최강야구'의 뜨거운 인기는 직관데이를 향한 관심에서 짐작할 수 있다. 여섯 번의 직관 경기 모두 티켓 예매가 시작됨과 동시에 매진됐다. 오는 27일 열리는 경기를 포함하면, 누적 관객 약 10만 9000명이 '최강야구'의 경기를 예매했다.

그런데 실제로 직관데이 방송을 보면, 좌석 곳곳 빈자리가 발견된다. 대다수 빈 좌석들은 암표의 영향으로 보인다. 암표상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 티켓을 쓸어가는 바람에 정작 최강몬스터즈의 경기를 보고 싶은 팬들은 야구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강야구' 성균관대학교와 직관 경기 방송 화면. 고척돔 3~4층 빈자리가 군데군데 보인다.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최강야구' 성균관대학교와 직관 경기 방송 화면. 고척돔 3~4층 빈자리가 군데군데 보인다.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그런데 이러한 사태는 직관데이 때마다 벌어지고 있다. 오는 27일 열리는 경기 역시 온라인에서 암표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한 티켓 거래 플랫폼 거래소에는 최소 2배, 최대 10배 비싼 가격으로 '최강야구' 티켓을 판매하겠다고 올려놓은 판매자들이 즐비하다.

웃돈을 받고 파는 건 그나마 양반이다. '최강야구' 직관 경기를 가고 싶어하는 애청자들의 마음을 악용해 이들의 돈을 편취하는 온라인 티켓 거래 사기가 직관데이 때마다 벌어지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직관은 암표 거래상을 위한 경기", "50만 원짜리 야구 티켓, 이게 맞는 겁니까?", "티켓팔이들이 넘쳐납니다" 등 직관 경기 암표와 관련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강야구' 제작진은 이러한 시청자들의 불만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최강야구' 53회의 한 장면. 이날 직관 경기는 매진이었지만 클럽석, 테이블석에 빈자리가 보인다.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최강야구' 53회의 한 장면. 이날 직관 경기는 매진이었지만 클럽석, 테이블석에 빈자리가 보인다.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

이러한 내용에 대해 '최강야구' 장시원 PD의 입장을 직접 듣고자 했으나 홍보대행사 측은 "직관 경기 준비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암표 거래를 막는 것은 제작사 측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제작진 측에선 어떤 입장인지 밝히기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제작진은 경기 운영에만 관여할 뿐, 티켓 예매와 관련된 부분은 방송사 측에서 담당하고 있다"라고 책임을 미뤘다.

방송사 측은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JTBC 관계자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부정한 방법으로 티켓을 예매한 사람을 찾기 위해선 모든 입장 관객의 표를 검표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힘들다"라며 "티켓을 예매할 때 3단계에 걸쳐 본인 인증을 하고 있다. 현재로썬 이것이 제일 나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 "본인 인증을 좀 더 높은 수준으로 하기 위해선 관객의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그런데 정식 스포츠 경기도 아닌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방송사가 관객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덧붙였다.

▲아이유 콘서트 포스터(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아이유 콘서트 포스터(사진제공=EDAM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이러한 부정한 방법의 티켓 구매나 거래 사기 등을 줄이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가요계는 대형가수 등의 공연 때마다 암표와 부정 티켓 예매 등으로 골머리를 썩었으나 아티스트와 제작사의 적극적인 해결 노력으로 이 같은 문제를 점점 줄여나가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암표 판매, 티켓 거래 사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실명 인증 후 티켓 구매, 티켓 수령 전 신분증 검사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잠실 주경기장에서 이틀 동안 약 13만 관객을 모은 아이유의 콘서트는 암표 근절을 위한 특별한 노력을 했다.

아이유의 소속사 측은 암표 거래를 제보한 사람에게 공연 티켓을 증정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예매하거나 프리미엄 티켓 거래 사이트 및 개인 SNS에서 매매된 티켓을 모두 부정 티켓 거래로 간주하고, 부정 티켓 거래의 증거가 정확히 확인되는 경우 공연 미예매 자에게는 공연 티켓을, 공연 예매자의 경우는 콘서트 MD 상품을 증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이유뿐만이 아니다. KBS는 오는 9월 9일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무료 콘서트 'ㅇㅁㄷ 지오디(god)'를 진행한다. 이 공연 역시 '최강야구'와 똑같은 예매 사이트에서 진행했고, 예매 시작 3분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ㅇㅁㄷ지오디' 2차 포스터(사진제공=KBS)
▲'ㅇㅁㄷ지오디' 2차 포스터(사진제공=KBS)

예매 직후 KBS는 "무료 공연의 취지를 무색게 하는 고액의 암표 거래 등 부정 티켓 거래와 관련하여 강력한 제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 판매처가 아닌 프리미엄 티켓 거래 사이트, 개인 SNS 등에서 부정 티켓 거래가 확인되는 경우 티켓 정보 확인 후 해당 좌석 예매 취소, 예매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또 부정 티켓 거래에 대한 제보를 받는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제재 조치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야구는 단 하나의 공으로도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스포츠다. 은퇴한 야구 선수들의 경기에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것을, '최강야구'에서 프로 구단에 진출하는 선수가 탄생하는 것을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현역을 떠난 선수들의 팀과 고등학교, 대학교 야구팀과의 경기를 보려고 시청자들이 고척돔을 가득 메울 것이라고 그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이렇게 사랑받는 프로그램이 암표 때문에 무너지는 것도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최강야구' 제작진이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한다면, 건강한 스포츠 문화를 만들고 '최강야구'가 좀 더 롱런하길 원한다면, 더 이상의 무책임한 방관은 없어야 할 것이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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