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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유 교수가 전하는 슬기로운 전세 생활(이슈픽쌤과함께)

[비즈엔터 홍지훈 기자]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 도시공학자 김진유 교수와 함께 슬기로운 전세 생활을 알아본다.

3일 방송되는 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내 집 마련의 주거 사다리, 전세가 뭐길래'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김진유 교수는 전세가 대중들에게 크고 넓은 영향을 미치는 보편적인 주거 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2020년 기준 주택 점유 비율을 보면 전체 인구의 16%, 가구 수로는 약 320만 가구가 전세로 거주 중인데, 전세와 월세의 혼합인 이른바 ‘반월세’까지 합치면 그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또한 전세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거 사다리‘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데, 매달 일정 금액을 지출하는 월세를 살다가 돈을 조금 모아서 보증부 월세로 이동하고, 돈이 더 모이면 전세로 옮기고 그 후에 전세금과 그동안 저축한 돈과 대출을 합쳐서 내 집 마련을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국의 주택 시장에서 전세는 내 집 마련으로 가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전세가는 실수요를 반영하는 척도로, 전세가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전체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김 교수는 메소포타미아의 고대 도시 누지에서 발견된 점토판에 기록된 전세와, 현재의 전세 계약 내용과 비슷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 나폴레옹 법전의 사례를 소개했다. 현재 한국을 제외하고 전세 제도가 남아 있는 곳은 인도 일부 지역과 남미 등 금융제도가 상대적으로 덜 발달된 곳인데, 이와 달리 OECD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전세가 발전된 데에는 한국인 고유의 창조성과 적응력이 영향을 주었으리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한국 전세의 기원은 많은 학자들이 고려의 전당(典當) 제도에서 시작됐다고 보는데, 전당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당포와 비슷하게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리는 것이다. 『조선왕조실록』 세종 6년 기록에는 “전택을 전당하고 팔아서 그 재물을 갚게 된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후 1876년 강화도조약 이후로 부산과 인천 같은 개항지에 인구가 대거 유입되면서 현재의 전세 형태가 발전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전세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산돼 보편적 주거 형태로 자리잡게 된 것은 1970년대에 들어서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3저 호황으로 주식과 부동산 투자가 성행했고, 좋은 집에 살고 싶은 욕망이 더 커지기 시작한다. 80년대 말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자 노태우 정부는 ’주택 200만 호‘ 건설을 발표했고, 일산과 분당 등에서 신도시 건설이 시작됐다.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그러나 아파트 공급이 늘어나면 집값과 전세, 월세가도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많은 국민들이 집 구매를 미루고 분양권 획득을 위해 전세살이를 택하면서 전세 수요가 폭발하게 되었고 전셋값이 폭등한다. 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전셋값 폭등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게 된다.

이후 전셋값이 폭등하고, 정부대책이 때로는 역효과를 내는 양상이 계속 반복됐는데, 한 예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전세 자금 대출 보증 한도를 높이고, 대출 조건을 완화하면서 전세 자금 대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전세 자금 대출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불안 요소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로 전세 자금 대출을 지렛대로 삼아서 주택을 구입하는 일명 ’무자본 갭투자‘가 등장한 것이다. 전세 보증금의 대부분을 대출로 마련하는 사례가 급증하게 되면서 복합적인 문제들이 생기게 되었다. 김 교수는 부동산 전문가인 본인도 전세를 살면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고 해, 패널들이 놀라기도 했다.

최근 전세 사기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부동산 시장 자금 유입이 증가하면서 매매가, 전세가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폭등했다가 급락하게 된 배경이 있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대표적인 전세 사기 수법 중 2023년 9월 수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의 경우 한 건물 내 세대를 5, 10세대로 쪼개서 대출한 뒤 하나의 건물에 공동담보를 나눠 잡아, 대출이 적은 것처럼 속여서 사기 행각을 벌인 일명 ’쪼개기 대출‘ 사례다. 또한 매매가가 정확하지 않은 신축 빌라의 특징을 이용, 시세보다 높게 매매가를 속인 후에 고액의 전세금을 받고 형식상 집주인, 중개사와 수익을 나눠 갖는 신종 사기 수법인 ’기획 파산‘ 또한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방법과 금액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전세 사기 문제가 반복된 데에는 제도적 특수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세는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사금융 거래라고 볼 수 있는데, 세입자가 집주인의 지불 능력만을 믿고 거금을 맡기는 것이기에 위험성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전세는 주거 사다리의 중요한 발판보다는 안정적인 주거를 위협받을 수 있는 제도로 전락하면서 장점이 약화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오랜 시간 자리 잡아온 전세 제도가 사라지기는 쉽지 않기에 전세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등기부등본 보는 방법, 중개사 고르는 방법 등 전세 사기 수법에 당하지 않는 꿀팁들을 공개했다.

마지막으로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들, 아이들을 위해 부동산 투자 방법보다는 부동산 제도와 관련된 기초 지식 교육이 필요한 현실이라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끝마쳤다.

홍지훈 기자 hjh@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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