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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TV-ON②] 흥행 주도권 빼앗긴 MBC, 월화극 50부작과 잠시만 안녕

[비즈엔터 서현진 기자]

▲몬스터(MBC)
▲몬스터(MBC)

흥행 주도권을 빼앗긴 MBC가 칼날을 갈았다. 그동안 감각적인 드라마를 배출한 MBC는 한 때 트렌디한 작품의 선두주자였다. 하지만 개성 넘치는 장르물들을 흥행시키고, 시즌제 드라마를 정착시키는 등 실험적인 시도에 주저하지 않은 케이블채널 tvN의 선전에 매력이 반감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tvN은 톱 배우들의 유입에 더해 대세 스타들의 발굴까지 해내며 올해도 화제성을 주도해왔다. 시청률로만 판단할 수 없는 흥행 기준과 데이터 분석 자료 등이 활발한 요즘, 대중이 실감하는 인기를 담은 화제성 지수 1위에 MBC 드라마의 영향력이 미미했다.

흥행 주도에서 밀린 MBC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황금시간대인 월화 밤 10시에 호흡이 긴 50부작 드라마를 편성해왔지만, 배우 최지우, 주진모 주연의 미니시리즈 ‘캐리어를 끄는 여자’로 반등을 노린다.

KBS가 정통사극에 강한 드라마라면 MBC는 역사적 사실과 픽션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현실감과 극적인 재미까지 챙겼다. 무게감만 지닌 사극이 아닌, 로맨스와 퓨전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젊은 층까지 포용할 수 있기에 황금시간대 이 같은 드라마는 나름의 경쟁력을 지녔다. 또 사극의 특성상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돕는 에피소드가 많은 만큼 50부작의 길이는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적절했다.

▲화정(MBC)
▲화정(MBC)

'마의', '구가의 서', '불의 여신 정이', '기황후', '빛나거나 미치거나', '화정'에 이르기까지 그간 월화극 시간대에 사극 드라마가 주로 선보여진 이유다.

하지만 월화극으로 대형 사극을 즐겨 편성했지만 MBC는 사극 대신 50부작 현대물을 내놓으며 장르적 변화도 꾀했다. ‘화려한 유혹’에 이어 총 50부작인 현대물 ‘몬스터’가 그렇다. 성유리 강지환 주연의 이 드라마는 현재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복수를 계획하며 이야기의 전개를 흥미롭게 끌어가고 있지만, 아쉽게도 한방은 없다. 마니아의 지지로 두 자릿수 시청률과 동시간대 2위의 성적으로 매회를 이어가는 상황. 50부작 드라마로 선보여져야 할 특별한 이유를 극에 불어넣지 못하고 있다. ‘복수’를 소재로 타이트한 전개가 필요하지만, 방송 분량에 맞추기 위해 복수극의 긴장감과 흐름이 끊어질 때가 있다. 이러한 복수극의 강점을 발휘하지 못해 오히려 아쉽다는 목소리가 높다.

MBC는 편성의 차별화를 통해 다양한 층의 섭렵과 흥행을 노렸지만, 몇 개의 작품이 선보여질 동안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이에 MBC는 하반기 월화드라마에 그동안 50부작의 장편극을 선보였던 관행을 깨고, ‘캐리어를 끄는 여자’를 시작으로 젊은 감성의 미니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을 편성했다.

한 방송관계자는 비즈엔터에 “요즘은 50부작을 끌고 가는 게 모험이 될 수 있다. 앞부분을 놓치면 맥락을 이해하기 버거워 시청의 부담이 생긴다. 주말드라마는 좀 더 단순한 구성과 스토리 라인을 차용해 몇 주 건너도 쉽게 따라가지만, 흐름을 중요시하는 평일 드라마는 감정선을 따라가며 얻는 재미가 크다. 또 요즘은 묵직한 주제보다, 밝고 개성 있는 로맨스 작품들이 더 인기를 끌고 있는 추세다. 대중의 큰 호응을 얻는 로코물이나, 장르물은 스토리상 50부작으로 이어가는 것에 한계가 있다”며 MBC의 긴 호흡 드라마가 줄어드는 추세에 대해 말했다.

월화드라마의 50부작 관행을 깬 ‘몬스터’ 후속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는 ‘로열 패밀리’, ‘갑동이’등을 집필한 권음미 작가가 극본을 맡고, ‘황금 무지개’, ‘달콤살벌 패밀리’ 등을 연출한 MBC 강대선 PD가 연출을 맡을 예정이다.

MBC 관계자는 “매력적인 여성이 꿈과 사랑을 찾아가는 ‘법정 로맨스’ 드라마이다. 재판정이 중심이 된 딱딱한 법정드라마가 아니다. 법조계 주변을 배경으로 한 따뜻하고 감성적인 로맨스로 이어지며 이야기가 전개될 예정”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지상파는 케이블 드라마의 선전 속에서 체면을 살릴 인기작을 탄생시켰다. SBS는 수목드라마 ‘닥터스’로, KBS는 ‘태양의 후예’를 통해 자존심을 세웠다. 그러나 MBC는 올해 잠잠하다. 그나마 이종석 한효주 주연의 수목드라마 ‘W'가 입소문을 타며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동안 부진해온 월화극은 변화된 편성으로 부활 기회를 얻을지가 관건이다.

서현진 기자 sss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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