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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이 만드는 태연의 길

[비즈엔터 김지혜 기자]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몇 팀인지 헤아릴 수도 없는 아이돌 홍수 속, 꽤 많은 멤버들이 솔로 활동을 펼친다. 아이덴티티 구축을 위해, 또는 가능성을 보여주려고, 아니 실은 각자도생 때문에. 이유야 어찌됐건, 공중(公衆)의 이어폰 속에서 그 모든 솔로 아이돌들의 음악이 흘러나오진 않는다. 그런 면에서 태연은 아이돌이 개척할 수 있는 활로의 정점에 서있다.

2007년 8월, 소녀시대는 반짝거리는 눈망울로 힘찬 발차기를 하며 가요계에 등장했다. 반짝 반짝 눈이 부신다며 사랑을 고백했고, 소원을 말해보라며 대중을 사로잡았다. 그 가운데서 태연은 작은 체구와 리더라는 반전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사람들은 태연이 제 8회 ‘SM청소년베스트선발대회’ 노래짱 대상 출신이라는 것보다 강아지를 연상시키는 귀여운 외모의 소유자라는 것에 더 환호했다.

태연이 자신의 이미지를 바꿔나가기 시작한 건 OST를 통해서다. 소녀시대 리드 보컬인 태연은 데뷔한지 일 년이 채 되지 않아 드라마 OST를 통해 솔로 곡을 내놓았다. 태연의 첫 솔로 곡인 ‘만약에’(KBS2 ‘쾌도 홍길동’ OST)는 드라마보다 더 인기가 높았다. 서정적이면서도 어렵지 않은 멜로디는 금방 인기를 끌었고, 태연의 깨끗한 음색과 직선적인 창법 또한 주목받기 시작했다. 태연의 오리지널리티가 담긴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외모에 가려져 있던 실력을 알아보기에는 충분했다.

태연은 ‘만약에’를 기점으로 감성 발라더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구축했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소녀시대와는 또 다른 길이었다. 끼를 발산하거나 멋들어진 춤사위를 보여주지 않아도 대중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봤다. 태연은 지속적으로 OST 활동에 참여했고 노래는 내기만 하면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그러는 사이 ‘솔로 태연’에 대한 믿음은 자연스럽게 단단해졌다. 태연은 ‘아이돌’과 ‘발라더’ 두 갈래 길을 동시에 걸으며 팬덤과 대중성 모두를 획득했다.

▲가수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가수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지난 2015년, 태연은 데뷔 8년 만에 그룹명이나 드라마 제목 대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음반을 발매했다. 태연의 첫 번째 솔로 미니 앨범 ‘아이(I)’는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듯 그의 자전적 이야기다. 화려한 퍼포먼스의 소녀시대와는 완전히 달랐다. 차분하고 서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OST 발라드와도 거리가 멀었다. 밝은 모던 팝에 록 사운드가 가미된 ‘아이’를 부르는 태연은 대중과 팬들이 생각할 수 있는 모습 그 이상이었다. 태연은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그러나 제일 보여주고 싶었던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펼치면서 독자적인 아이텐티티를 구축했다.

그리고 첫 번째 정규 앨범 ‘마이 보이스(My Voice)’의 탄생. 소녀시대를 벗어난 지점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낸 태연은 ‘나의 목소리’라는 틀 아래 얼터너티브(Alternative) 팝, 트로피컬 하우스, 일렉트릭, 어반(Urban) R&B, 어쿠스틱, 스윙 등 다양한 장르를 하나로 묶어냈다. ‘아이돌 스럽다’ 느껴지는 독특한 콘셉추얼 없이 음악만으로 다채로운 변주를 이뤄냈다. 이런 노래도 소화하는 태연이라니, 이런 음악도 좋아하는 태연이라니. 대중은 더욱 열광했고, 팬덤은 더욱 견고해졌다.

태연은 솔로 콘서트로 행보에 정점을 찍었다. 아이돌 솔로로서의 독보적 위치를 점했나 싶더니 이번엔 디바로 변신해 넓은 공연장을 혼자서 채워냈다. 태연은 지난해 7월 열린 첫 단독 콘서트에서 “혼자 이 넓은 무대를 채우려니 생각이 많아진다”고 걱정했지만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2일, 다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다양한 음악적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콘서트 타이틀을 ‘페르소나(PERSONA)’라고 지었다. 모두의 믿음은 태연의 자신감으로 변모해 있었다.

태연의 다음 행보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태연의 다음 행보를 좋아하지 않을 깜냥이 되는 사람 역시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아이돌로의 소녀시대, 그 밖에 서있는 뮤지션으로서의 태연. 넓고도 깊은 아티스트의 탄생이다.

김지혜 기자 jidori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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