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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트와이스의 변신 혹은 균열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트와이스(이투데이DB)
▲트와이스(이투데이DB)

걸그룹 트와이스의 정연은 지난 15일 열린 네 번째 미니음반 ‘시그널(Singal)’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녹음 당시 박진영 프로듀서로부터 ‘애교를 많이 부려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멤버들은 초능력자로 분하지만 다들 어설프다. 최면술사 미나는 자기가 부린 최면에 자기가 빠져들고, 괴력을 가진 쯔위는 실수로 좋아하는 상대를 날려 버린다.

애교 섞인 노래와 안무, 어딘가 모르게 어설프고 부족하지만 의욕 넘치는 모습은 ‘발랄하고 귀여운 소녀’라는 트와이스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강화한다. 무대 위의 트와이스와 사랑을 기다리는 가사 속 소녀의 이미지는 이 같은 전략을 통해 밀착한다. 데뷔한지 만 2년을 채우기도 전에 트와이스가 자신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각인시킬 수 있었던 비결이 여기에 있다.

신곡 ‘시그널’ 또한 마찬가지다. 노래는 그동안 이어져 왔던 밝고 순수한 소녀의 세계를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너에게 보낸 호감의 신호를 네가 알아주길 바란다는 ‘시그널’의 내러티브는 내 마음을 몰라주는 네가 너무하다는 ‘TT’나 내 마음이 열리게 두드려달라는 ‘낙낙(Knock Knock)’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트와이스는 ‘좋아하는 마음은 열렬하지만 접근에 있어서는 순진무구한’ 소녀의 모습을 그린다.

‘하트춤’, ‘찌릿찌릿 춤’ 등 율동에 가까운 포인트 안무 역시 전작의 히트공식의 연장선상에 있다. 특히나 손과 팔을 이용해 네 개의 하트를 그리는 동작은 “샤샤샤”나 “너무해” 열풍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이나 인터뷰에서 하트 안무를 시연하면서 애교를 보여줄 트와이스의 모습이 어렵지 않게 떠오른다.

▲그룹 트와이스 네 번째 미니 앨범 '시그널' 이미지(사진=JYP엔터테인먼트)
▲그룹 트와이스 네 번째 미니 앨범 '시그널' 이미지(사진=JYP엔터테인먼트)

그렇다고 해서 트와이스가 앞선 전략들을 똑같이 답습한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그널’은 변화에 무게를 뒀다는 것이 멤버들의 전언이다. 실제 발랄함을 최전방에 내세운 전작들과 달리 ‘시그널’은 묵직한 808 베이스 비트를 도입했고, 포인트 동작 몇 가지를 제외하면 안무는 예전보다 격하고 빨라졌다.

프로듀서 박진영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초반 등장하는 모모와 미나의 랩은 과거 지오디의 그것을 듣는 것 같고, 곡이 진행되는 내내 이어지는 “사인을 보내. 시그널 보내”라는 후크나 나연과 지효가 부르는 후렴구 멜로디는 미쓰에이의 노래에 들어가도 이질감 없을 정도로 박진영의 색깔을 잘 보여준다.

그러니까 ‘시그널’은 트와이스의 히트 공식과 변화에 대한 의지, 그리고 박진영이 걸그룹에게 입혀온 색깔의 콜라주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가장 큰 숙제는 각각의 요소들이 잘 섞어 하나의 덩어리를 이루게 만드는 것일 텐데, 여기에서 균열이 발생한다. 파워풀한 안무에서 귀여운 포인트 안무로의 급속한 태세 전환은 다소 급격하게 느껴지고, 박진영 특유의 그루브한 멜로디와 후크성 강한 후렴구의 연결은 어색하게 들린다.

‘시그널’은 트와이스가 처음으로 변화를 시도한 노래이자 일본 정식 데뷔 전 마지막으로 발표하는 곡이다. 노래의 성공 여하는 그래서 더욱 중하다. 지난 일주일 동안의 음원 순위는 전작에 비해 낮다. 어쩌면 방송 활동을 통해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고 싶다면 보다 촘촘한 얼개가 필요하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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