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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의 칸시네마] ‘옥자’ ‘그 후’ 수상? 중요한 건 평점이 아니라 심사위원 취향

[비즈엔터 =칸(프랑스)정시우 기자]

12일간 열린 축제의 마지막 날이다. 이제 남은 건, 칸의 선택. 어떤 영화들이 울고 웃을까.

제70회 칸 영화제 폐막식이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28일 오후 7시 15분(현지시간) 열리는 가운데, 수상의 영광이 돌아갈 작품을 두고 여러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수상여부를 위해 가장 많이 호출되는 것은 칸영화제 공식 데일리를 발간하는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평점이다. 모든 경쟁작이 공개된 현재,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영화는 3.2점을 기록한 안드레이 즈비아진세프 감독의 ‘러블리스’, 반면 최하점은 자크 드와이옹 ‘로댕’으로 0.8을 기록했다.

국내 관객들이 가장 궁금해 할 봉준호의 ‘옥자’와 홍상수의 ‘그 후’는 각각 2.3점과 2.5점을 받았다. 평균에서 살짝 웃도는 숫자다.

#수상과 평점의 헐거운 관계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칸영화제가 보여준 행보를 보면 수상과 평점의 관계는 상당히 헐겁다. 지난해 결과만 봐도 이는 어렵지 않게 감지된다. 당시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꼽혔던 마렌 아데의 ‘토니 에드만’이 무관에 그치고, 켄 로치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가 황금종려상을 받는 반전이 있었다. 영화제 기간 내내 혹평 폭격을 받았던 자비에 돌란의 ‘단지 세상의 끝’이 심사위원 대상을 받을 때에는 이를 지켜보는 기자석에서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평점’이 아니라면, 수상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무엇일까. ‘심시위원’들이다. 흥미롭게도 올해 심사위원 자리에 앉은 박찬욱 감독은 이러한 분위기의 수혜자이기도 한데, 그가 ‘올드보이’로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을 당시 심사위원장은 쿠엔틴 타란티노였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취향이 ‘올드보이’ 수상에 결정적 역할을 미친 것은 이미 유명한 일화로, 이번 영화제 역시 심사위원들의 취향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결과를 가를 전망이다.

참고로 올해 심사위원장은 ‘그녀에게’ ‘나쁜교육’ 등에서 화려한 미장센을 선보여 온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다. 이 밖에 독일 감독 마렌 아데, 미국 배우 제시카 차스테인, 중국 배우 판빙빙, 프랑스 배우 아네스 자우이, 미국 배우 윌 스미스, 이탈리아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아레와 한국 박찬욱 감독까지 총 9명이 심사위원으로 포진해 있다.

앞서 논란이 됐던 “인터넷용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는 것은 모순”이라는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옥자’를 겨냥한 발언이 오역 해프닝임이 밝혀지면서 ‘옥자’를 향한 수상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개막 전부터 초청 자격 잡음 등에 시달리며 영화제 최고 문제작으로 떠오른 ‘옥자’가 수상할 경우, 또 한 번의 거대한 갑론을박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칸국제영화제가 변화하는 시대를 적극 수용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칸 패밀리를 챙겨라?

홍상수 감독의 ‘그 후’는 여러모로 흥미롭다. 올해 홍상수 감독은 ‘그 후’ 외에도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클레어의 카메라’까지 두 작품으로 칸의 부름을 받았다. 한 감독의 영화가 두 개나 초청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이러한 배경에는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홍상수 감독은 칸영화제가 발굴한 ‘칸 패밀리’ 중 한명. 칸영화제에 여러 차례 부름을 받은 감독들을 ‘칸 패밀리’라 칭하는데, 칸은 자신들이 키운 감독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런 홍상수 감독이 지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주요 상을 수상하자, ‘칸이 남 좋은 일만 시킨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던 상황. 물론 어디까지나 추측에 기반해서 나오는 말들이긴 하나, 또 모를 일이다. 칸이 ‘이젠 줄 때가 됐다’고 여길지도. 말했듯 수상을 결정짓는 건 취향, 즉 절대적 평가가 아니라 감정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이다.

칸의 마지막 날, 반전이 일어날까. 아니면 영화제 기간 동안 호평을 받은 작품에게 수상의 기쁨이 돌아갈까. 심사위원들의 판단이 그 어느때보다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칸(프랑스)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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