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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콘] 슈퍼주니어와 엘프의 13년, 함께 만드는 멜로디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그룹 슈퍼주니어(사진=SM엔터테인먼트)
▲그룹 슈퍼주니어(사진=SM엔터테인먼트)

“남자는 30대부터 가장 멋지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30대 남자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은 ‘블랙슈트’”라고 말한 그룹 슈퍼주니어의 리더 이특은 그러나 17일 오후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주니어 브랜드 콘서트 ‘슈퍼쇼7’에서 빨간색 ‘쫄쫄이’를 입고 ‘슈퍼레인저’로 분했다. 그와 동갑내기 친구인 희철은 분홍색 쫄쫄이를 입고 춤을 췄다. “슈퍼레인저가 모이면 지구를 지킬 수 있다”며 객석을 바라보는 눈빛이 사뭇 진지했다.

‘슈퍼레인저’로 변신한 일곱 명의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이동 무대를 내달리며 트로트 유닛 슈퍼주니어T의 노래 ‘로꾸꺼’를 불렀다. 산타클로스가 된 신동은 객석 여기저기에 초콜릿을 뿌렸다. 동해는 희철의 뒤에서 그에게 장난을 걸기도 했다. “지구는 신동 로봇이 지킨다!” 마지막까지 왁자지껄했던 무대가 끝나고 일곱 멤버가 퇴장하자마자 밴드는 악기를 부스러뜨릴 기세로 연주를 시작했다. 연주는 슈퍼주니어의 ‘트윈스(Twins)’로 이어졌다.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난 슈퍼주니어는 흡사 다스베이더 같은 모습이었다. 슈퍼주니어이기에 보여줄 수 있는 레퍼토리였다.

2년 만에 열린 슈퍼주니어의 브랜드 콘서트 ‘슈퍼쇼7’는 팬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데에 충실했다. 이특은 이번 공연을 ‘파티’에 빗대 표현했다.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순식간에 파티에 초대된 ‘공주님’이 됐다. “저희 일곱 왕자가 공주님들께 정식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어느 때보다 멋진 왕자님들인 것 같은데요.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우린 슈퍼주니, 어에요!” 익숙한 대답이 객석에서 터져 나왔다. “우린, 엘프에요!”

▲그룹 슈퍼주니어(사진=SM엔터테인먼트)
▲그룹 슈퍼주니어(사진=SM엔터테인먼트)

지난달 발매한 정규 8집 ‘블랙슈트(Black Suit)’로 공연의 포문을 연 슈퍼주니어는 ‘신 스틸러’ ‘마마티카’를 연달아 부르며 초장부터 공연 분위기를 달궜다. 무대를 마친 이특은 “남자는 셔츠를 입었을 때 멋지다”면서 재킷을 벗어 던졌다. 뜨거운 함성. 뒤를 이어 시원 역시 시원 하게 재킷을 벗었다. 땀에 흠뻑 젖은 뒤태. 관객들의 함성이 한 옥타브 높아졌다. 시원은 망설임 없이 척척 소매를 걷었다. 환성을 내지르던 팬들은 이제 손으로 입을 틀어막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에서는 MR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던 슈퍼주니어는 이번 ‘슈퍼쇼7’에서 ‘슈퍼 밴드’를 꾸려 생생한 연주를 들려줬다. 음악감독 켄지를 비롯해 기타리스트 홍준호, 드러머 이상민, 퍼커셔니스트 조재범 등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공연 시장이 특수를 이루는 연말에는 가수보다 바쁘다는 연주자들이다. 이특은 “모니터를 해보니 음악이 귀에 쏙쏙 잘 들린다는 반응이 있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앞서 반려견 논란으로 정규 8집 활동에 불참했던 시원은 이번 공연을 통해 다시 팬들 앞에 섰다. 멤버들이 거침없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울 때에도 즐겁게 웃는 것 외에는 말을 아끼던 그는 희철과 신동, 은혁의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 무대가 시작되기에 앞서 DJ 쇼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맞았다. 관객들은 시원의 얼굴이 화면에 잡힐 때마다 커다란 비명을 쏟아냈다. 시원은 이날 일본 팬클럽을 통해 한정 발매된 자신의 자작곡 ‘온 앤 온(On and On)’의 무대를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그룹 슈퍼주니어(사진=SM엔터테인먼트)
▲그룹 슈퍼주니어(사진=SM엔터테인먼트)

‘쏘리 쏘리(Sorry Sorry)’ ‘미인아’ ‘미스터 심플(Mr. Simple)’ 등의 히트곡을 제외하면 ‘예뻐보여’ ‘디스 이즈 러브(This Is Love)’ ‘별이 뜬다’ ‘투 매니 뷰티풀 걸즈(Too Many Beautiful Girls)’ ‘아이 두(I Do)’ 등 사랑을 속삭이는 내용의 노래가 대거 선곡됐다. 흡사 그것이 올해 유난히 속앓이가 잦았을 엘프에게 보내는 사과와 위로처럼 들렸다.

이특은 이날 ‘아이 두’ 무대에 앞서 자필 편지를 낭독하며 지난 13년을 회고했다. “한 번도 멤버들 이름을 다 불러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멤버들의 이름을 호명했다. 팀을 떠난 한경과 자숙 중인 강인, 팬들과 갈등으로 활동에 불참한 성민의 이름도 불렀다. 손이 바르르 떨리고 눈물이 흘렀다. 급기야 이특은 두 눈을 가리고 흐느껴 울었다. 곧 이어 시작되는 노래. 동해와 신동, 은혁과 희철, 예성과 시원이 차례로 나타나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관객으로 자리한 규현은 두 팔을 넓게 벌려 커다란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거기 그렇게, 슈퍼주니어가 있었다.

약 네 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에서 슈퍼주니어는, 그리고 관객들은 지난 13년 동안 어떻게 서로를 지켜왔는지 보여주는 것 같았다. 달콤하고 간지럽게 이어지던 러브송의 모든 가사가 슈퍼주니어가 팬들에게 보내는 연서처럼 느껴졌다. “그래 넌 이제 눈이 부신 나의 멜로디로. 난 너와 우리의 모든 순간을 여기에 펼쳐낼 거야. 기억해. 꿈꿀 수 없는 모든 걸 다시 이뤄낼 거야.” (‘별이 뜬다’ 중)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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