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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소나무' 신경섬유종, 혹에 짓눌린 모자의 삶

[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MBN '소나무'(사진제공=MBN)
▲MBN '소나무'(사진제공=MBN)
신경섬유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모자의 이야기가 '소나무'에서 그려졌다.

6일 방송된 MBN '소나무'에서는 커다란 혹에 짓눌려 무거운 삶의 무게를 버텨내고 있는 아들 을호 씨와 자식에게 병을 물려줬다는 죄책감으로 평생을 고통 속에 사는 어머니 추자 씨, 신경섬유종 모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됐다.

옷을 입고 있어도 확연하게 보이는 커다란 혹을 달고 힘겹게 걸음을 옮기는 남자. 걸을 때마다 출렁이는 등의 혹과 그로 인해 절뚝이는 다리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8살 때부터 을호(50) 씨의 몸에서 자라기 시작한 신경섬유종은 이제 등 전체를 덮어버렸다. 어머니 추자(77) 씨는 을호 씨의 옆에서 한결같이 아들을 돌보아왔다. 하지만 추자 씨의 온몸에도 크고 작은 종양이 가득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을호 씨는 집에서조차 지팡이에 의지해 생활한다. 어릴 적에는 점처럼 작았던 종양이 커질 대로 커져 무게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릎과 허리에도 무리가 와 거동까지 힘든 상태이다. 더욱이 종양의 고름을 짜주지 않으면 이불과 옷에 피고름이 묻고 심한 냄새까지 나는 상황이다. 매일 고름을 짜는 일도 여간 고역이 아니다.

을호 씨는 눈에 보이는 종양도 심각하지만, 입안과 몸 안 장기에도 종양이 자라 수술도 여러 번 받았다. 더 이상의 치료는 쉽지 않다. 제대로 된 치료법도 없지만, 무엇보다 계속해서 자라는 종양을 감당하기엔 형편도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잠도 편히 잘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나빠져 사는 게 고통이라는 을호 씨는 목에도 종양이 자라고 있어 하루 수십 알의 약을 먹으며 겨우 버티고 있다. 병원에서 전신 마비가 올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아들 을호 씨는 등에 종양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열심히 일했다.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손가락질받는 아들을 보며 어머니 추자 씨는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다. 마흔 살이 넘으면서 추자 씨의 몸에도 종양이 자랐고, 아들에게 몹쓸 병을 물려준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크고 작은 종양이 온몸을 덮자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은 건 추자 씨도 마찬가지였다.

공장에 다니며 어떻게든 살아보려 애쓴 탓에 몇 년 전부터는 청각장애까지 갖게 됐지만, 더 아픈 아들을 보며 자신의 아픔은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 추자 씨는 매일 아들의 등을 닦아주고 고름을 짜주는 것은 물론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아들의 곁에서 온종일 손발이 되어 살아가고 있다.

기초생활 수급비를 아끼려고 매일 무료 급식소에 걸어가 도시락을 얻어오는 추자 씨는 늘어가는 약값도 걱정이지만 아들이 언젠가 수술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은 채, 그렇게라도 한푼 두푼 아껴둔다.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을호 씨이기에 한 번도 엄마를 원망하거나 미워한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어머니를 ‘곰보 아줌마’라고 부르며 수군대는 사람들을 쫓으며 어머니의 곁을 지켰다. 가혹한 운명 속에서도 살아내느라 애를 쓰는 건 자신을 꼭 닮은 아들이, 어머니가 있기 때문이라는 모자. 종양으로 인해 평생을 짓눌린 이들 모자의 삶이 언제쯤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홍선화 기자 cherry31@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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