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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희망 요리사 열세살 유라의 작은 바람

[비즈엔터 이성미 기자]

▲'동행'(사진제공=KBS 1TV)
▲'동행'(사진제공=KBS 1TV)
희망을 요리하는 열세살 유라의 작은 바람을 만나본다.

25일 방송되는 KBS1 '동행'에서는 베트남으로 떠난 엄마를 대신해 부엌을 지키는 열세살 유라의 이야기를 전한다.

◆희망을 요리하는 유라의 부엌

전라남도 강진의 시골 마을. 100년을 훌쩍 넘긴 집 툇마루에선 늘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냄새가 풍긴다. 들깻잎을 이용한 튀김과 상추로 만든 샐러드 등 정성 가득한 음식은 초등학교 6학년 유라(13세)의 솜씨다. 오래되고 낡은 부엌엔 멀쩡한 살림보다 쥐와 벌레가 더 많지만, 유라는 농사일로 바쁜 아빠와 11살 철없는 동생 기훈이를 위해 3년 전부터 꾸준히 음식을 해왔다. 텃밭에서 딴 작물들이 유라 요리의 주재료.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음식이지만 유라의 요리는 실의에 빠졌던 아빠에게 살아갈 힘을 줬고, 동생에겐 활기를 가져다주었다. 또한 음식을 만들면서 유라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고 성장해나갈 수 있게 되었다. 모르는 음식은 이웃 할머니에게 배우고, 없는 양념은 다른 것으로 대처하며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만들어가는 유라. 유라는 오늘도 희망을 요리한다

▲'동행'(사진제공=KBS 1TV)
▲'동행'(사진제공=KBS 1TV)
◆설탕국수와 깻잎튀김

여름 내내 고생한 논에서 추수를 기다리는 아빠 황의종 씨(55세)는 기쁨보다 걱정이 앞선다. 남매 얼굴 볼 새도 없이 새벽부터 나와 지었던 벼농사. 하지만 임대료를 내고 농사로 생긴 빚을 갚고 나면 올해도 본전이다. 논 주인이 부탁한 벌초를 해주면서 임대료를 줄이려고 노력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 논둑이 무너져 한숨만 나오는 상황. 힘들고 고되지만, 아빠를 위해 새참을 들고 오는 유라와 기훈이를 보면 없던 기운도 솟아난다. 3년 전 아내가 베트남으로 떠나고 의종 씨는 긴 시간 술에 의지하며 살았다. 농사일이며 아이들 돌보는 것이며 모든 게 귀찮고 힘겨웠던 시절. 딸 유라는 매끼 따뜻한 밥을 지어 아빠를 일어나게 했다. 백 마디 말보다 더 귀한 위로와 용기를 주었던 유라의 밥상. 엄마 없는 고됨을 티 내지 않고 밝게 웃는 유라를 보면 아빠는 미안함이 앞선다.

◆부엌에 간직한 비밀

아빠와 유라의 보살핌 덕분에 밝고 착하게 자란 기훈이(11세). 누나가 차려준 밥상에 늘 엄지를 치켜들며 칭찬해주는 기훈이는 반찬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잘 먹어줘서 누나를 기쁘게 했다. 요즘 따라 고기 타령이 심해졌다. 식당에서 퇴근하는 엄마에겐 늘 맛있는 돼지고기 냄새가 났다며 엄마를 그리워하는 동생. 코로나19가 끝나고 베트남에 간 엄마가 돌아올 날만 기다리는 기훈이를 보면 유라는 마음이 아프다. 우연히 엿듣게 된 엄마와 아빠의 복잡한 이야기를 어린 동생에게 해줄 수 없는 유라는 오늘도 주방에서 묵묵히 엄마의 몫을 해낸다. 동생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 때문에 마음 아플 때도 많지만, 가족을 위해 요리하는 유라. 가족들이 맛있게 먹을 걸 생각하면 출몰하는 쥐와 벌레도 무섭지 않다. 열심히 만든 요리를 가족들이 잘 먹어줄 때 행복한 열세 살 유라의 부엌에선 사랑이 익어간다.

이성미 기자 smlee@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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