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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쇼미더머니5’가 한국 힙합의 현재를 증명한다고?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쇼미더머니5'(사진=Mnet)
▲'쇼미더머니5'(사진=Mnet)
“한국 힙합 신(scene)의 현재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MC 김진표가 멋들어지게 멘트와 함께 Mnet ‘쇼미더머니5’가 시작한다. 벌써 5회째를 맞는 Mnet ‘쇼미더머니’ 시리즈는 현재 한국 힙합 신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방송된 시즌 4가 ‘쇼미더극혐(극도로 혐오스럽다)’이라는 오명을 얻고 난 뒤 Mnet은 절치부심했다. 문제가 된 선정적 혹은 폭력적인 가사나, 합격 판정 번복, ‘난장판’이 된 싸이퍼 미션 등을 대폭 개선했다. 마지막 방송 한 회만을 앞둔 15일 현재까지 꽤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오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논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6회 방송을 통해 공개된 AOMG 팀의 ‘니가 알던 내가 아냐’는 에이스 후드(Ace Hood)의 ‘부가티(Bugatti)’와 비트가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명은 제작진과 AMOG 양 측 모두 없었다.

우태운과 면도의 1대 1 대결에서는 심사위원들의 편파 심사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준수한 수준의 랩을 선보인 우태운을 탈락시킨 반면, 면도는 한 차례 가사 실수가 있었음에도 합격 판정을 내린 것. 논란이 일자 심사위원들은 “약간의 가사 실수는 전혀 상관없다. 가사를 틀리더라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래퍼를 선택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우태운을 향한 심사위원들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면도가 다 밀어버리려고 나왔다”, “우태운의 다리가 왜 이렇게 매끈하냐. 면도가 밀어버린 것 아닌가” 등 조롱 섞인 멘트가 불편함을 안겼다는 의견이다.

▲'쇼미더머니5' 프로듀서들(사진=CJ E&M)
▲'쇼미더머니5' 프로듀서들(사진=CJ E&M)

언제부턴가 ‘쇼미더머니’는 국내 힙합 신에서 거대 권력이 됐다. 강력한 파급력을 가진 미디어라는 권력. 과거 “‘쇼미더머니’에는 절대 안 나간다”고 말했던 사이먼 도미닉은 이번 시즌에서 “회사를 위해”라며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한 힙합 레이블 관계자는 “래퍼에게 ‘쇼미더머니’는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면서 “몸값부터 달라진다”고 귀띔했다. ‘쇼미더머니’가 증명하겠다던 한국 힙합의 현재가 바로 이것이다. 미디어의 힘없이는 자생하기 어려운 현실 말이다.

그동안 ‘쇼미더머니’는 ‘힙합의 대중화’를 자부해왔다. 방송을 통해 실력 있는 래퍼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는 점, 경연 음원이 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는 점 등은 프로그램의 권위를 세워주는 자랑거리였다.

그러나 ‘쇼미더머니’가 가진 미디어로서의 파급력과 대중화는 구분지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 힙합 전문 웹진 리드머의 강일권 편집장은 자신의 SNS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기형적인 미디어 환경과 각종 관련 시스템이 지배하는 한국대중음악계에서, 단지 음원의 성적으로 장르와 문화의 저변 확대 및 발전을 확신하고 논하는 건 매우 얄팍하고 위험한 시선이다. 얼마나 왜곡되고 구려지든 차트에서 먹히면 장땡이라는 얘기나 다름없으니까.”

그래서 ‘쇼미더머니’는 위험하다. 다소 개선이 됐다고는 하지만 ‘쇼미더머니’가 보여주는 힙합 문화는 디스(Disrespect, 무례), 스웨그(Swag, 자아도취)를 벗어나지 못한다. 프로그램을 통해 비춰지는 래퍼들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전형적이다. ‘쇼미더머니’가 힙합 문화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주장, 나아가 힙합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주장도 이러한 맥락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다. 지금 ‘쇼미더머니’는 한국 힙합을 어디로 끌고 가고 있나.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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