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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열전①] 아이오아이, Mnet을 뛰어넘은 Mnet의 딸들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아이오아이(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아이오아이(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Mnet ‘프로듀스101’에서 최종 순위 10위로 데뷔에 성공한 임나영은 ‘스톤(stone)나영’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감정의 기복을 철저하게 숨기는 무표정함이 흡사 돌부처를 연상시킨다는 까닭에 만들어진 별명이다. ‘악마의 편집’이라 불리는 Mnet의 악마적 재능을 떠올린다면 일견 흥미로운 현상이다. ‘Mnet의 딸’이라 불리는 아이오아이 소속 멤버가 Mnet의 예상을 벗어난 지점에서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재미를 빌미로 여론을 주도하고 이를 통해 다시 흥미를 끌어내는 것은 Mnet이 오랜 기간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다져온 능력이다. 지난 4월 막을 내린 ‘프로듀스101’도 마찬가지다. 제작진은 “사실 왜곡은 없었다”는 말로 ‘악마의 편집’을 부정했지만, 천만의 말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공공연하게 표출해온 허찬미는 ‘다시 만난 세계’ 무대 당시 발생한 음 이탈로 인해 적잖게 속병을 앓았다. 그의 적나라한 음 이탈과 “소녀시대로 데뷔할 뻔 했다”는 발언이 교차 편집된 채 5번이나 반복해 송출됐기 때문이다. 허찬미는 공공의 적이 됐고 그의 탈락 여부는 공공의 관심사가 됐다. ‘프로듀스101’이, 나아가 Mnet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전략이다.

▲아이오아이(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아이오아이(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하지만 제작진의 의도를 가뿐하게 깨부수고 능글맞게 피해간 소녀들도 있다.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감정을 숨겼던 임나영이 그러하고, 전소미에게 1위를 빼앗기던 순간에 밝은 미소를 지어보이던 김세정이 그러하며, B등급으로 떨어진 뒤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털어놓았던 전소미가 그러하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미디어의 입맛에 최적화된 아이돌이 아니라 예측 불가한 지점에서 튀어 오르는 인간적인 매력이다.

‘프로듀스101’에서 촉발된 긴장과 간절함은 아이오아이와 팬들 사이에 단단한 정서적 유대를 만들었다. 유닛 그룹 결성 당시 불거졌던 일부 멤버들의 이탈은 결속을 더욱 강화시켰고 완전체 마지막 음반 ‘미스 미(Miss me)?’에서는 ‘시한부’ 운명이 유대감을 극대화했다. 소속사의 기획력이나 팀의 완성도와는 별개의 지점에서 발생한 유대다.

그리고 아이오아이는 만들어진 콘셉트가 아니라 인간적인 매력으로 팬들과의 정서적 교감을 이어간다. 편집의 위협을 벗어난 곳에서 소녀다운 활기를 마음껏 내뿜으면서 말이다. 아이오아이는 못생긴 춤으로 경연을 벌이고, 서로의 발 냄새를 폭로하는가 하면 지방간을 고백하기도 한다. ‘아이돌’이 아닌 ‘아이들’의 매력, 아이오아이는 지금 맨 얼굴의 소녀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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