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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리뷰] ‘창궐’, 비주얼만으로 할로윈 시즌 합격점

[비즈엔터 이주희 기자]

(사진=NEW)
(사진=NEW)

조선에 등장한 좀비, 한복을 입은 그들이 몸을 뒤틀며 팔다리를 꺾는 모습은 ‘창궐’(감독 김성훈)의 다크하고 기괴한 분위기를 완성시킨다. ‘창궐’이 어째서 해외 영화관계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고, 할로윈 시즌에 맞춰 전세계 19개국에서 개봉을 할 수 있었는지 설명해주는 이미지다.

‘창궐’은 좀비 소재로 한 획을 그은 ‘부산행’ 이후 새롭게 기획한 크리쳐 영화다. 좀비라는 서양의 크리쳐를 현대물을 넘어서 조선이라는 시대극으로 끌어들여 한국적인 크리쳐물을 완성시켰다는 데 의의를 가진다. 이질적인 요소로 느껴졌던 좀비가 2년 사이에 대중에게 익숙해진데다가 잘 다듬어진 CG와 특수분장 등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편하게 좀비라고 부르지만, 김성훈 감독이 창조해낸 야귀는 좀비와는 조금 다른 괴물이다. 소리에 예민하고, 저녁에만 활동하며, 불에 태워야지 사라지고, 물린 후엔 개인별로 증상 차이가 있다는 야귀의 특징은 ‘창궐’의 이야기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이런 야귀들은 이양선(서양의 배)으로부터 비롯되어 백성들을 고통에 빠뜨린다. 하지만 능력도 의지도 없는 임금 이조(김의성 분)는 백성들에게 관심이 없다. 권력을 휘두르는 병조판서 김자준(장동건 분) 역시 백성에게 관심이 없으며 새로운 왕이 되고자 할뿐이다. 그 희생양으로 세자 이영(김태우 분)이 죽자,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로 건너가 젊은 시절을 보냈던 차남 강림대군 이청(현빈 분)이 조선으로 돌아온다. 그저 형님이 부탁한 경빈(한지은 분)을 청으로 데려오기 위해 조선에 온 것뿐이지만, 이청은 우연히 야귀에게 고통을 당하는 백성들을 만나게 되면서 박 종사관(조우진 분)ㆍ덕희(이선빈 분)ㆍ대길(조달환 분)과 힘을 합쳐 야귀와 김자준과 싸우게 된다.

감독이 “단순히 재미있는 영화를 만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창궐’은 야귀의 비주얼과 현빈의 액션에 감탄하면 되는 오락영화지만, 사실 이 영화에는 현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지할 법한 대사들이 등장한다. “나라를 비뚤어지게 세우든 바르게 세우든 내 뜻이다”라고 말하는 이조는 “내가 이러려고 임금이 됐나”라고 한탄을 하고, 촛불집회를 연상하게 만드는 장면 등도 등장한다. 고위층은 직접적으로 야귀로 비유된다. 특히 왕이 앉는 단상과 어좌는 일반적으로 사극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높고 크게 그려져 왕들의 뒤틀린 욕망을 강조한다.

왕위에 집착하는 이조와 김자준의 차이점은 ‘청나라에 사대를 하느냐 마느냐’인데, 사대를 하든 하지 않든 이조와 김자준 두 사람 모두 옳지 않은 임금상으로 표현된다. 이청은 이들과 비교되는 인물로, 다소 이기적이고 철이 없는 왕자였다가 진정한 왕으로 거듭난다. 이청의 관심사는 청과의 사대 문제가 아닌 그저 백성이다.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는 임금, 김성훈 감독이 원하는 군주상이다. 다만 이러한 내용을 성장영화라는 흔한 구조로 그려냄으로써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의 흥미를 점점 떨어뜨린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극에서 제 역할을 해낸 현빈을 비롯해 서늘한 눈빛으로 제대로 된 악역을 소화해낸 장동건, 카리스마 있는 전사의 모습을 그려낸 조우진과 이선빈, 야귀로 변하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연기한 후궁 조씨 역의 서지혜 등이 열연을 펼쳤다. 악역으로 늘 강한 이미지를 남기는 이의성 역시 능력 없으면서 성격까지 고약한 왕 역할을 찰떡같이 소화해냈다.

또한 엔딩크레딧 또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야귀 역할을 해낸 수백 명의 단역들이 이름뿐만 아니라 사진과 함께 소개되는 것은 물론, 세자 이영 역으로 한 차례 촬영 후 사고를 당한 故김주혁의 이름도 볼 수 있다. 15세 관람가이며, 오는 25일 개봉한다.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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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기자 jhyma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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