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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내빈’ 국내 영화-뮤지컬계, 표준근로계약서 이행 실태 ‘저조’

[비즈엔터 이꽃들 기자]

외화내빈(外華內貧) 국내 영화계와 공연계에 표준근로계약서 이행 정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올 상반기 영화 ‘명량’이 1600만 관객을 동원하는가 하면, ‘해적:바다로 간 산적’, ‘해무’ 등 블록버스터 영화가 줄줄이 관객과 만나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영화업계 종사자들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한 수준이다. 이는 근로 조건을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하는 표준근로계약서의 턱없이 낮은 이행률에서 쉽게 확인할수 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2014년 국정감사 자료에서 잘 드러났다. 이 자료는 영화진흥위원회가 올해 8월까지 개봉 또는 개봉예정인 영화 108편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선 설문조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인데 제작사와 근로자간 계약할때 표준근로계약서의 사용률은 조사에 응한 61편 가운데 8편인 13.1%만이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해(117편 중 6편 5.1% 사용)보다는 사용률이 증가한 수치지만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다.

2013년 4월 16일 한국영화 동반성장 이행협약 부속합의 이후 주요 배급사 중 하나인 CJ 엔터테인먼트만이 지난해 8월 14일 크랭크인한 영화 ‘국제시장’ 이후 100%의 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CJ 엔터테인먼트 한응수 과장은 “노사정 이행협약시부터 최근까지 크랭크인한 총 19개 작품이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정진후 의원은 “한국영화계에서 표준계약서 사용이 본격 시행된 지 1년이 넘었으나 아직도 사용률이 기대에 못미친다”며 “표준계약서 사용은 한국영화산업의 동반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므로 정부와 영진위는 업계의 자율에만 맡겨놓지 말고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안과 사용업계에 대한 지원 방안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4일 오전 8시 16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명량'(사진=뉴시스)

열악한 사정은 공연계도 못지 않다. 지난달 1000석 규모의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상연됐던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오케스트라, 앙상블을 비롯한 주연배우에 대한 제작사 비오엠코리아 측의 임금 체불로 인해 공연 보이콧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제작사 대표는 최근 잠적해버린 상태다. 이처럼 낮은 처우는 차치하고, 투명한 계약관계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한 관계자는 공연계 표준근로계약서 실태에 대해 “공연예술 분야 표준계약서는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이기에 실제 사용을 강제하기 어렵고 사실상 실태 파악도 어렵다. 다만, 재단의 최근 내부자료에 따르면, 공연예술계 종사자의 서면계약 체결은 약 80% 수준이다. 무엇보다 표준계약서가 아닌 비표준계약서를 사용한 수치기 때문에, 그 법적 효력에 대해서도 다양한 문제점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가령, 고용주에게만 유리하고 피고용인(예술인)에게 불리한 계약서일 수도 있는 문제들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국뮤지컬협회 박진성 사업국장은 뮤지컬계 표준근로계약서 체결 실태에 대해 “최근 몇 년 전 새로운 제작사들 진입할 때 요구가 있었으나, 기존에 주요 제작사들이 구축해온 계약서에 맞춰 진행하는 업체가 대부분이며 많이 확대되지 못 했던 측면이 있다. 표준 계약서 이행률은 대략 6%대 정도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사업국장은 “누구나 다운 받아서 사용할 수 있는 표준계약서가 예술인 복지재단에 등록돼있고 수정, 보완은 계속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제작사뿐 아니라, 창작자, 스태프가 공조해 더욱 공감대를 형성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예술인복지재단 한 관계자는 “주로 구두계약을 하는 예술인들의 경우 예술활동을 했어도 임금을 못 받는 경우 빈번하다. 표준근로계약서와 같은 근거 자료 없다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표준계약서 사용은 공정한 계약문화 정착의 첫걸음이자 예술인의 권익보호를 위한 선결과제”라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꽃들 기자 flowersle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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