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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미술사학자가 전하는 뭉크의 찬란한 절규(이슈픽쌤과함께)

[비즈엔터 김세훈 기자]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 연세대 인문학연구원 이미경 미술사학자와 함께 뭉크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위안을 주고 있는지 살펴본다.

30일 방송되는 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찬란한 절규 – 뭉크가 전하는 인생 사용 설명서’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절규'를 외친 뭉크

1863년 뭉크는 5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하지만 다섯 살 나이에 결핵으로 어머니의 죽음을 경험하게 된다. 뭉크의 아버지는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종교에 의지하기 시작했고 아이들에게 악마, 죽음 같은 어두운 이야기만을 했다. 이런 아버지의 정서적 학대로 인해 넷째 라우라는 우울증과 조현병에 시달려 반평생을 정신병원에서 지내야 했고 뭉크도 이 시기부터 환각과 불안증세를 보였다. 그러던 중 뭉크가 무척 의지했던 누나 소피아는 결핵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했고 누나의 죽음을 지켜본 뭉크는 큰 충격과 죄책감을 느꼈다. 뭉크 곁에는 항상 ‘죽음’의 공포가 맴돌았고, 젊은 시절 뭉크의 자화상을 보면 우울과 불안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미경 박사는 “32살 때 그린 '뼈가 있는 자화상'은 마치 묘비석은 연상시키는 가장 우울한 자화상”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패널들에게 “요즘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그림으로 표현해 달라”는 유례없는 요청을 했고 이에 응한 패널들은 각자의 감정을 스케치북에 직접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나 탤런트 홍석천은 자아의 양면성에 대해 고민하는 듯한 그림을 그렸는데, 이미경 박사는 “뭉크 역시 그림자로 내면의 어두운 자아를 표현했다”고 설명해 패널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뭉크의 그림에는 노르웨이 오슬로의 에케베르그 언덕이 자주 등장한다. 뭉크의 대표작 '절규'에도 이 언덕과 다리가 나오는데 에케베르그 언덕에서 어머니와 누나 소피아의 장례식이 열렸기 때문. 그래서 그는 이 언덕에 오르면 가족이 생각났고 현기증과 어지럼증을 느꼈다. 뭉크는 이곳에서 자연의 절규, ‘죽음’의 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뭉크가 만난 세 여자, 폐허가 된 마음

뭉크의 인생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세 명의 여자가 있다. 3살 연상의 밀리 타울로브가 그의 첫사랑이었으나 뭉크의 사촌 형수이자 후원자의 아내여서 금지된 사랑이었다. 1892년 作 '키스'는 그녀와 방안 커튼 속에 몰래 숨어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를 사랑할수록 현실의 벽은 더욱더 높아져 갔고, 첫사랑은 짧게 끝나버렸다.

그리고 만난 뭉크의 두 번째 짝사랑 연인, 다그니. 1895년 作 '마돈나'는 다그니의 관능성을 나타낸 작품으로 붉은 후광을 머리에 두른 독특한 성모상을 표현했다. 다그니는 뭉크의 친구 프지비셰프스키와 결혼했고 뭉크는 그를 오히려 질투의 주체로 묘사한 그림을 다수 그렸다. 그러던 중 다그니를 추앙하던 한 남자가 그녀를 총으로 살해해 두 번째 사랑도 비극으로 끝이 났다.

세 번째 여인은 툴라 라르센으로 오랫동안 약혼 상태로 있었지만, 결혼에 소극적인 뭉크로 인해 툴라는 자살 자작극을 펼쳤다. 이 당시 총기 오발사로 뭉크는 왼손 중지를 잃었고 그때부터 왼손 콤플렉스가 시작됐다. 하지만 이런 비극적인 총기사고 이후 3주 만에 툴라는 뭉크의 후배 작가와 결혼했고 결국 파국으로 끝이 났다. 연이어 실패한 사랑으로 여성에 대한 분노와 불안은 심해져 갔고, 이 감정은 그의 그림에 그대로 묘사되어 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어둠 속 절규를 외치던 뭉크, 찬란한 태양을 맞이하다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 수면 장애 등 10여 가지 정신 질환에 시달렸던 뭉크. 하지만 그는 81세까지 살았고, 생을 마칠 때까지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 이렇게 힘든 인생을 뭉크는 어떻게 극복한 것일까? 뭉크 예술의 핵심 프로젝트가 된 ‘생의 프리즈’ 시리즈는 잉태부터 죽음까지, 인생의 전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유년기에 어머니의 죽음을 겪고 분리불안을 느낀 뭉크는 자신의 작품을 자식처럼 여겼고 같은 작품을 반복해서 그려나갔다. 그중 누나 소피아를 주인공으로 한 '아픈아이'를 통해 수없이 위로와 위안을 얻었다.

어두운 삶에서 절규했지만 자기 내면과 끊임없는 대화 끝에 찬란한 태양을 만난 뭉크. 80년이 지났지만,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 힘들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건네주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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