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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로그] 준케이, 타는 목마름으로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준케이 '미스터 노 러브'(사진=JYP엔터테인먼트)
▲준케이 '미스터 노 러브'(사진=JYP엔터테인먼트)

“‘복면가왕’ 출연 당시 ‘그동안 몰랐는데 준케이가 노래를 잘하는구나’라는 댓글을 보고, 내가 대중에게 어떤 입지에 놓여있는지 크게 깨달았다.” (준케이)

생각해보면, 그렇다. 준케이에 대한 단상은 대부분 ‘짐승돌’이란 별명에 기인한다. 큰 키와 근육질의 다부진 몸매, 아크로바틱 퍼포먼스. 팀 내 메인보컬인 것은 알고 있는데,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본 적은… 많지 않다. 2PM의 ‘미친 거 아니야?’, ‘우리 집’을 만든 사람이 준케이란 것은 알았지만, 그의 작법에 귀 기울여 본 적은… 거의 없다.

그동안 준케이는 ‘짐승돌’이라는 ‘이미지’로서 존재했다. 훌륭한 노래 실력에 작사, 작곡, 프로듀싱 능력까지 갖췄음에도 말이다. 스스로 느끼는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과 ‘기획된’ 아이돌 그룹이라는 외부의 인식, 이 괴리 안에서 준케이는 아마 적잖이 목말랐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더욱 깊이 파고들었다. 준케이스럽게, 더욱 준케이스럽게.

물론 이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준케이의 솔로 음반 프로젝트가 가동된 것은 지난해 11월의 일. 완성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왜냐고? 준케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가 만든 곡들이 “좀 많이, 까였다.”

▲준케이(사진=JYP엔터테인먼트)
▲준케이(사진=JYP엔터테인먼트)

타이틀곡 ‘띵크 어바웃 유(Think about you)’는 더욱 애틋하다. 멜로디와 가사가 완성된 상태에서 두 명의 편곡자가 연달아 ‘포기’를 선언하면서 곡이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대중에겐 생소할 수 있는 장르.” 소속사 내 모니터 요원들은 대중성을 이유로 들며 고개를 저었다. ‘이 사람들도 설득하지 못한다면 내가 어떻게 대중을 설득하리.’ 급기야 준케이는 JYP 직원들에게 단체 메일을 보냈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입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

사실 준케이의 솔로 음반은 그가 우려한 만큼 난해하거나 비대중적인 것은 아니다. 덥스텝 사운드를 활용한 퓨처 알앤비는 일찌감치 음악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던데다가, ‘띵크 어바웃 유’는 뛰어난 후크감으로 중독성을 담보한다. 알앤비 발성을 기본으로 한 준케이의 보컬 역시 트렌디한 색깔에 무리 없이 녹아든다.

다만 주목할 만한 것은 준케이의 선택이다. 많은 뮤지션들이 음악적 지향점과 대중성의 간극에서 고민한다. 준케이는 다소간의 인기를 포기하는 대신 자신의 색깔을 지켰다. “내가 어떤 음악을 하는 사람인지 알려주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다. 이는 스스로를 ‘신인’이라 칭하는 준케이의 목마름이자 8년차 뮤지션으로서 자존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2주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2PM 시절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차트 1위나 음악 방송 트로피는, 그동안 준케이에게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어쩌면 준케이가 아닌 ‘핫’한 스타의 컴백 기사를 쓰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것은 지지의 표현이다. 자신의 색깔을 조금 더 고집해도 된다는 의미의. 준케이가 스스로 개척한 길은 꽤나 멋진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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