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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지성, 고구마 지운 정의의 승리..엄기준 나락으로(종합)

[비즈엔터 김예슬 기자]

▲'피고인' 마지막회 방송장면(사진=SBS 월화드라마 '피고인' 캡처)
▲'피고인' 마지막회 방송장면(사진=SBS 월화드라마 '피고인' 캡처)

'피고인' 정의는 승리했다. 악의 축 엄기준은 모든 범행이 탄로났고, 지성은 비로소 딸 신린아를 품에 안았다.

21일 오후 10시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 최창환, 연출 조영광 정동윤) 마지막회에서는 최후까지 발악하는 차민호(엄기준 분)와 그를 단죄하려는 박정우(지성 분)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피고인' 18회에서 나연희(엄현경 분)는 박정우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놨다. 마음을 바꾼 이유에 대해 나연희는 "검사님이 해준 말이 생각났다. 은수에게 아빠는 한없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런 아이에게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말할 수가 없었다"며 남다른 모정을 드러냈다.

차민호는 자신의 구명을 위해 강준혁(오창석 분)을 다시금 포섭하고자 나섰다. 차민호는 강준혁을 조사실로 불러 "날 풀어주기만 하면 니가 원하는거 뭐든 해주겠다. 내가 뒤를 다 봐주겠다. 상황파악이 그렇게 안되냐"고 압박했지만, 마음의 정리를 끝낸 강준혁은 "상황 파악이 안 되는 건 그쪽 같다"며 그에게 등을 돌릴 것을 시사했다.

강준혁은 박정우에게 모든 걸 털어놓기로 했다. 자신에게 박정우가 감사함을 전하자 강준혁은 박정우 아내 윤지수(손여은 분)가 사망한 날 그 집에 갔던 걸 고백했다.

박정우에게 강준혁은 "그날 하연(신린아 분)이 생일선물 주러 너희 집에 갔었다. 네가 들은 벨소리도 바로 나였다"면서 "수사하는 도중에 지수 사망추정시각에 내가 들어간 게 들킬까봐,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덮을 생각을 안했다"며 속죄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어 "하연이 전화왔을 때도 숨길 생각부터 했다. 내가 좀 더 빨리 정신차렸다면 하연이를 좀 더 빨리 만났을텐데. 미안하다 정우야"라며 진심으로 사과했고, 차민호가 윤지수를 살해했다고 자백하는 녹음 파일을 박정우에게 건넸다.

이를 통해 박정우는 차민호를 본격 압박하기 시작했다. 언론에 수사 상황을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박정우는 "월하동 살인사건도 차선호가 진범인 걸 인정했다"면서 "윤지수, 제니퍼 리(오연아 분)에 이어 세 번째 피해자는 바로 차선호다. 지금의 피의자는 자살한 걸로 알려진 차민호다"고 밝혀 그를 강도 높게 압박하고자 나섰다.

차민호는 다시 간계를 짜기 시작했다. 변호인으로부터 "자백하기 싫으면 미친 척이라도 해봐라. 회장님이 이전에 정신과 간적 있지 않냐. 미친 척하면 형을 감형받고 시간지나 잠잠해지면 상태 악화됐다고 형 집행정지를 신청해 외부에 있는 병원으로 빼내도록 하겠다"고 조언을 받은 그는 기자들 앞에서 일부러 미친 척하며 자신을 차민호라 주장해 긴장감을 더했다.

재판관도 차민호의 편에 섰다. 차명그룹의 회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재판을 빨리 끝낼 수 있도록 그의 정신감정을 차명병원에서만 받게 했다. 차민호는 이런 비호를 등에 업고 박정우에게 미친 척 하며 "대한민국에서 돈과 권력으로 하지 못하는 일이 뭐가 있을 것 같냐. 가르쳐달라 박정우 검사님"이라며 그를 도발했다.

▲'피고인' 마지막회 방송장면(사진=SBS 월화드라마 '피고인' 캡처)
▲'피고인' 마지막회 방송장면(사진=SBS 월화드라마 '피고인' 캡처)

재판과정 또한 신통치 않았다.

증인으로 나선 강준혁이 차민호가 살해를 자백하는 녹음파일을 공개했고, 차민호의 수하로서 악행을 도맡아 했던 김석(오승훈 분) 또한 증언자리에 나서 이성규(김민석 분)를 살인교사한 인물도 차민호라고 증언했다. 하지만 이미 차명그룹에 포섭된 재판관은 불안한 정신상태를 근거로 증언을 묵살했다.

차민호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던 흐름을 바꾼 건 나연희였다.

3번째 증인으로 등장한 나연희는 "차민호가 자살한 날 차선호가 죽었음을 알게 됐다. 지금까지 모른 척 한 건 그가 불쌍해서였다. 사랑했으니까"라고 말해 차민호를 뒤흔들었다. 이어 나연희는 "처음부터 악한 사람은 아니었다. 오랜시간 아버지에게 학대당하며 점점 변해갔다. 그러다 내가 차선호와 결혼한 순간부터 다른 사람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차선호인 척 다가오는 차민호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놔 차민호를 감정적으로 동요시켰다.

이어 나연희는 9개월동안 이같은 사실을 숨겼던 이유에 대해 "아이 때문이다. 아버지를 어떻게 기억할지가 걱정됐다"면서 "차민호가 법의 심판을 받는다면 아이는 그런 아버지를 평생 기억하며 살아가야겠지 않냐. 하지만 제 아이의 아버지는 여기에 있는 차민호다"고 고백했다.

차민호에 "당신은 은수에게 좋은 아버지다"고 말한 나연희는 그가 "나 아버지 아니다. 내가 죽인 차선호가 아버지다"고 부정하자 "이제 제발 그만해라. 당신도 차선호로 사는 걸 힘들어했지 않냐"면서 "우리 죗값 치르자. 은수에게도 아버지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런 차민호에게 박정우는 살인 및 살인교사, 살인교사 위조 혐의로 사형을 구형했다. 시간이 흘러 차민호는 사형수가 돼 징벌방에 갇혔다. 강준혁도 수감됐으나 박정우와 모든 회포를 풀고 참회했다.

박정우는 월정교도소에 수감된 차민호를 찾았다. "내가 그랬지. 넌 결코 차선호가 될 수 없다고"라고 일갈하는 박정우에 차민호는 "난 너 때문에 차선호가 될 수 없다. 근데 넌 나 때문에 네 아내가 죽었네"라며 비아냥거렸다. 그런 차민호에게 박정우는 그의 아들 은수와 나연희가 떠난다는 사실을 알리며 "다시는 못 볼 거다. 우리도 이제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거다. 그냥 거기서 평생 살아. 네가 무슨 일을 했는지 느끼면서"라고 차갑게 말했다.

극 초반 "핸드폰 좀 쓰자"고 소리치던 박정우의 모습은 곧 차민호의 모습이 됐다. 박정우의 감방 동기들은 사회에서 모두 행복을 찾았다. 서은혜(소녀시대 유리 분)는 국선 변호사로서의 선한 행보를 이어갔다.

박정우는 하연과 함께 윤지수의 유골함을 찾았다. 이후 박정우는 굴하지 않고 정의를 수호하는 검사로서 행보를 이어갔다. 그야말로 꽉 막힌 해피엔딩, 권선징악 결말로 '피고인'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편, '피고인'은 21일을 끝으로 종영한다. '피고인' 후속으로는 이보영 이상윤 주연의 SBS 새 월화드라마 '귓속말'(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이 오는 27일을 시작으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김예슬 기자 yeye@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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