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방송되는 KBS1 '동네 한 바퀴'에서는 인삼 향 짙게 풍기며 올차게 뿌리내린 생명들로 풍요를 이룬 동네 충남 금산으로 떠난다.

금산의 또 다른 명물, 추부 깻잎. 다른 깻잎에 비해 잎이 크고 쓴맛이 적으며 저장성이 뛰어난 추부 깻잎은 전국 생산량의 약 40%를 차지한다. 직접 키운 깻잎으로 떡을 만든다는 말에 어머니를 따라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가게 한쪽에 깻잎으로 만든 다양한 떡들이 진열되어 있다. 2년 전, 시가를 헐어 떡집을 차렸다는 아내, 손옥순 씨. 시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깻잎 밭을 일구다, 깻잎으로 떡을 만들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곧바로 귀농을 선택했다. 추부 깻잎으로 향긋한 인생 2막 스토리를 펼쳐나가는 부부를 만나본다.

전국 인삼 유통의 중심, 금산읍 인삼약초 거리로 들어선다.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인삼 집산지로 알려진 거리에는 약 1,000여 개의 상가들이 밀집해 있다. 인삼과 약초가 즐비한 거리를 구경하다, 평상에 앉아 무언가 만들고 있는 어머니들을 만난다. 다름 아닌 인삼 몸통으로 꽃을 만들어 담그는 인삼꽃주. 술에 담가 촉촉해진 인삼 몸통을 얇게 잘라내어 돌돌 말아가며 매화나 장미, 카네이션 등으로 만든 꽃은 인삼주를 장식할 때 쓰이는데, 이왕이면 다홍치마라 인삼주 맛을 곱절로 살려준단다.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대둔산 자락. 마당에서 약초를 한가득 널어 말리는 한 남자를 만난다. 대둔산 날다람쥐로 불리는 20년 차 약초꾼, 고재웅 씨. 수백 년 된 복령과 도라지, 귀한 산삼까지 희귀 약초들로 담근 약주들이 그의 실력을 대변한다. 약초꾼의 두 번째 직업은 쌍화차 찻집 주인. 재웅 씨가 직접 캔 귀한 약초로 쌍화차를 달이면, 아내가 그에 어울리는 다과 한 상을 준비한다. 본래 사업을 했던 재웅 씨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IMF로 부도가 나면서 삶의 의지가 꺾여 산을 찾기 시작했고, 그사이 착한 아내가 남편이 마음을 추스를 때까지 묵묵히 생계를 책임졌단다. 선녀같이 착한 아내와 우직한 약초꾼 남편이 만든 쌉싸름한 쌍화차를 맛본다.

읍내 골목을 걷던 이만기는 멋진 글귀가 내걸린 가게를 발견한다. 7년째 자매가 운영하는 한정식집. 동생에게 요리를 배우며 실장을 맡은 언니, 지영 씨와 사장이자 주방장인 동생, 소영 씨가 꾸려가고 있는 곳이다. 대치동 스타 강사라는 화려한 전직을 그만두고, 소영 씨가 금산에 내려온 이유는 언니 때문이다.


스님의 밥주발인 ‘바리’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 ‘바리실’ 마을의 좁은 길 따라 언덕을 오르던 이만기는 고추를 따고 있는 노부부를 만난다. 부부가 햇살 좋은 가을이 되면 빼놓지 않고 만드는 것이 있다. 바로 <동의보감>에 첫 번째로 소개한 처방이자 임금님의 수라상에도 올랐다는 경옥고이다. 인삼, 지황, 복령, 꿀 네 가지를 주재료로, 끈적해질 때까지 15일을 달이면 진한 밤색의 경옥고가 완성된다. 지극정성으로 달이는 어머니의 특별한 보약, 경옥고. 그 속에는 가족을 향한 어머니의 깊고 진한 사랑이 응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