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려움이 먼저였다. 변요한에게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선뜻 택하기 쉬운 작품이 아니었다.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라는 무게가 컸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관객의 평가를 기다리기로 했다.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가진 것 하나 없이 포커판에 뛰어든 청년 장태영이 욕망과 질투, 우정 사이에서 맞닥뜨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변요한은 극 중 장태영 역을 맡아 이야기를 이끈다.
최근 비즈엔터와 만난 변요한은 '타짜: 벨제붑의 노래'를 선택한 순간부터 장태영을 만들어가기 위해 기울인 노력, 노재원과의 호흡, 배우로서 계속 성장하고 싶은 마음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피하면 안 될 것 같았고, 피하면 비겁해 보일 것 같았어요. 두려움이 첫 번째였어요. 잘하면 본전, 못하면 평생 놀림거리라는 생각도 솔직히 들었고요. 2026년의 '타짜'를 어떻게 제 색깔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저만의 색깔로 만들고 싶었는데 그 색깔을 모르겠는 거예요."
시간에 따른 장태영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몸을 만드는 과정도 거쳤다. 장태영이 잘 먹고 풍요롭게 살던 시기와 나락으로 떨어진 뒤 시간이 흘러 강인해진 모습까지 표현해야 했다.
"체중을 줄이는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감독님께서 숙제를 주셨을 때 배우라면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무리한 다이어트에 저혈당 쇼크로 응급실도 가야 했어요. 마운자로 같은 약물보다는 고통이 좋아요. 10kg 이상 뺐었어요. 지금은 제가 가장 건강하고 몰입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유지하고 있어요.”

장태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변요한이 가장 신경 쓴 것은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 그리고 인물 사이의 관계였다. 그는 조우진, 윤경호 등 함께한 배우들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한편, 작품 속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홀덤 플레이어들과 시간을 보냈다. 카드 기술 역시 집에서 칩을 돌리고 카드를 다루며 꾸준히 연습했다.
'타짜'인 만큼 손기술도 중요했다. 하지만 변요한이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화려한 기술보다 그 안에 담긴 심리였다. 변요한은 이 영화에서만큼은 말로 심리를 설명하지 않으려 했다. 엉덩이의 무게감, 눈빛과 자세 같은 작은 움직임을 통해 관객이 인물의 마음을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변요한이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 감정은 '우정'이었다. 아무리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도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 온 친구 사이의 감정만큼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의 중심에는 노재원이 있었다. 변요한은 작품을 촬영하며 실제로 노재원과 가까워졌다. 그는 노재원의 집요한 연기와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 큰 자극을 받았다.
"정말 연기를 사랑하는 친구인 것 같아요. 저도 정말 연기를 사랑한다고 얘기할 수 있는데 재원이는 정말 집요해요. 감탄하는 순간도, 반성하는 순간도 많았어요. 지금은 하루 한 번씩 통화도 해요. 작품이 끝났다고 기억을 소모하는 게 아니라 계속 기억하려는 순수한 마음이 있는 친구예요."

변요한은 지난 2월 그룹 소녀시대 티파니와 결혼했다. 배우 변요한으로서의 삶 뿐만 아니라 변요한 개인에게도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그는 결혼 이후 일과 사생활을 잘 구분하면서도 배우로서는 더 깊어지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했다.
"지금 많이 행복해요. '티파니 씨의 남편' 이상의 권력적인 타이틀을 갖고 싶지 않아요. 그저 배우 변요한으로 가고 싶고 티파니의 남편이자 동료로서 새로운 챕터를 잘 살아가고 싶어요. 티파니가 저를 믿어준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고 저 또한 티파니를 믿어요. 그게 가장 멋진 시너지인 거 같아요."
배우로서의 다음 챕터를 묻는 말에 '마지막에 서 있는 사람이 최종 우승자'라는 말을 꺼냈다. 작품 하나의 결과에 머무르기보다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만들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뜻이었다.
"지금 발붙여서 사는 세상 말고 영화를 통해서 다른 세상을 보는 것도 삶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게 배우가 아닐까 생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