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효신이 6년 만에 새 음반을 발표했다. 간혹 신곡을 발표하긴 했지만 방송 출연은 전무했다. 박효신 없는 가요계, 그를 사랑한 음악 팬들에겐 지루한 시간이었겠지만 박효신의 시간은 꽤나 빠르게 흘렀다.

2013년 2월 박효신이 “여름이 가기 전 음반을 내고 싶다”고 인터뷰 하자, 팬들 사이에서는 즉각 ‘2013년 봄 컴백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섣부른 낙관은 금물. 박효신의 정규 7집을 만날 수 있었던 건 인터뷰가 공개된 지 15번의 계절이 바뀐 뒤였다.
박효신이 컴백 무대로 택한 것은 다름 아닌 뮤지컬 ‘엘리자벳’. 죽음 역으로 발탁된 그는 6주가량 이어진 서울 공연에서 무려 34회나 무대에 오르며 공무원 같은 스케줄을 소화했다.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박효신에 대해 “신선했다. 가창력은 물론, 몸짓, 표정 등 모든 부분에서 놀라게 만든다”고 칭찬했다.

2014년 3월 발매된 박효신의 ‘야생화’는 다소 낯선 작법에도 불구하고 각종 차트 1위를 싹쓸이 했고, 1년 이상 차트에 이름을 올렸다. 덕분에 이 노래, 팬들 사이에서는 ‘불로초’라고 불린다는 전언이다. 같은 해 11월 발표한 싱글 ‘해피투게더(HAPPY TOGETHER)’ 역시 발매와 동시에 각종 차트 1위를 석권했다.
성공적으로 가요계에 복귀한 박효신은 같은 해 열린 뮤지컬 ‘모차르트’에서도 발군의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그는 “(모차르트를 연기하며) 나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정도”라고 배역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유독 바빴던 2014년의 마침표는 단독 콘서트 ‘해피투게더’로 찍었다. 신곡 발매 이후 처음 열린 콘서트. 공연 첫날 박효신은 눈물을 펑펑 쏟느라 ‘야생화’ 몇 구절을 부르지 못했는데, 이 모습을 담은 ‘직캠’이 널리 퍼져 훗날 수많은 ‘덕후’들을 양산했다.

2015년 2월, 박효신은 전국 투어 종료 이후 약 2개월 만에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하고 다시 한 번 팬들과 조우했다. 예매 시작 8분 만에 모든 티켓이 동났고 공연은 500여 분의 러닝타임을 자랑했다고 하니, 빠른 손가락과 강한 체력은 박효신 공연 관람객들에게 필수조건이 됐다. 공연 당시 선공개됐던 싱글 ‘샤인 유어 라이트(Shine your light)’는 2개월 후 정식 음원으로 세상에 나왔다.
2015년의 봄과 여름은 뮤지컬 ‘팬텀’과 함께 지나갔다. 박효신의 첫 초연 작품. 가창력, 연기력은 물론, ‘드립력’을 바탕으로 한 애드리브 대사가 돋보였다.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낀 채 공연을 관람하던 관객들의 모습 또한 인상적.

2016년 8월 기나긴 공백기를 지나 드디어 7집 발매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박효신은 8월 신생 기획사 글러브엔터테인먼트 이적 사실을 공식 발표하며 음반 작업에 박차를 가했고, 차근차근 컴백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난달 29일 선공개곡 ‘숨’ 발표로 각종 차트를 휩쓴 데 이어 3일, 하늘이 열렸다는 개천절에 정규 7집 ‘아이 엠 어 드리머(I am A Dreamer)’를 세상에 내놓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