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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신 귀환③] 박효신, 이유 있는 함흥차사

▲박효신의 콘서트 연습 현장(사진=박효신 SNS)
▲박효신의 콘서트 연습 현장(사진=박효신 SNS)
박효신은 분명 말했다. 여름이 지나기 전에는 꼭 새 앨범을 내고 싶다고. 그게 지난 2013년의 일이다. 박효신의 정규 7집을 만나게 된 것은 그 이후로 네 번의 여름이 지나고 나서다.

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은 일이다. 지난 2009년 12월 열린 공연에서 '커밍 순(coming soon)'을 예고했던 6집 파트 투 앨범은 이듬해 12월에야 발매됐고, 2014년 12월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완료했던 ‘샤인 유어 라이트’는 약 반년 가량 뒤에 세상에 나왔다. 덕분에 데뷔 17년 차 박효신이 그간 발매한 정규 음반은 고작 일곱 장. 한 장 당 평균 2.5년가량의 작업 시간을 소요해온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팬들에게 기다림은 일상이, 인내는 필수 덕목이 됐다. 작업하러 가면 감감무소식, 박효신의 함흥차사 전력을 들여다보자.

사례 1) ‘동경’
때는 2001년. 데뷔 2년 차 신인 박효신은 윤상, 김동률, 유희열 등 쟁쟁한 뮤지션의 곡을 자신의 두 번째 음반에 싣게 됐다. 특히 김동률과 작업한 ‘동경’은 짝사랑 대표 곡으로 자리매김하며 10여 년 이상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명곡의 탄생 뒤에는 김동률의 말 못할 아픔(?)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사건의 전모가 밝혀진 것은 3년 후인 2004년. 김동률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박효신은 별다른 실수가 없어도 같은 구절을 끊임없이 반복해 녹음한다. 왜 다시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더라”면서 “결국 작업 도중 지쳐서 혼자 나가 놀았다”고 털어놓았다.

사례 2) ‘좋은 사람’
지난 2002년 발표된 '좋은 사람'은 “가이드 버전을 처음 듣고 자리에 주저앉았다”고 할 정도로 박효신의 마음에 쏙 들었던 노래다. 그는 과거 한 라디오 방송에서 “노래가 정말 좋아서 욕심을 많이 냈다. 스튜디오를 세 군데나 옮겨가면서 많은 시간을 들여 녹음했다”고 실토했다.

그러나 수도 없이 반복된 녹음에도 불구하고 박효신이 음반에 실은 것은 가장 처음에 불렀던 버전. “머리를 배제하고 마음에서 느껴지는 대로 불렀다”는 그는 “처음 불렀던 버전의 느낌이 가장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십 수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는 명곡 ‘좋은사람’이 탄생할 수 있었으나, 스튜디오 대여료를 정산하던 매니저 입에서는 이런 말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박효신, 이런 나쁜 사람~!”

▲박효신의 완벽주의 성향은 곧 명반 탄생으로 이어졌다(사진=각 음반 커버)
▲박효신의 완벽주의 성향은 곧 명반 탄생으로 이어졌다(사진=각 음반 커버)

사례 3) ‘메아리(喊)’
지난 2007년 발표된 박효신의 5집 수록곡 ‘메아리(喊)’는 ‘눈의 꽃’ 작곡가로 유명한 마츠모토 료키가 선물한 노래로, 후렴구에 등장하는 웅장한 코러스가 인상적이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비밀이 숨어 있다. 수십 겹의 아카펠라를 박효신 혼자서 쌓고, 쌓고, 또 쌓았다는 것. 덕분에 일주일 동안 120시간에 걸쳐 녹음이 진행됐다. 여기서 잠깐. 120시간을 7일로 나누면… 하루에 무려 17시간 이상 녹음을 한 셈이니 그 체력 또한 대단하다.

사례 4) ‘사랑이 고프다’
“효신이. 모두 좋다는데, 진짜 좋은데, 계속 다시 한다.” 지난 2010년 어느 겨울, 작곡가 황세준이 SNS에 남긴 이 짧은 글 하나는 박효신을 향한 수많은 성토(?)를 토해내게 만들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6집 파트 투 음반 타이틀곡 ‘사랑이 고프다’ 녹음 당시 “모두 좋다는데”도 박효신이 같은 구절의 녹음을 수 없이 반복하자 황세준은 답답한 심경을 SNS에 토로했고 이에 여러 작곡·작사가 및 엔지니어들이 가세해 박효신의 ‘녹음 괴담’을 털어놓은 것. 윤일상은 “박효신은 예전부터 그런다. 그런데 결국 처음 녹음한 걸로 가는 경우가 있다”고 말을 보탰고, 엔지니어 성지훈은 “내가 9년 전 겪었던 일”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그리고 사태를 관망하던 작곡가 MGR, 현답을 내놓는데…. “‘어, 좋아’를 트랙 하나에 녹음해 놓고 어떠냐고 물어보면 엔지니어가 알아서 틀게 해.”

사례 5) 개코 결혼 축가
‘다나까’체를 완벽하게 구사하고 칼 각도로 경례를 하던 군인 박효신에게도 딱 하나 빼지 못한 ‘사회물’이 있었다. 바로 완.벽.주.의. 함께 군 생활을 한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는 “박효신은 연습벌레다. ‘저렇게 연습해야 저 정도로 노래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연습장소가 마땅치 않아 부대 내 캡슐 노래방을 애용했다고 하는데, 비 오는 날 연습 도중 가벼운 감전 사고를 당한 적도 있단다.

심지어 전우들끼리 이벤트성으로 녹음한 개코의 결혼 축가에서도 박효신은 코러스로 10개 이상의 트랙을 쌓았다는 후문이다. 축가 작업을 지휘한 정재일은 훗날 “남들은 몇 분이면 끝나는 녹음을 박효신 혼자서만 3~4 시간씩 진행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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