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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後]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인생은 사칙연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할 텐가. 로또를 살 수도 있고 과거의 실수를 무마하려 할 수도 있겠지만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주인공은 첫사랑을 찾아간다. 그렇다. 이건 서정이 나부끼는 멜로영화다. 작가 기욤 뮈소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타임리프를 빌어 한 남자의 순애보를 로맨틱하게 그려내려 한다. 평생 잊지 못하는 사랑, 죽는 순간에 떠오를 단 하나의 사랑을.

2015년. 의사 수현(김윤석)은 캄보디아에서 소녀의 생명을 구한 답례로 한 노인에게 10개의 알약을 얻는다. 폐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수현은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는 노인의 말에 첫사랑 연아(채서진)을 떠올린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난다. 알약을 먹은 수현은 30년 전으로 돌아가 연아와 과거의 나(변요한)를 만난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살리려는 수현의 선택은 현재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현재에는 수현이 연아만큼이나 아끼는 또 한명의 여인, 딸(박혜수)이 있다. 연아와 딸. 수현은 딜레마에 처한다.

미국 플로리다와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던 원작은 홍지영 감독을 만나 서울과 부산을 잇는 한국적 정서를 입었다. 수의사였던 여주인공의 직업이 조련사로 바뀌는 변화가 있지만, 큰 흐름은 원작을 고스란히 따른다. 각색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선택과 집중이었을 텐데, 활자가 후퇴하고 들어앉은 이 영화만의 독자적인 매력은 절반의 성공 같다.

영화는 해외 원작의 설정을 지나치게 의식한 탓인지 대사가 종종 비일상적으로 거대하고, 캐릭터들이 예정된 결말에 끼워 맞춰진 듯한 느낌으로 인해 종종 경직돼 보인다. 리듬을 좀처럼 타지 못하는 서사의 연결은 극의 활력을 경감시키는 가장 큰 아쉬움이다.

시간여행 영화가 태생적으로 부여받는 장점인, 시간의 어긋남(정보의 차이)이 주는 재미 역시 좋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1985년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가수 밥 딜런과 김현식을 호출한 것은 좋으나, ‘한라봉’ ‘담배’ 등의 아이디어는 폭넓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엔 다소 미진하다. 가령 ‘건축학 개론’에서 승민(이제훈)이 강남 오피스텔에 사는 선배의 펜티엄 하드 1GB 컴퓨터를 보고 “평생 써도 다 못 쓰겠다”고 부러워했던 장면과 비교하면 이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이 그리 효과적으로 작용하지 못함을 눈치 챌 수 있다. 복고 아이템이 보다 대중적이고 보편적이었으면 좋을 뻔 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멜로영화로서의 일정량의 재미를 보장하는 것은 설정 자체가 지닌 매력과 배우들의 감수성에 있다. 같은 인물을 두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 흥미로운데, 특히나 인상적인 것은 변요한 쪽이다. 김윤석과 2인 1역을 소화하는 변요한은 김윤석의 담배 피우는 모습을 흡수하는 등 시간의 이질감을 줄이는데 성공한다. 사랑하는 여인을 대할 때의 표정이나 말투 등에서는 이 배우의 감수성이 꽤나 풍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첫사랑을 연기한 채서진의 기량도 기대 이상. 멜로드라마의 성공 여부 중 하나가 남녀 주인공의 케미라는 점에서, 좋은 조합니다.

‘어바웃 타임’ ‘나비효과’ 등 수많은 타임슬립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 역시 중요한 것은 결국 현실이라고 알려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이라고.

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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