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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대구 달서구 고인돌 돈까스ㆍ수밭골 백년가옥 묵집ㆍ진천동 호밀빵ㆍ서남신시장 떡집 찾는다

[비즈엔터 맹선미 기자]

▲'동네한바퀴' 대구 달서구 (사진제공=KBS 1TV)
▲'동네한바퀴' 대구 달서구 (사진제공=KBS 1TV)
'동네한바퀴' 이만기가 대구광역시 달서구를 찾아 고인돌 돈까스, 수밭골 백년 가옥 묵집, 진천동 호밀빵, 서남신시장 떡집을 찾아 따스한 이웃의 정을 느낀다.

9일 방송되는 KBS 1TV '동네 한 바퀴'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어우러져 또 다른 이들의 시간을 보듬고 꽃피워내는 대구광역시 달서구로 떠난다.

◆어설퍼도 괜찮아! 장사 꿈나무의 ‘고인돌 돈가스’

1988년 개청한 달서구는 대구에서도 가장 역사가 짧은 자치구다. 하지만 몇 년 전 한 아파트 개발지에서 출토된 1만 3184점의 구석기 유물로 도시의 역사는 어마어마한 맥을 잇게 됐다. 덕분에 달서구를 돌아다니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선사시대의 흔적들. 아파트 숲 사이로 빼꼼히 드러난 유물이며 대형 원시인 모형들이 처음엔 어찌나 놀랄 일인지. 하지만 천천히 걷다 보면 2만 년의 시간이 풍경처럼 서서히 스며든다.

동네의 분위기에 영감을 얻은 걸까. 이 선사시대 길목엔 이름도 깜찍한 ‘고인돌 돈가스’집이 있는데. 거창한 형상을 기대한다면 어? 싶을 수 있지만, 주인장에겐 나름대로 숱한 실패와 고민을 거듭해 만든 불후의 역작이라고. 처음엔 누구보다 절박했지만, 지금은 즐기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산다는 주인장의 이유 있는, 유쾌한 고인돌 돈가스를 맛본다.

▲'동네한바퀴' 대구 달서구 (사진제공=KBS 1TV)
▲'동네한바퀴' 대구 달서구 (사진제공=KBS 1TV)
◆100년 가옥에서 효심 가득, 따듯한 묵채를 짓다

신시가지가 펼쳐지는 도심, 달서구에도 옛 동네가 있다. 500년 집성촌으로, 자연경관을 그대로 간직한 수밭골. 숲이 울창해 ‘숲밭’이라 부르던 말에서 유래됐다는 마을은 400년 느티나무를 당산나무로 삼았는데 특별한 건 이 멋진 노거수가 한 그루도 아닌 네 그루. 사방으로 하늘을 받친 나무줄기만큼 복 많은 수밭골은 오늘도 평화롭다.

오랜 전통만큼 훌륭한 이들이 줄지어 나왔다는 어르신들의 말을 따라 동네를 거닐던 중 100년 넘은 가옥을 발견한다. 옛집을 식당으로 개조했지만, 토속적인 정취는 여전한 그곳은 묵집. 56년 전 집을 구멍가게로, 다시 묵집으로 이어내 지킨 어머니와 아들이 산다. 어릴 적 어머니가 만들어주던 그 방식대로, 수밭골 100년 옛집에서 지은 묵채는 효심만큼 따듯하다.

◆새봄을 알리다, 대구수목원

대구에서 가장 빨리 봄을 만날 수 있는 곳. 3월 초순의 대구수목원은 수줍고도 바쁘다. 마지막 꽃샘추위를 이겨낸 나무들이 가지마다 꽃망울을 터뜨리는 시기, 그 찬란한 봄의 시작을 함께하는 동네지기의 입가에도 미소가 한가득이다.

▲'동네한바퀴' 대구 달서구 (사진제공=KBS 1TV)
▲'동네한바퀴' 대구 달서구 (사진제공=KBS 1TV)
◆지나온 인생길 따라, 조명 가게 명장의 서각

재야의 고수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난다고, 달서구 조명 가게에서 국내 서각계에 딱 두 명뿐이라는 국가 명장을 만난다. 가게 건물 꼭대기 물탱크가 있던 자리에 아주 작은 공방을 두고 작업한다는 다강 신재구 씨. 수만 번 두드리며 조각해 가는 그의 서각 주제는 지난날의 어렵던 삶과 그곳에서 얻은 깨달음들. 아픔을 딛고 일어난 모든 것은 아름답다고 하니 건물 복도에 줄 이은 그의 작품들은 빛나는 인생의 조각들이다.

◆호밀빵에 승부수를, 형제 빵집

진천동 골목길, 느리고 거친 빵을 파는 작은 가게가 북적인다. 대구 빵지순례의 성지로 떠오른다는 이곳 빵집의 특징은 호밀 90%, 50%... 이런 식으로 호밀 함량 수치가 높다는 것. 빵의 속 재료보다는 밀가루면 밀가루, 호밀이면 호밀. 그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리고 싶었다는 청년 사장 김종하 씨. 담백한 식사빵이 각광받지 않았던 11년 전부터 외길 인생을 걷던 그는 일반적인 빵이 아닌, 난이도가 높은 호밀빵 골수팬들을 만들어 모으는 일은 시간이 필요했다. 초창기 몇 년간은 매일 안 팔려 남는 빵을 버리는 게 일이었단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오직 ‘네 빵이 최고다’라고 말해주던 친형 덕분. 지금도 동생을 물심양면 돕는 형의 믿음만큼, 호밀빵은 정말 마성의 매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입맛 까다로운 동네지기, 호밀빵에 담긴 진심을 함께 느껴본다.

▲'동네한바퀴' 대구 달서구 (사진제공=KBS 1TV)
▲'동네한바퀴' 대구 달서구 (사진제공=KBS 1TV)
◆처제 셋이 종업원, 떡집 형부 복 터졌네

전국 자치구에서도 인구수로 손꼽히는 달서구. 그곳에서도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있는 서남신시장엔 연일 사람들이 북적인다. 먹거리로 유명한, 꽤나 규모 있는 전통 시장이다. 날도 풀렸겠다, 시장을 찾은 숱한 인파 사이에서 동네지기는 시장 앞 한 떡집 앞에 멈춰 서게 되는데. 들어서니 자매가 넷, 벌써 수십 년째 손을 맞추며 함께 일하는 중이란다. 이게 다 첫째 언니와 형부에 대한 애정이라지만 결코 쉽지않은 일! 더구나 다섯 자매 중 유일하게 떡집 운영에 참여하지 않는 셋째 처제도 첫 떡집 창업에 한 푼 두 푼 모아놓은 곗돈을 턱 하니 내놨을 정도. 대체 이 형부는 전생에 무슨 복을 지어 이 많은 처제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게 된 걸까. 매일 365일, 네 여자가 모여 깨가 쏟아지는 떡집의 사연, 그 만발한 행복을 들어본다.

맹선미 기자 msm@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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