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서현진 기자]
2016년도에도 시청자들은 안방극장을 통해 울고 웃었다. 이런 가운데 MBC, SBS, KBS는 흥행 여부를 떠나 여러 변화와 시도를 통해 여러 프로그램을 탄생시켰고, tvN은10주년에 걸맞는 화려한 프로그램들로 참신한 느낌을 살렸다. 개국 5주년이 된 종합편성채널 역시 시국에 민감한 보도에 적극 뛰어들며 방송사의 경쟁력을 높였다. 드라마, 예능, 시사 교양 등 각 분야에서 엇갈린 2016 방송가 성적표를 살폈다.
# 김은숙 품은 KBS-tvN, 드라마 흥행 각축전
올 한 해 최고의 화제작은 단연 KBS2 ‘태양의 후예’와 tvN ‘도깨비’다. 두 드라마는 각각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증명했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로코 대가’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다. 김은숙을 품은 두 방송사가 드라마 왕국 자리를 두고 양보 없는 흥행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올해 개국 10주년을 맞이한 tvN은 그 어느 해보다 신선한 프로그램들로 호응을 얻었다. ‘응답하라 1988’을 시작으로 ‘시그널’, ‘디어 마이 프렌즈’, ‘또오해영’, ‘굿와이프’, ‘혼술남녀’, ‘도깨비’ 등 다수의 작품이 시청자의 관심을 연이어 붙들었다. 반면 굵직한 히트작을 배출한 KBS 역시 흥행에 웃었다. 시청률 40%에 육박한 ‘태양의 후예’에 이어 하반기는 ‘구르미 그린 달빛’이 23%를 넘는 기록으로 화제성을 주도했다. 모든 방송사를 통틀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새롭게 드라마 명가로 자리잡고 있는 tvN의 무서운 기세에도 지상파 자존심을 지켜냈다.
# 시청자 웃기는데 노력한 SBS, 시청률도 웃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SBS의 활약이 빛났다.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가 금요일의 대세 프로그램으로 안착했다. 동시간대를 군림했던 MBC ‘나 혼자 산다’를 밀어냈고, 한창 달아오르던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기세를 꺾었다. 이로써 14주 연속 시청률 1위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기존 프로그램의 부진을 털어내기 위해 파일럿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시간과 요일을 옮기는 전략 편성에도 과감했다. 인기 반열에 오른 ‘꽃놀이패’는 9월부터 월요일에서 일요일 오후 4시 50분대로 시간대를 옮겼다. 7년째 방송되고 있는 ‘자기야-백년손님’과 5년이 된 ‘정글의 법칙’, 김국진-강수지 커플을 탄생시킨‘불타는 청춘’ 선방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동시간대 예능프로그램에서 늘 1위를 지키며 SBS 고정 시청자들을 섭렵했다.
# 험난한 시국에 활짝 열린 종편 JTBC 시대
JTBC는 ‘히든싱어’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 ‘님과 함께’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종편 개국 5년 만에 가장 빨리 방송사 이미지를 구축했다. 여기에 시사와 예능을 접목시킨 ‘썰전’과 손석희가 이끄는 JTBC ‘뉴스룸’은 시국 보도로 높은 신뢰를 얻었다. 특히 JTBC는 올해 세월호 사건부터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단독 보도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탄핵 정국을 발판으로 뉴스 주 시청자 층에서 제외됐던 젊은 층까지 끌어들였다.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공정한 언론, 보도의 경쟁력을 키운 ‘뉴스룸’은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 10%대를 돌파하며 기록적인 약진을 보였다.
# 히트작 실종된 MBC, 시민 참여형 ‘DMC페스티벌’로 체면
드라마·예능 명가로 군림하던 전성기 시절과 비교한다면, 올해는 단연 침체기다. 대박 드라마의 실종 뿐 아니라, 예능에서도 새롭게 두각을 드러낸 프로그램이 없었다. ‘무한도전’ ‘라디오스타’ ‘우리 결혼했어요’ 등 장수 예능들이 굳건히 자리 지키고 있지만, 새롭게 시작된 프로그램은 대부분 실패했다. 지난해 ‘복면가왕’ ‘마이리틀텔레비전’을 인기리에 안착시키며 예능 붐을 주도했던 상황과 대조적이다. 올 한해 ‘위대한 유산’, ‘능력자들’, ‘미래일기’ 등 새롭게 선보인 예능은 미미한 관심 속 폐지의 칼바람을 맞았다.
다만, 11일간의 ‘2016 DMC 페스티벌’은 유일한 방송사 한류축제로서 의미 있는 성장을 확인시켰다. MBC의 대중성 높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초대형 공연 및 행사를 배치하고, 볼거리와 체험거리 등을 곳곳에 포진시켜 종합 문화 이벤트로서의 새로운 문법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