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개최를 확정한 ‘MBC 연기대상’이 새로워진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내부 정상화 문제로 시상식 진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던 MBC가 최승호 신임사장의 부임과 함께 이달 30일 ‘연기대상’이 개최된다. 2012년 MBC를 떠난 오상진 아나운서가 배우 김성령과 함께 진행을 맡는다.
올해 ‘MBC 연기대상’의 핵심 키워드는 ‘변화’다. 우선 대상 수상자를 시청자 투표가 아닌 드라마국 PD들의 투표로 결정한다. MBC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청자 문자 투표 결과에 따라 대상 수상자를 선정해 ‘인기투표’라는 오명을 얻었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대폭 반영해 상의 공정성과 권위를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대상 시상자도 변한다. 그동안 MBC 사장 혹은 부사장이 전년도 수상자와 함께 시상을 하는 것이 전통이었으나, 올해에는 단역배우 최교식이 전년도 수상자 이종석과 나란히 시상대에 오른다. 최교식은 올해 초 방영된 월화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의 26회 분에서 엔딩을 장식, ‘백성이 영웅’이라는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MBC는 “새 시대에는 주인공과 단역의 구분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시상식 전 레드카펫 행사도 대폭 축소한다. MBC에 따르면, 올해 연기대상은 사진 기자들의 취재 외에 인터뷰 등 별도의 레드카펫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시상식 본 방송에 앞서 레드카펫 현장을 담은 사전 방송을 내보내는 것이 통상적인 관행이었지만 올해는 레드카펫 행사 없이 시상식 본방송만 방송한다. 여배우의 의상, 특히 노출이 있는 드레스를 ‘볼거리’로 소비하는 문화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다.
올해 ‘MBC 연기대상’의 가장 유력한 대상 수상 후보는 ‘역적’에 출연한 배우 김상중이다. 김상중은 극중 홍길동(윤균상 분)의 아버지 아모개 역을 맡아 묵직한 연기를 통해 신분 제도의 부조리함을 폭로했다. 안타깝지만, 올해 MBC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가운데 ‘역적’만큼의 시청률과 호평을 모두 챙긴 작품이 없다는 것 또한 그의 수상 가능성을 높여주는 이유다.
이 외에도 ‘병원선’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을 얻은 하지원, ‘죽어야 사는 남자’를 통해 카리스마를 벗고 코믹한 모습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최민수, ‘군주 - 가면의 주인’에서 정의감 넘치는 세자 이선을 연기한 유승호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시청자 투표로 결정되는 올해의 드라마상 후보로는 ‘역적’ ‘죽어야 사는 남자’ ‘병원선’ ‘당신은 너무합니다’ ‘돈꽃’ 등 24개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