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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필의 시선] '닥터 섬보이' 김윤우, '연인' 남궁민 옆 소리꾼이었다고?

▲'닥터 섬보이' 김윤우(사진출처=웰스엔터테인먼트)
▲'닥터 섬보이' 김윤우(사진출처=웰스엔터테인먼트)

'닥터 섬보이'의 배우 김윤우가 새로운 얼굴을 뽐내고 있다.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목숨을 걸던 비운의 소리꾼은 이제 섬마을을 휘젓는 능청스러운 한의사가 됐다.

김윤우는 ENA 월화드라마 '닥터 섬보이'에서 대한민국 최고 한방전문병원을 운영하는 집안의 도련님이자 편동도 주민들의 아이돌, 한의과 공중보건의 용주천 역을 맡았다. 용주천은 밝고 애교 넘치는 성격으로 섬 곳곳을 휘젓고 다니지만 정작 환자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입체적인 인물로 김윤우는 자칫 눈치 없어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미워할 수 없는 매력으로 빚어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배우 김윤우(사진출처=웰스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윤우(사진출처=웰스엔터테인먼트)

이 발랄한 얼굴은 김윤우가 좀처럼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이다. 2021년 넷플릭스 영화 '새콤달콤'으로 데뷔한 김윤우는 그동안 주로 그늘이 짙은 역할을 연기했다. tvN '이로운 사기'에서는 김동욱이 연기한 변호사 한무영의 아역을 맡아 타인의 감정에 지나치게 동조하고 몰입하는 과공감 증후군을 가진 캐릭터의 과거 서사를 보여줬다. 같은해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시즌1에서는 옹성병원에서 학대받던 조선인 학도병 '최군' 최영관을 연기했다. 함께 갇힌 이들을 지키려다 끝내 일본군의 총탄에 스러지는 비극적 인물이었다.

무엇보다 그를 '2023년의 신인'으로 끌어올린 건 MBC '연인'이다. 조선 최고의 소리꾼 량음 역을 맡은 김윤우는 자신의 마음을 끝내 드러내지 못한 채 사랑에 모든 것을 건 비극적 인물을, 원망과 분노가 뒤엉킨 섬세한 감정선으로 그려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 '연인'에서 량음을 연기한 배우 김윤우(사진출처=MBC)
▲드라마 '연인'에서 량음을 연기한 배우 김윤우(사진출처=MBC)

김윤우는 '연인'을 마치고 비즈엔터와 만나 의미심장한 바람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내년에는 량음이 아닌 다른 캐릭터로 불리고 싶다"라며 "더 넓은 시야, 깊이 있는 내면을 갖춘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량음으로 주목받았다고 조급해지지 않겠다던 그의 다짐은 시간이 흘러 '닥터 섬보이'의 용주천으로 조용히 실현됐다.

'닥터 섬보이'는 김윤우의 정반대 매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지난 4화에서 홀로 생일을 맞은 간호사 엄정선(이수경 분)의 곁을 지키며 생일상을 차려주는 장면은 용주천 특유의 다정함이 묻어난 대목이었다. "사실 조금 왕따였다"라며 덤덤하게 과거를 털어놓는 내면 연기와 다음날 간밤의 기억을 잃고 혼란스러워하는 능청스러운 연기를 한 호흡에 오가며 캐릭터의 폭을 넓혔다.

▲'닥터 섬보이' 김윤우(사진출처=웰스엔터테인먼트)
▲'닥터 섬보이' 김윤우(사진출처=웰스엔터테인먼트)

그는 지난 5~6화에서 밝은 얼굴 아래 숨겨둔 용주천의 그늘진 면모를 보여줬다. 환자의 초진을 놓쳤다는 자책으로 괴로워하던 용주천은 엄정선 앞에서 "무서워요, 환자가"라며 눈물을 쏟아냈고 떨리는 손을 다잡고 다시 침을 쥐며 트라우마를 이겨냈다. 데뷔작부터 쌓아온 김윤우의 감정 연기가 '닥터 섬보이'에서도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여기에 트라우마를 벗어난 뒤 엄정선을 향해 거침없이 마음을 내보이는 직진 연하남의 매력까지 더하며 김윤우는 눈물과 설렘을 자유롭게 오가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비극과 코미디, 절제와 발산 사이 경계가 없는 그의 행보가 다음을 향한 기대를 키운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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