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투의 화신’이 닫힌 결말로 완벽한 해피엔딩을 알렸다. 결말까지 유쾌했던 ‘질투의 화신’은 24부 내내 늘어짐 없이 극 전개를 차분히 이어갔다. 그 중심에 깔려있던 공효진과 조정석의 로맨스는 시청자들에게 더욱 사랑받았다.
‘질투의 화신’ 조정석 공효진 로맨스는 더욱 특별했다. 일반적인 드라마에서 그려내는 로맨스와는 조금 달랐고, 이 점에 시청자들은 지지를 보냈다. 다분히 마초다운 남자 주인공 이화신(조정석 분)이었지만, 이 드라마가 그려낸 로맨스엔 남녀가 없었다.
‘질투의 화신’이 그려낸 로맨스는 이랬다. 이화신을 3년 동안 짝사랑한 표나리(공효진 분)는 그의 친구 고정원(고경표 분)과 연애를 시작한다. 이화신은 몰랐던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표나리에게 뒤늦게 자신의 마음을 알린다. 두 남자 다 포기할 수 없던 표나리는 결국 양다리를 걸치리라 ‘공식’ 선언한다. 결국, 표나리의 마음을 얻은 행운의 남자는 이화신이 됐다.
이 과정에서 표나리는 주체적인 모습으로 두 남자와의 로맨스를 이끌어갔다. 결정은 자신이 한다고 하며 두 남자를 이리 재고 저리 쟀지만, “내가 하자는 대로만 해”라는 완벽 재벌남 정원을 버리고 “뭐든 다 해줄게. 나랑 사귀자”라고 말하는 이화신을 택했다.
표나리는 끌려 다니기 보다는 자신이 이화신을 리드하는 로맨스를 펼쳤다. 이화신을 벽에 밀치고 “나랑 자자”고 들이대거나, “화신이는 표나리가 키운다”고 선언하거나, 불임에 우울해하는 이화신에게 괜찮으니 결혼하자고 한다. 자신의 일자리가 보장되자 좌천된 이화신에게 다분히 ‘쿨’하게 사표를 쓰라고도 말한다.
사실 이런 모습들은 기존 드라마가 그렸던 남-녀의 고착화된 로맨스다. 표나리가 고정원과 연애했을 때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들은 밀도 높은 로맨스를 그리진 않았지만, 고전적으로 ‘남자가 리드하는’ 연애의 형상을 띄었다.
반면, 표나리는 이화신에게 리드당하기 보다는 자신이 관계성의 우위에 서서 이화신을 이끌었다. 수동적이고 약한 여주인공이 아닌 능동적이고도,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서라면 자신이 유방암 환자라는 거짓 루머를 받아들일 수 있는 진정한 ‘강한 여자’였다. 남-녀 역할이 정해져 있지 않은 이들의 사랑은 안방극장에 최종적인 지지를 받은 ‘최후의 승자’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