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제아가 지난 2013년 발표한 첫 번째 솔로 음반 타이틀은 ‘저스트 제아(Just JeA)’, 우리말로 옮기자면 ‘그냥 제아’라는 뜻이다. “자신의 음악적 역량과 개성을 최대한 표현한 음반”이라고 소속사는 설명했지만 ‘그냥 제아’를 보여주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것만은 아닐 테다.
제아는 흔한 말로 ‘센 언니’다. 제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와 관계없이, 30대 중반이라는 나이, 쉽게 져주지 않는 고분고분하지 않은 태도, 섹시하되 수동적이지 않은 콘셉트는 그녀를 ‘센 언니’로 구분 지었다. 심지어 Mnet ‘프로듀스101’에서 보여준 보컬 트레이너로서의 프로페셔널리즘조차 그녀를 ‘센 언니’로 뭉뚱그리는 데 일조했다.
그래서 ‘그냥 제아’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와 ‘그냥 제아’를 받아들이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지는 날이 갈수록 적어지고 좁아진다. ‘센 언니’ 제아를 소비하는 것은 쉽고 재밌지만, ‘그냥 제아’를 이해하는 데에는 일련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자면 제아는 쉬운 길을 택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모두가 기대하는 ‘센 언니’의 모습을 보여주면 될 일이다.

그러나 지금 제아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냥 제아’, 진짜 제아의 모습이다. 지난 4월 발표한 ‘나쁜 여자’와 23일 공개한 ‘유 어 클락(You o'clock)’ 모두 그렇다. 제아는 두 음반의 프로듀싱에 직접 참여해 자신의 색깔을 더했고 그룹 활동에서 보여주기 어려웠던 가창력과 섬세한 감성을 담아냈다.
특히 새로 발표된 ‘유 어 클락’과 ‘겨울 너야’는 기존의 감성적인 어조를 이어가면서도 알앤비 색깔을 더해 인상 깊은 순간을 만들어낸다. 90년대 풍의 멜로디에 현대적인 사운드를 가미한 ‘유 어 클락’이나, 계절감이 돋보이는 ‘겨울 너야’ 모두 프로듀서이자 가수로서 제아의 노련함을 보여준다.
제아는 오는 26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프로듀서 조커와 함께 소극장 공연을 개최하고 솔로 가수로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소속사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솔로 음반을 비롯해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들이 많아서 공연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됐다”면서 “제아의 가창력과 섬세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다.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자주 공연에서 모습을 보일 계획이다. 여성 발라드 가수, 공연형 가수로서 성장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