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파(이은진)의 가창력이 가득 채운 2시간의 무대였다.
양파가 '애송이의 사랑'으로 데뷔한지 올해로 19년. 그동안 가수, 한 길만 고집스럽게 걸어왔던 양파가 뮤지컬이란 장르에 새롭게 도전장을 냈다. "가수의 꿈을 키워줬던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가 넘버로 채워진다기에 출연을 결심했다"는 양파는 그동안 단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던 춤과 연기를 선보였다. 첫 도전인 만큼 그의 연기와 춤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노래 하나만큼은 완벽했다.

'보디가드'는 대표 OST '아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를 비롯, '올 앳 원스(All at once)',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 '아이 해브 낫싱(I have nothing)', '런 투 유(Run to you)', '세이빙 올 마이 러브(Saving all my love)'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곡 15곡을 엮어 영화 '보디가드'의 이야기를 무대로 가져왔다. 2012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후 한국에선 아시아 최초로 공연되는 것이지만, 익숙한 멜로디에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이들 넘버(노래) 중 여주인공 레이첼의 목소리가 들어가지 않는 노래는 없다. 그야말로 집중해서 몰아준 셈. 남자주인공 프랭크는 단 한 곡, 그것도 음치 버전으로 부르고, 레이첼의 언니가 몇 곡을 선보이는 수준이다.

양파는 뮤지컬의 디바 정선아와 괴물 보컬로 불리는 손승연과 함께 캐스팅됐다.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잘 소화할 수 있는 보컬리스트들로 캐스팅이 이뤄진 것.
여기에 빛과 영상을 이용해 수시로 바뀌는 무대연출, 화려한 퍼포먼스를 얹었다. 볼거리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다.
레이첼이 프랭크와 사랑에 빠지고, 영화엔 없던 언니 니키와 삼각관계에 빠지는 등 이야기가 지나치게 압축 돼 얼기설기하다는 평가도 있다. 영화의 명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하지만, 이 역시 임팩트는 크지 않다.
그렇지만, 이를 잊고 집중하게 만든 것도 양파의 가창력이었다. 연기, 춤에 대해 아쉬움이 느껴질만 하더라도 양파의 가창력이 고개를 끄덕이고 박수를 치게 만든다.

양파의 새로운 도전, 그리고 휘트니 휴스턴을 추억하고 싶다면 '보디가드'는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마지막 앙코르무대까지 콘서트를 옮겨온 듯 화려한 퍼포먼스가 이어지고 양파도 관객들을 일으켜 세우며 흥을 돋운다.
한편 '보디가드'는 내년 3월 5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트에서 상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