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하이힐, 짙은 화장 속에서 “난 이렇게 태어났어(I was born this way, 레이디가가 ‘본 디스 웨이’ 중)”라고 노래하던 청년이 피아노 앞에 가 앉았다. “매일 밤 찾아오는 저 하늘에 널 묻는다.” 신곡 ‘새벽’으로 돌아온 가수 조권이 새로운 앞날을 예고했다.
조권은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블루스퀘어 카오스홀에서 싱글 ‘새벽’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곡 뮤직비디오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무대에 오른 조권은 “내게는 중요하고 행복한 날”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2년 만에 신곡을 내놓는 자리이자 16년 간 몸담았던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에서 큐브엔터테인먼트로 적을 옮긴 후 처음 취재진을 만나는 자리. 조권은 “어색함 없이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JYP에 16년 간 있으면서 제가 그 곳에서 펼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 한 것 같았어요. JYP에 있으면서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습니다. 어느 소속사에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조권이라는 사람, 가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새벽’은 따뜻한 피아노 선율과 현악기의 연주가 조화를 이룬 발라드곡. 새벽하늘을 보며 사랑했던 연인을 떠올린다는 내용을 가사에 담았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홍승성 회장이 언젠가 조권이 부르기를 바라며 간직해온 노래다.
그룹 2AM 시절 발표했던 노래나 솔로곡 ‘횡단보도’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발라드 장르의 노래.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는 조권은 하지만 “나의 다양한 세계를 사람들 마음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에 ‘새벽’을 부르기로 결심했다.
노래에는 쓸쓸함과 아련함의 정서가 지배적이다. 조권은 “새벽은 나 혼자만의 시간을 느낄 수 있는 때”라고 했다. 새벽에 느끼는 외로움이나 쓸쓸함, 모든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와 메이크업을 지울 때의 공허함을 떠올리면서 노래를 불렀다.

발라드 가수로 데뷔해 발라드 장르의 노래로 인기를 얻었지만 발라드는 조권의 전부가 아니다. 뮤지컬을 통해 트렌스젠더를 연기하기도 하고 지난해에는 Mnet ‘골든탬버린’에 출연해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를 부르기도 했던 조권은 아직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퍼포먼스에 목 말라 한다.
“20대 때는 저를 대중적으로 알렸다면 이젠 제가 하고 싶은 콘텐츠, 음악, 퍼포먼스를 계속 구축해 나가가고 싶어요. 무대 위에서 제가 행복할 수 있고 무대 아래로 내려갔을 때에도 공허하지 않을 수 있는, 동시에 관객들이 황홀하게 감상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는 게 꿈입니다.”
조권은 자신의 인생 설계도를 스스로 잘 그려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솔로 아티스트로서는 물론이고, 군 제대 후에는 그룹 2AM으로 활동할 계획도 갖고 있다. 미친 듯이 퍼포먼스를 하다가도 피아노를 연주하며 발라드를 부를 수 있는 가수. 조권이 꿈꾸는 미래다.
“조권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이제 ‘티내면서’ 만들고 싶어요. 예전에는 숨기고 회사 눈치 보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다 무시하고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