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방송되는 KBS 1TV'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대형 마트와 상생으로 희망이 엿보이는 삼척중앙시장에서의 72시간을 동행했다.
에메랄드빛의 청록색 바다와 하얀 파도, 투명한 공기가 자랑인 삼척. 동해안과 태백산맥 사이, 한때 인구 30만에 육박하던 광업 도시는 현재 인구가 약 6만 8천에 이르며 축소되었다. 삼척을 대표하는 삼척중앙시장은 500개를 훌쩍 넘던 점포 수가 3분의 1토막이 났고, 젊은 손님의 발길이 끊어졌다.
오지 않는 손님을 돌려세우기 위해 삼척중앙시장과 삼척시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바로 브랜드 ‘대형 마트’를 시장 한가운데로 떡하니 불러들여 장사를 제안한 것이다. 박힌 돌 ‘전통 시장’과 굴러온 돌 ‘마트’의 동거는 과연 무사히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은 진정 가능한 일이었던가.

마트가 인접한 청년몰은 삼척을 대표하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키즈 카페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고 나온 젊은 부모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노년은 동네 친구들과 마실 나와서 일상을 나누고, 벌써 동네 맛집이라고 소문 난 돈가스 식당은 지역 주부들의 모임 공간으로 변신했다.
삼척은 제사에 문어가 빠지지 않는다. 정성을 담아 조상님께 올리는 음식이기에, 손님과 상인들은 꼼꼼하게 문어 다리를 확인한다. 개수가 맞는지, 상처는 없는지, 물기를 어느 정도 제거한 후 저울을 재면 손님들은 안심하게 된다. 가게마다 있는 지속적인 단골손님은 사장님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

노쇠해 가는 시장에 30대 부부는 떡 장사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직은 좌충우돌이지만 주말에도 동틀 무렵 가게 문을 여는 꾸준함과 젊음으로 경쟁한다는 청년 장사꾼이다. 장사를 시작한 지 삼 년 만에 떡 맛에 까다로운 고령의 손님들이 찾으며 인정을 얻었다.
대형 마트, 삼척시, 삼척중앙시장상인회는 매월 한 번씩 품목조정협의회 자리를 갖는다. 마트와 시장이 서로 겹치지 않게끔 품목과 물량 등을 조정하며, 상생 발전을 위한 구체적 실무를 논의하는 자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