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①에서 계속
'엄마친구아들'에서 심소영이 연기한 이나윤은 솔직하고 직선적인 성격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심소영은 그런 이나윤과 비슷한 점이 있으면서도,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나윤은 감정에 솔직하고, 일도 사랑도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에요. 마음에 드는 사람을 향한 감정을 숨기지 않아요. 저도 그런 점은 이나윤과 닮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나윤이처럼 저돌적으로 표현하진 못할 것 같아요. 사랑에선 조금 소심한 편이라, 당당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이나윤을 연기하는 게 처음엔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동안은 그 적극적인 태도를 즐겼답니다. 하하."
미국에서 유학중이었던 심소영은 서울대학교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가 2015년 우연한 기회로 모델이 됐다. 그 후로도 우연의 연속이었다. MBC '무한도전'에 모델로서 출연했다가 해맑게 웃는 모습이 계속 포착돼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게 됐고, '라디오스타', tvN 'SNL 시즌9', 채널A '하트시그널' 등 여러 예능에서 심소영을 찾았다.
심소영은 이름을 알리면서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명문대 웰즐리 칼리지 심리학과에 17세로 입학했던 것도 공개되며 '엄마 친구 딸'(엄친딸)로 주목받았다. 그런데 심소영은 자신을 '엄친딸'로 바라보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고 전했다.
"저보다 더 똑똑하고 대단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도 제게 기대하는 모습이 있으니 그 기대를 채워줘야 할 것만 같았어요. 그러다 보니 괴리감이 좀 생기더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엄친딸'은 심소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엄친딸 같지 않던데?'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하면 어쩔 수 없지'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어요."
'엄친딸' 심소영을 향한 관심은 그리 길게 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연예 활동을 한 지도 10년이 다 돼 갔다. 그의 마음을 뜨겁게 했던 배우의 길은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다.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고, 배우가 되기엔 이제 늦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을 때 '엄마친구아들' 오디션을 통과했다.
"이나윤 역할을 만날 때까지 HSK 시험도 보고, 컬러리스트 자격증도, 프리다이빙 자격증도 땄어요. 그런데 한편으론 또래들보다 인생을 늦게 사는 것 같더라고요. 친구들은 대학 졸업하고, 취직하는데 저는 크게 이룬 것이 없었으니까요. 17세에 대학을 입학했을 땐 남들보다 너무 빨리 산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죠. 하하. 그런데 '엄마친구아들'을 하면서 느꼈어요. 인생에 엄청 늦은 건 없더라고요."
배우로서 시작은 늦었을지 몰라도, 심소영은 꾸준하게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오랫동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화려하거나 멀리 느껴지는 배우가 아니라 대중에게 친근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엄마친구아들'을 통해 스스로 심소영을 새롭게 보게 됐거든요. 언젠가 시트콤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자연스러운 매력을 시트콤을 통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다양한 장르에서 심소영의 색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엄마친구아들' 오디션 통과로 올 한 해를 기분 좋게 시작했던 심소영에게 몇 달 남지 않은 2024년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은지 물어봤다. 그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이제 저한테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는데, 대학 졸업장을 갖고 싶더라고요. 하하. 그래서 한국 대학으로 편입을 준비 중이에요. 논술 시험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런데 제가 학생 때 영어로만 공부해서 그런지 한글로 공부하는 게 너무 어색해요. 그래도 무사히 편입 시험 합격해서 내년에는 연기랑 대학 생활을 병행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