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이성미 기자]
28일 방송되는 EBS1 '극한직업'에서는 버려지는 것에서 새로운 것으로 거듭나는 폐자원의 환골탈태, 그 기나긴 여정을 따라가 본다.
◆헌 옷과 폐현수막으로 집을 짓는다?
오늘날 우리는 손쉽게 새 옷을 구매하고, 손쉽게 버리는 ‘과잉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국내에서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의 양만 해도 연간 약 11만 톤 규모로 급증했으며, 여기에 각종 패션 기업에서 배출하는 원단 자투리와 선거철마다 쏟아져 나오는 현수막까지 더하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런데 바로 이 폐섬유로 건축 용 내·외장재는 물론 각종 가구까지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재활용을 넘어 새활용으로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작업의 첫 관문부터 원료가 되는 헌 옷들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분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팅 섬유를 제외하고, 합성 섬유와 천연 섬유로 된 옷만을 골라 1차 분류를 한 다음에는 여러 단계의 파쇄 공정을 통해 솜처럼 미세하게 조각을 내고, 이를 다시 종잇장처럼 얇게 만들어 수백 겹으로 적층해 압축 과정까지 거쳐야만 한다. 화학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물리적인 방법만을 이용해 제작하고 있다는 섬유 패널. 남들이 가지 않는 힘든 가시밭길을 자부심 하나로 꿋꿋이 걸어가는 이들, 그 고군분투 현장 속으로 찾아가 본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스티로폼은 필요악(必要惡)이라 불리기도 한다. 코로나19 이후, 택배 거래가 늘면서 스티로폼 배출량 역시 연간 약 7만 5천 톤 규모로 급증했다. 그런데 이렇듯 썩지도 않고, 불태울 수도 없는 스티로폼을 아낌없이 재활용해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이들이 있다. 경기도 화성의 한 스티로폼 처리 업체! 주말을 지나 월요일이 되면 하루 70대 이상의 쓰레기차로 공장 앞 도로에 때아닌 정체 현상이 빚어진다. 거대한 스티로폼 산더미 속에서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온종일 쉴 틈 없이 가동되는 공장. 원료가 입고되면 작업자 8~9명이 동시에 투입되어, 각종 스티커와 테이프 등을 수작업으로 떼어낸다.
겨울엔 추위, 여름엔 악취와 싸우며 날마다 구슬땀을 흘리는 작업자들. 이곳 1차 공장에선 스티로폼을 선별하고 용융하는 과정을 거치며 부피를 100분의 1까지 압축해 1차 재생 원료인 잉곳(ingot)을 생산한다. 뒤를 이어 2차, 3차 공장으로 이동해 여러 차례 이물질 제거와 용융, 압축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그렇게 뜨겁게 제 한 몸 불사르며 불순물과의 사투를 벌이고 나서야, 비로소 욕실용 가구로 거듭날 수 있는 건축용 자재가 되는 것인데. 처치 곤란 애물단지 쓰레기에서 일상의 필수품으로 다시 태어난 스티로폼의 인생 역전 스토리를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