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딜런(사진=소니뮤직)

미국의 전설적인 포크 가수 밥 딜런이 13일(현지시각)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대중 가수가 이 상을 받는 것은 밥 딜런이 처음. 이를 두고 각계 전문가들과 누리꾼들 사이에서 뜨거운 설전이 벌어졌다.

“문학의 영역을 확장한 사례”
먼저 밥 딜런의 가사가 지닌 문학적 성격을 높이 평가하면서 “스웨덴 한림원이 문학의 영역을 확장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실제 밥 딜런은 사랑, 이별 가사가 아닌 평화, 인권, 반전(反戰) 등의 내용을 가사에 담으며 시대적인 저항 정신을 노래했고, 미국의 많은 대학에서는 밥 딜런의 가사를 감상하고 분석하는 강좌가 개설돼 있다.

음악 평론가 임진모는 1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밥 딜런의 작품은 문학인들도 (문학성을) 인정한다. (그의 가사가) 상당히 시적이고 성찰적이고 내면적이라는 걸 많은 사람들이 아는데, 아직까지도 반대의견이 나오는 건 문학계의 오랜 관성 혹은 예술적 우위가 작용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한림원의 마케팅 전략”
반면 스웨덴 한림원이 화제성을 끌어 모으기 위해 밥 딜런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한림원은 매년 노벨상에 대한 대중 관심도를 유지하고자 화제성이 있거나 논란이 될법한 인물을 뽑는 것이고 올해는 그것이 문학상이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밥 딜런이 노벨상을 받지 말았어야 하는 이유(Why Bob Dylan Shouldn’t Have Gotten a Nobel)”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 “독서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노벨상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노벨상을 문학인에게 준다는 것은 문학이 인류에게 여전히 중요하다는 의미”라면서 “밥 딜런은 이미 음악계에서 충분한 영예를 누렸다. 밥 딜런에게는 노벨상이 필요하지 않지만 문학인에겐 필요하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