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두 남자가 있다. 노래방 악덕 업주이자, 미성년자를 불법으로 고용해 노래방을 운영하는 형석(마동석 분), 그 노래방에 강제로 끌려간 여자친구를 빼내기 위해 결국 그 남자의 딸까지 납치하는 진일(최민호 분).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두 남자의 팽팽한 대결은 쉴 새 없이 긴장의 연속이다. 그런데 극에 달한 그들의 분노는 어딘 지 모르게 안쓰럽고 아프다.
마동석, 최민호가 이 중 누가 더 나쁜 놈인지 90분간 관객을 설득하는 과정은 절박하고, 때론 잔인하다. 누구의 편도 들어줄 수 없지만, 그 누구의 인생도 탓할 수 없는 처절한 현실 앞에 먹먹하다.
‘두 남자’는 형석, 진일이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한 절절한 심리적 상황과 충돌이 긴장감을 형성한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접근방식은 다소 과격하다. 폭력이 난무하고 절도, 납치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어둠 속으로 스스로 발을 내딛을 수밖에 없는 나름의 이유는 밑바닥 인생들의 갈등을 야기한다.
목적만을 쫒는 그들의 모습은 설득력이 떨어지더라도, 두 세대의 화합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연민은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영화는 어두운 색을 띄지만, 이런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것 역시 두 남자 마동석, 최민호다. 만나지 말았어야할 그들의 대립은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하는 힘이 된다.
‘두 남자’ 형석으로 분한 마동석은 전작의 느낌을 완전하게 벗어던지지는 않았어도, 거친 느낌은 새롭게 강조됐다. 여기에 특유의 유머와 애드리브로 우울한 일상 속에도 존재하는 삶의 유희를 엿보인다. 모범적인 이미지의 대표격인 최민호의 일탈도 영화의 신선함을 살리는 요소가 됐다. 바른 이미지를 벗고 어긋난 청춘의 에너지를 발산하니, 영화 내내 시선을 끈다.

